북한 라진항에 ‘1~2일에 한 척꼴’ 선박 입항…‘북러거래’ 연관성 주목

북한 라진항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25일 자 위성사진. 중국 전용 부두에 밀착한 100미터 길이의 선박(노란색 원)이 찍혔다. 북한 전용 부두(붉은 화살표)는 비어있다. 사진 = Planet Labs.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된 라진항을 드나드는 대형 선박이 최근 부쩍 늘었습니다. 닷새에 한 척꼴 이뤄졌던 선박 입출항이 지난 일주일간 거의 매일 포착되면서 ‘거래 가속화’ 여부가 주목됩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라진항에서 연일 대형 선박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라진항의 ‘중국 전용’ 부두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25일 자 위성사진에는 부두에 밀착한 100미터 길이의 선박이 찍혔습니다.

부두에는 컨테이너로 추정되는 파란색 물체 더미가 약 150m 길이로 쌓여 있고, 선박에도 컨테이너가 빈틈없이 적재된 모습입니다.

23일 자 위성사진에는 이곳이 텅 비어 있어 24일이나 25일에 입항해 컨테이너를 선적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지난 17일과 18일에도 이곳 중국 전용 부두에 약 140m 길이의 초대형 선박이 이틀 연속 들어와 컨테이너를 부두에 내려놓는 장면이 확인됐었습니다.

북한 라진항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23일 자 위성사진. 북한 전용 부두에 대형 선박(노란 원)이 포착됐다. 사진 = Planet Labs.

이 같은 선박 입출항 움직임은 ‘북한 전용’ 부두에서도 최근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9일에 140미터 길이의 초대형 선박이 입항했다가 하루 만에 출항했고, 21일엔 길이 100미터의 선박이 또다시 정박한 뒤 23일까지 머물면서 싣고 온 물건을 내리고 부두에 적재돼 있던 컨테이너를 선적하는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지난 17일부터 25일까지 8일 동안에만 최소 4척의 선박이 드나들면서 이틀에 한 척꼴로 ‘수상한 움직임’을 노출한 것입니다.

지난 8월 이래 계속돼 온 북한 라진항의 선박 입출항 빈도는 특히 연말을 앞두고 최근 일주일간 급증세를 보였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 15일 라진항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8월 말부터 모두 21척의 선박이 출입했으며, 지난 3개월간 평균 닷새에 한 척꼴로 선박이 입항했다고 보도했었습니다.

그러나 백악관이 북러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이곳에서 지난 일주일간 선박 출입이 1~2일에 한 척꼴로 잦아져 무기 거래의 가속화 움직임인지 주목됩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지난 10월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 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300여 개가 적재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특히 라진항에서 선적된 컨테이너가 러시아 선박에 의해 러시아 항구로 옮겨진 뒤 열차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1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거래한 상황에서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묻자 “우리는 북한에서 러시아로의 추가 무기 이전과 러시아에서 북한으로의 무기 이전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물론 우리는 이들 두 나라 모두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밀러 대변인] “So, we have made clear that we oppose the transfer of additional weapons from North Korea to Russia and oppose the transfer of weapons from Russia to North Korea. We have imposed sanctions on both of these countries, of course.”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앞서 김인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은 지난 10월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미국의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이는 존엄 높은 유엔 회원국인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정치적 동기에 의한 허위정보 캠페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도 1 위원회 회의에서 북러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 대해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양자 관계 발전과 관련한 미국과 그 동맹국의 추측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