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이 8일과 9일 이틀간 워싱턴 D.C.에서 국방정책조정회담을 진행했습니다. 이 회담에서 중국은 타이완 문제에 대해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각국 주요 인사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다음주 스위스에서 다보스포럼이 열립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전 세계 실업률이 다시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유엔 노동 기구 전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9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국과 중국 국방 당국 간 회담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미중 국방정책조정회담이 9일 이틀간 일정을 마치고 끝났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이번 회담은 두 나라 국방당국 간 17번째 회담이었는데요.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담에는 누가 참석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클 체이스 국방부 중국·타이완·몽골 담당 부차관보가, 중국 쪽에서는 쑹옌차오 중앙군사위원회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이 대표단을 이끌었습니다.
진행자) 이 회담은 양국 정상 사이 합의한 것에 따른 것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에 만나 두 나라 사이 군사 대화를 복원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후 찰스 Q. 브라운 미 합참의장과 중국군의 류젠리 연합참모부 참모장이 지난달 화상으로 회담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대표단이 이틀 동안 어떤 문제들을 논의했나요?
기자) 네. 미 국방부는 성명에서 양측이 미중 국방 관계를 논의했고, 체이스 부차관보가 경쟁이 분쟁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군사 소통 회선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끊겼던 군사대화 채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미국 측이 다시 강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오판이 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양국 군 간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중 정상 합의에 따라 이제 두 나라 군사대화 채널이 완전하게 복원됐다고 볼 수 있는 겁니까?
기자) 그렇게 보기는 힘듭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현재 군사 소통이 일부 복원되긴 했어도 진정으로 기능하는 대화를 만들어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담에 관해 중국 쪽에서는 어떤 설명이 나왔나요?
기자) 네. 중국 국방부는 이번 회담에서 상호 평등과 존중에 기반해 건전하고 안정적인 미국과의 군사 관계를 만들어가길 원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국방부는 특히 타이완 문제에 있어 중국이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임을 자국 대표단이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총통 선거를 앞두고 중국 정부와 타이완 정부가 최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중국이 미국과의 국방당국 회담에서 타이완 문제를 다시 언급한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국방부는 미국이 타이완과 관련한 중국 측 우려를 심각하게 여겨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관련 약속을 존중하고, 타이완을 무장시키는 것을 중단하며, 타이완 독립을 지지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해 말 연설에서 타이완 문제를 언급했죠?
기자) 네.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26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의 아버지인 마오쩌둥 탄생 130주년 기념 연설에서 타이완의 재통일이 필연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재통일 실현이 옳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라면서 “모국과 타이완은 반드시 재통일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중국 외교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왕이 외교부장도 9일 미중 관계에 대해 언급했군요?
기자) 네. 왕 부장은 9일 중국에서 열린 외교 심포지엄에서 연설을 통해 지난해 미중 관계가 안정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초 두 나라 관계가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열심히 노력해 양측이 소통과 대화를 복원했고, 상호 관계가 더 악화하지 않고 안정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9일 타이완에서는 중국의 위성 발사를 두고 소동이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9일 오후 중국이 쓰촨성에 있는 위성발사센터에서 위성을 쐈습니다. 그런데 이 위성이 타이완 남부 상공을 지나가자 타이완 정부가 전국에 경계경보를 발령해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이런 일 때문에 타이완 정부가 전국에 경계경보를 발령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중국이 위성을 쐈는데, 타이완에서 경계경보가 나간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우자오셰 타이완 외교부장은 위성이 타이완 상공에서 날아가면 로켓 동체나 잔해가 떨어질 수 있어 경보를 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총통 선거가 코앞에 닥친 시점에 타이완 영공 위로 로켓을 쏜 것은 ‘회색지대’ 활동이라고 비난했는데요. 회색지대 활동이란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나 민간 무장 어선으로 도발하는 등 명확한 무력 공격이 아닌 수법으로 피해를 주는 활동을 말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다음주에 많은 세계 주요 인사들이 모이는 ‘세계경제포럼(WEF)’, 이른바 ‘다보스포럼’이 열리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54회 다보스포럼이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데요. 세계 각국 정치권과 경제 분야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입니다. 다보스포럼은 세계 저명 기업인·경제학자·언론인·정치인 등이 모여 범세계적 경제 문제에 관해 토론하고 국제적 실천 과제를 모색하는 국제 민간회의입니다.
진행자) 올해 다보스포럼에 정치권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참석할 예정인가요?
기자) 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리창 중국 총리,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몇몇 중동 나라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거기에 40개 이상 나라의 외무장관도 참석한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블링컨 장관과 설리번 보좌관, 그리고 중국에서 리창 총리가 참석하는 것이 눈에 띄는군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과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관리 가운데 최고위급인데요. 설리번 보좌관이 연설할 예정입니다. 중국에서는 리창 총리가 참석할 예정인데요, 지난 2017년 다보스포럼에는 시진핑 주석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정치권 외에 민간 분야에서도 많은 사람이 참가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WEF 관계자들은 은행, 보험, 투자, 그리고 여타 재정 기관 관리자 53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어떤 문제들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먼저 경제 현안이 우선 논의 항목 가운데 하나입니다. 또 팔레스타인 분쟁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아프리카 내 분쟁도 중요한 현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르헤 브렌데 WEF 의장은 올해 행사가 지금까지 가장 복잡한 지정학적 배경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중요했던 주제가 우크라이나 문제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두 번의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문제가 주된 의제였습니다. 올해 행사에서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설한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러시아 관리들이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세계 경제가 고금리와 정치적 위험,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여파와 씨름하는 동안 기업들이 저성장이라는 복합적인 환경에 직면해 있는 시점에서 올해 다보스포럼이 열립니다. 세계적인 경영자문업체인 딜로이트 글로벌의 안나 막스 의장은 ‘로이터’ 통신에 계속되는 지정학적 긴장이나 기후변화를 해결해야 할 긴급한 필요, 경제적 우려, 그리고 정책이나 기업 이사회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급속한 기술 발전 같은 현안들에 있어 이번 다보스포럼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2024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바로 경제 문제일 텐데요. 이런 가운데 올해 글로벌 고용 동향을 전망하는 보고서가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산하 기구인 국제노동기구(ILO)가 10일 ‘세계 고용과 사회 전망: 2024 동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ILO는 이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실업률은 5.2%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작년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기자) 지난해 전 세계 실업률은 5.1%였습니다. 그러니까 0.1%P 상승으로, 아주 큰 폭의 상승은 아니라고 하겠는데요. 숫자상으로 보면 200만 명이 다시 일자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ILO는 올해 총 글로벌 실업자 수는 1억9천200만 명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ILO가 올해 다시 실업률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ILO의 리처드 사만스 연구소장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 시장에서 약간의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ILO는 또한 많은 나라들이 코로나 팬데믹으로부터 회복되면서 노동 생산성이 증가했지만 이는 단기간에 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코로나 팬데믹은 끝났지만, 노동 생산성 증가율이 지속적이지 않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일부 기술 발전과 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노동 생산성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면서, 서비스와 건설 등 생산성이 낮은 부문에 투자의 상당 부분이 집중된 점을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이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황과 실질가처분소득,실질임금 감소 등과 맞물리면서 생활수준 저하와 사회적 불평등을 야기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성별에 따른 고용 격차도 고질적인 사회 문제죠?
기자) 그렇습니다. 실업률이 다소 하락했던 지난해도 역시 남녀 간 고용 격차는 있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남성 실업률은 5.0%, 여성 실업률은 5.3%로, 여전히 여성이 남성보다 실업률이 높았습니다.
진행자) 국가별로 보면 어떤가요?
기자) 고소득 국가에서는 지난해 실업률이 4.5%, 저소득 국가에서는 5.7%로, 역시 격차를 보였습니다. 또 노동 의사는 있지만 고용되지 못한 이들의 비율인 ‘일자리 격차율’도 고소득 국가에서는 8.2% 수준이었는데요. 저소득 국가에서는 20.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올해 글로벌 실업률이 비록 소폭이긴 하지만 더 오를 것이란 게 ILO 전망인데, 그렇다면 저소득 국가의 사정은 더 나빠지겠군요?
기자)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ILO는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실업률이 오르는 것은 선진국들의 실업률 상승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ILO는 향후 2년 동안 중상위 소득 국가들에서는 고용 증가가 거의 예상되지 않지만, 저소득 ∙중하위 소득 국가들의 고용 증가는 견고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보고서 가운데 또 주목할 만한 내용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네. 올해도 전 세계 일자리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이 절반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ILO는 보고서에서 올해 비정규직 일자리 비율이 전체의 58%를 차지하며,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한편 하루 소득 2.15달러 미만, 극도의 빈곤 상태에 살고 있는 근로자 수는 지난해 100만 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