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무력 강화, 미한 적대시 정책 때문”…한국 “근거없는 궤변”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본부에서 군축회의가 열리고 있다. (자료 사진)

한국과 북한이 제네바 군축회의에서 또다시 충돌했습니다. 북한이 한반도의 위기 원인을 미한연합훈련 등으로 돌리자 한국은 도발을 정당화하기 위한 근거 없는 궤변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30일 속개된 군축회의에서 “미국과 한국 등이 벌이는 ‘대규모 전쟁 훈련’으로 오늘날 한반도는 전쟁 발발 위험이 있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이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방광혁 대사대리] “Today it has become the world's most dangerous zone with the risk of the outbreak of a war.
The prevailing grave situation requires the DPRK to steadily step up its efforts to possess overwhelming response capability and full combat readiness to deter any forms of provocation.”

방광혁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대리는 “이러한 엄중한 상황 속에서 북한은 압도적인 대응 능력과 전면적인 전투 준비태세를 갖추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는 한 “우리는 자위적 핵무력 강화를 멈출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은 “부당한 도발을 정당화하기 위한 근거 없는 북한 측의 궤변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윤성미 제네바 주재 한국대표부 군축회의 대표는 ”지난해부터 100발이 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핵 선제공격을 거론하며 공개적으로 위협하는 쪽은 북한”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매번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상황의 원인과 결과를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가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성미 대표] “As you heard a little while ago, the DPRK every time struggles to muddy the cause and effect of the situation unfolding on the Korean Peninsula. Everyone is well aware that the DPRK has developed its illicit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based on its own playbook. There is no such a thing as a hostile policy of the ROK or the U.S. In addition, our joint exercises and trainings are long standing, routine and defensive in nature. We firmly believe that our efforts to effectively deter
the DPRK's nuclear and missile threats will further promote peace and security.”

윤 대표는 “북한은 그들의 각본에 따라 불법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다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한 연합훈련은 오랫동안 지속돼 온 정례적이고 방어적인 성격의 훈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훈련을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우리의 노력이 평화와 안보를 더욱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한 연합훈련이 방어적인 성격이라는 윤 대표의 발언에 북한 측은 다시 발언권을 얻어 “이를 강력히 거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주용철 참사관] “I strongly reject outrageous sophism made by the ROK, in particular its preposterous justification on joint military exercises as a defense one. I would like to advise the Delegate of ROK to find the meaning of hostile policy. The recent test fire of new types of weapons is a regular activity to enhance national defense capability to counter ever growing military threat posed by hostile states.”

주용철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참사관은 북한의 최근 신형무기 시험발사는 날로 증대되는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방력 강화의 정례적 활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마크 드 바이츠웨이브 주제네바 벨기에 대사는 “(핵)확산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북한을 예로 들었습니다.

[녹취 : 드 바이츠웨이브 대사] “The proliferation crisis is constant. The exponential growth of ballistic and nuclear weapons programs in North Korea, e.g. , require an urgent response. We need the permanent members of the Security Council in particular to ensure that measures imposed are observed. We need North Korea to change its course and we need to take the necessary measures to ensure the denuclearization of the state. Belgium condemns the transfer of ballistic weapons and other military material from North Korea to Russia in flagrant violation of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supported by Russia itself.”

드 바이츠웨이브 대사는 “북한의 탄도 및 핵무기 프로그램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는 긴급한 대응을 요구한다”며 특히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대북)제재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이 방향을 바꾸도록 만들고 북한의 비핵화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벨기에는 러시아가 지지한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북한의 탄도 무기 및 기타 군사 물자의 러시아 이전을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튀르키예도 이날 회의에서 “우리는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기 위한 신속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스라크 군축 담당관] “We call on the DPRK to take urgent steps to abandon its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violating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We urge DPRK to fully comply with its NPT obligations.”

알리 이스라크 주제네바 튀르키예 군축 담당관은 이어 “우리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 (NPT) 의무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1979년 설립된 군축회의는 세계 유일의 다자 군축 협상 포럼입니다.

미국과 한국, 북한 등 65개 회원국이 있는 군축회의는 핵무기와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와 재래식무기 등의 군축과 국제안보, 신뢰 구축 등의 문제를 논의하는 협의체입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