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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엔총회 1위원회 결의안 채택 반발…한국 “국제사회 목소리 반영된 것”


3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김인철 북한 대표부 서기관이 발언하고 있다.
3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김인철 북한 대표부 서기관이 발언하고 있다.

유엔총회 1위원회가 북한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결의안 3건을 통과시키자 북한은 강하게 반발하며 미국 때문에 핵 개발에 나섰다는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한국은 결의안 통과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맞받았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인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은 30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 폐기 의무를 명시한 결의안 33호와 45호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김 서기관은 “우리 대표단은 이들 결의안 초안이 한반도 문제의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한다는 점에서 반대표를 던졌다”며 “여러 차례 명확히 밝힌 바와 같이 한반도는 연합 군사훈련과 북한에 대한 핵 위협과 협박을 일삼는 미국의 지속적인 적대시 정책으로 인해 정세 악화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인철 서기관] “My delegation voted against those draft resolutions as they seriously distorted the nature of the issue of the Korean Peninsula. As explicitly stated on a number of occasions, the Korean Peninsula is yet to get out of the vicious cycle of aggravating situation due to the persistent hostile policy of the United States featuring joint military exercises and nuclear threats and blackmail towards the DPRK.”

앞서 군축 문제를 다루는 유엔총회 제1위원회는 지난 27일 북한 핵무기에 대한 CVID,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를 촉구하는 내용 등을 담은 결의안 30호와 33호, 45호를 통과시키고 이를 유엔총회 본회의에 상정했습니다.

‘핵무기 없는 세상을 향한 공동 로드맵 구축 단계’를 주제로 작성된 결의안 30호는 북한에 핵 폐기를 촉구하는 한편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에 따라 핵무기 보유국의 지위를 가질 수 없고, 앞으로도 결코 그럴 수 없을 것임을 확인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또 ‘핵무기 없는 세상을 향한 핵군축 약속 이행의 가속화’를 목표로 한 결의안 33호는 북한과 관련해 “평화적이고 완전하며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이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결의안 45호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규탄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공동 노력을 강조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지난 27일 표결 당시 결의안 30호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북한은 이날 33호와 45호에 대해서도 수긍할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입니다.

김 서기관은 “국가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북한의 핵무력이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은 현재와 미래의 외부 적대세력으로부터의 위협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 지정학적 구조를 정확히 반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김인철 서기관] “The position and role of the DPRK’s nuclear force in terms of ensuring the security of the country accurately reflect to the threat from the outside of hostile forces and ever changing global geopolitical structure at the present and in the future. It is the undeniable stark reality that the United States and its vassal forces’ ceaseless nuclear threat to the DPRK whichever persisted for more than half a century have become a decisive factor that trigger the DPRK’s access to nuclear weapons, and constantly posturing of which a nuclear force.”

그러면서 “반세기 이상 지속돼 온 미국과 추종 세력의 끊임없는 대북 핵 위협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와 지속적인 핵무력 추구를 촉발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한국 정부는 별도의 발언권을 얻어 결의안 30호에 대한 찬성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매년 일본이 작성하는 이 결의안에는 1945년 미국의 원폭 공격을 받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어 과거 한국 정부는 기권표를 행사해 왔습니다.

한국은 찬성 의사를 표시한 것과 별도로 올해는 이 결의안의 공동 발의국으로 참여했습니다.

3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발언 중인 김상진 한국 대표부 차석대사.
3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발언 중인 김상진 한국 대표부 차석대사.

김상진 한국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한국은 (이번 결의안에)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아래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고, 앞으로도 결코 가질 수 없음을 확인하는 새로운 문구를 삽입한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상진 차석대사] “In addition, we strongly support the insertion of a new text confirming that the DPRK cannot and will never have the status of a nuclear weapons state under the NPT. This is a clear testament of the unified voice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gainst the DPRK’s unjustifiable attempt to falsely claim itself as a nuclear weapon state.”

그러면서 “(이 문구는) 북한이 스스로를 핵무기 보유국이라고 거짓 주장하려는 부당한 시도에 반대하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목소리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해당 결의안이 언급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자를 일본인으로만 정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당시 원폭으로 사망한 한국인도 피해자로 인정돼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이날 일본의 오가사와라 이치로 군축대사는 북한의 지난 27일 발언에 반박권을 사용해 대응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결의안 30호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면서 초안을 작성한 일본의 군사력 증강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처리수 문제를 지적했었습니다.

일본의 오가사와라 이치로 군축대사가 3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일본의 오가사와라 이치로 군축대사가 3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가사와라 대사는 “일본은 헌법에 따라 국방 정책에 있어 온전히 방어적인 성격을 유지하고, 다른 나라에 위협이 되는 군사 대국이 되지 않으며, 비핵 3원칙을 준수한다는 기본 원칙을 고수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가사와라 대사] “Under its constitution, Japan has adhered to the basic precept of maintaining the exclusively defensive nature of our national defense policy, not to becoming a military power that poses a threat to any country and observing that three non-nuclear principles… The Government of Japan has no intention to ever even discuss nuclear sharing”

또한 “일본 정부는 핵 공유를 논의할 의사조차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돼 온 미국과의 핵 공유 가능성도 부인했습니다.

이 같은 일본의 반박에 북한 김인철 서기관도 반박권을 사용해 대응했습니다.

김 서기관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일본이 미국, 한국과의 3각 군사 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한반도 문제에 더 깊이 관여하려 한다는 점”이라며 일본이 다양한 구실을 내세우면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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