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독립기구 'UNRWA 하마스 연루 의혹' 조사...영국 찰스 3세 암 진단

가자지구 라파에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나눠주는 밀가루 자루를 주민들이 받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하마스 연루 의혹을 조사할 독립 조사단을 임명했습니다.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이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아프리카 국가 세네갈이 대선을 3주 앞두고 돌연 연기하면서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하마스 연루 의혹을 조사할 조직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임명했군요?

기자) 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UNRWA를 둘러싼 의혹을 들여다볼 독립 조사단을 5일 임명했습니다. 카트린 콜로나 전 프랑스 외무장관이 이끄는 조사단에는 스웨덴의 라울발렌베리 연구소, 노르웨이의 크리스티안 미셸센 연구소, 그리고 덴마크 인권연구소가 참여합니다.

진행자) 유엔은 조사단 임무에 관해서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유엔은 성명을 통해 “조사 목적은 UNRWA가 중립성을 보장하고 심각한 위반 행위가 발생했다는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 부여된 권한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UNRWA를 둘러싼 의혹은 이스라엘 정부 측에서 제기한 것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공격해 약 1천200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이스라엘 정부는 UNRWA 직원 12명이 이 공격에 연루됐다고 최근 주장한 바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UNRWA 직원 가운데 190명을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나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이슬라믹 지하드 대원으로 지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정부는 해당 의혹을 제기하면서 UNRWA를 해체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주 지난 2007년부터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가 UNRWA에 완전하게 침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이런 의혹을 제기하자 UNRWA 활동이 큰 타격을 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UNRWA 직원이 하마스 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미국과 독일, 영국, 스웨덴, 일본 등 많은 나라가 기금 제공을 중단했는데요. 그러면서 UNRWA 활동이 곧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임명한 조사단이 UNRWA 직원 12명이 하마스 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조사하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하마스 공격에 연루됐다고 이스라엘 정부가 특정한 직원들의 개개 혐의를 조사하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은 지난달부터 유엔 안에서 별도로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독립 조사단이 언제까지 임무를 수행하는 겁니까?

기자) 네. 조사단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오는 3월 말에 중간보고서를 내고요. 최종보고서는 4월 말에 제출하는데요. 필요하면 UNRWA 체제의 개선과 강화를 위한 권고사항을 최종보고서에 첨부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독립 조사단 임명에 대해서 이스라엘 정부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X에 조사단 구성을 환영한다면서 “UNRWA가 테러리즘과 연계됐다는 점, 또 이 기관이 지역 안정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보여주는 모든 증거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UNRWA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돕는 기관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1949년에 만들어졌고,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에서 활동하는데요.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난민 신세가 된 팔레스타인인 70만 명을 돕는 유엔 기관입니다. UNRWA는 가자지구에서 교사훈련센터나 300개에 달하는 학교 등 교육 시설과 의료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가자지구에서만 약 1만3천 명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전투가 시작된 이래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 상황이 아주 나빠졌는데요. UNRWA가 이들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UNRWA는 현재 가자 주민들을 위한 대피소를 운영하고, 이스라엘이 반입을 허용한 구호품을 배급하는 등 현지 주민들 일상에 꼭 필요한 기반 시설이나 도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금 중동 지역을 순방하고 있군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이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이래 5번째로 중동을 방문했습니다. 하마스가 납치한 이스라엘 인질 석방과 정전안을 논의하기 위한 건데요. 블링컨 장관은 이번 순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카타르, 이스라엘 그리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있는 요르단강 서안을 찾을 예정인데요. 5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인 통치자인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만났습니다. 회담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고요. 따로 기자회견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사우디 방문 후 이집트를 찾았죠?

기자) 네. 6일에는 이집트를 방문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비롯한 이집트 정부 지도자들을 만났습니다. 이집트는 카타르와 함께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사태에서 중재 역할을 해온 나라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집트 방문 후 바로 카타르로 이동했고요. 카타르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는 것으로 카타르 방문을 마무리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제 7일, 이스라엘로 향합니다.

진행자)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모하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은 하마스로부터 인질 협상에 관해 긍정적인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회신에는 일부 문제를 언급한 내용도 있었지만, 대체로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는데요. 알타니 총리는 민감한 현안인 만큼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겠다면서, 이스라엘 측에는 이를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은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지금 회신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7일 이스라엘 정부와 이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지만, 반드시 합의를 이루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찰스 3세(왼쪽) 영국 국왕과 카밀라 왕비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영국 왕실은 찰스 3세 국왕이 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했고 현재 공식 일정을 모두 연기했다고 5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찰스 3세 국왕이 수술받았다는 소식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립선에 문제가 있어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찰스 3세 국왕이 전립선암에 걸린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요. 전립선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암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국왕 병세가 어느 정도나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암이 어떤 단계인지, 그리고 치료가 가능한지 등 자세한 병세는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6일 찰스 3세의 암이 초기 단계에서 발견됐다고 영국 BBC 방송에 말했습니다. 수낙 총리는 또 SNS인 X에 “국왕의 빠르고 완전한 쾌유를 기대한다”는 글을 올렸는데요. “국왕은 분명히 완전한 상태로 돌아올 것이며, 온 나라가 국왕의 쾌유를 기대한다”고 썼습니다.

진행자) 찰스 3세가 국왕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22년 9월에 모친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한 뒤에 국왕 자리에 올랐습니다. 올해 75세인 찰스 3세는 스키나 말을 타고 공을 치는 폴로를 하다가 다친 적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찰스 3세가 치료를 시작하면서 기존 업무도 중단하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공식 일정은 중단하지만, 문서 작업이나 사적 회의 등 국가 원수로서의 헌법적 역할은 계속합니다. 영국 BBC방송은 의사의 별도 지시가 없는 한 리시 수낙 총리와의 주례 알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영국에서는 국왕이 갑자기 공식 직무를 중단하면 누가 이를 대신하는 겁니까?

기자) 네. 현직 국왕이 공식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에 2명 이상의 ‘국가고문(counsellors of state)’이 국왕 직무를 대신합니다.

진행자) 이 국가고문은 누가 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지난 1937년에 제정된 법에 따라 국왕의 배우자와 다음 왕위 계승 순위에 있는 4명 중에서 21세가 넘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현재 국가고문이 누구입니까?

기자) 네. 찰스 3세 부인인 카밀라 왕비, 장남 윌리엄 왕자와 차남 해리 왕자, 그리고 조카인 베아트리스 공주가 현재 국가고문입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에서는 즉위한 지 얼마 안 된 영국 왕이 암 진단을 받은 데 대해서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미국 서부 라스베이거스를 방문중이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 찰스 3세를 걱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X에 찰스 3세의 빠른 회복을 빈다며 “우리 생각은 영국인들과 함께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자신과 캐나다가 암 치료를 시작한 찰스 3세 국왕에 관해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일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서 야권 지지자들이 시위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서아프리카 나라, 세네갈로 가보겠습니다. 세네갈이 대통령 선거 일정을 돌연 연기했다고요?

기자) 네. 세네갈 의회가 5일, 당초 이달 25일 치를 예정이었던 대통령 선거를 올해 12월 15일 시행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가결했습니다. 이같은 결정에 세네갈 곳곳에서 대규모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선거를 불과 3주 정도 남겨두고 일정을 연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요. 세네갈 의회는 왜 이런 결정을 한 건가요?

기자) 네. 마키 살 대통령의 발표에 따른 것입니다. 마키 살 대통령은 주말이었던 지난 3일 밤 대국민 연설을 통해 대선을 연기한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이에 세네갈 의회는 5일 대선 연기 법안을 표결에 부쳤고요. 전체 165명 의원 가운데 105명의 찬성으로 가결됐습니다.

진행자) 법안 마련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습니까?

기자) 여야 의원들의 첨예한 대립으로 표결은 이날 저녁 늦게서야 이뤄졌습니다. 특히 처음에는 대선 날짜를 8월 25일로 연기하자는 법안이 마련됐는데요. 하지만 표결 직전에 이를 12월 15일로 수정했습니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지만 어쨌든 가결되긴 했는데요. 하지만 야권의 반발을 더 일으킬 빌미를 키웠습니다.

진행자) 마키 살 대통령은 왜 대통령 선거 연기를 원하는 겁니까?

기자) 살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후보자 명단을 둘러싼 논란과 이를 관리하는 헌법위원회 내부의 부패 의혹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 때문에 선거 전후에 소송이 제기되면 선거의 신뢰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선거를 연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살 대통령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마키 살 대통령도 오는 대선에 출마합니까?

기자) 아닙니다. 세네갈 헌법상 대통령은 연임만 허용되고요. 살 대통령은 당초 오는 4월 임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대선이 연기되면서, 살 대통령은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유임하게 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3선을 노린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었는데요. 살 대통령은 이 같은 소문을 일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대선 준비 과정에서, 후보자 명단을 둘러싼 논란이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인가요?

기자) 네. 지난달 세네갈 헌법위원회가 대선 최종 후보들의 명단을 발표했는데요. 세네갈 젊은이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 저명한 야당 지도자 우스만 손코 씨, 압둘라예 웨이드 전 대통령 아들 카림 웨이드 씨 등이 명단에서 빠지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진행자) 세네갈 헌법위원회는 왜 이들이 후보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건가요?

기자) 카림 웨이드 씨의 경우는 세네갈과 프랑스 이중국적 소유자인 게 문제가 돼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웨이드 씨는 지난해 10월 이미 프랑스 시민권을 포기했다며 부당한 조처라고 반발해왔습니다.

진행자) 정부의 대선 연기 결정에 지금 세네갈에서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마키 살 대통령의 대선 연기 발표가 나온 다음 날인 4일부터 세네갈 전역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5일 세네갈 의회가 대선 연기 방안을 논의하는 동안에도 의사당 밖에서는 격렬한 항의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수도 다카르 등지에서는 최루탄을 쏘며 해산하는 경찰에 맞서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치고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세네갈 정부는 5일 가짜 뉴스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인터넷도 차단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몇 년 동안 서아프리카 국가들이 줄지어 쿠데타가 발생해 우려를 더해주고 있는데요. 세네갈은 그동안 역내에서 비교적 정국이 안정된 나라로 평가돼 왔죠?

기자) 맞습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오랫동안 역내 민주주의의 등불이었던 세네갈이 지금 위험에 처했다고 우려했습니다. 아프리카연합(AU)은 세네갈 정부에 가능한 한 빨리 선거를 치르고, 야당 후보들에게는 대화와 협의, 이해를 통해 정치적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고요. 미국과 여러 서방 국가들도 대화로 사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