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요르단 소재 미군 기지를 겨냥한 친이란 반군의 공격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미국 정부가 거듭 경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이 적 드론을 아군 드론으로 오인해 기지 방어에 실패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홍콩 정부가 ‘국가기밀’ 정의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의 초안을 공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연착륙’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지난 28일 친이란 반군이 요르단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공격해 병사 3명이 숨졌는데요. 이 공격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미국 정부가 경고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9일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번 공격은 “분명히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며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브리나 싱 국방부 대변인도 “우리는 전쟁을 추구하지 않지만, 조처를 취할 것이며 우리 군에 대한 공격에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커비 조정관과 싱 대변인이 모두 대응을 언급했는데, 어떤 식으로 대응하겠다는 겁니까?
기자) 네. 두 사람은 대응 방식에 관해서는 자세하게 밝히지 않았습니다. 현재 미국 안에서는 이번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내 목표물을 공격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커비 조정관은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30일, 플로리다주 선거 유세를 위해 백악관을 출발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는데요. 미군에 대한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했느냐는 한 기자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대응 방식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중동의 확전은 원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공격에 드론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CBS 뉴스는 미국 정부 관리를 인용해 이란제 ‘샤헤드’ 드론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샤헤드는 공격용 드론으로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기지에 방공 무기가 있었을 텐데, 왜 반군의 드론 공격을 막지 못했던 건가요?
기자) 네. 드론이 기지에 떨어질 때 방공 체제가 가동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당시 미군 드론도 기지로 귀환하는 중이었기 때문인데요. 기지에 접근하는 반군 드론을 귀환하는 아군 드론으로 오인해서 격추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정부 관리들이 전했습니다. 하지만 싱 국방부 대변인은 반군 드론을 아군 드론으로 오인했다는 언론 보도를 확인해 주지 않았는데요. 현재 중부사령부가 어떻게 드론이 기지를 공격할 수 있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정말 반군 드론을 아군 드론으로 오인했다면 기지가 무방비 상태에서 공격당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방부는 당시 반군 드론이 아무런 경고 없이 병사들이 자는 컨테이너 막사에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드론 공격 배후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네. 미 국방부는 이란이 지원하고 이라크에 근거지를 둔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지목했습니다. 2003년에 결성된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이라크 등지에서 활동하는 친이란 민병대 연합체인 ‘이라크 이슬람 저항군(IRI)’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IRI는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요르단 내 미군 기지 3곳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분쟁이 시작된 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미군을 겨냥한 공격이 부쩍 늘었죠?
기자) 네. 영국 BBC 방송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미군 시설이 적어도 165차례 공격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이번 공격에 관여됐다는 의혹을 계속 부인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저항 조직들이 어떻게 팔레스타인인들을 지킬지 선택하는 데 이란이 관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란 정보부는 이란과 동맹을 맺은 지역 무장 조직들이 자신들 재량으로 미국 침략자들에게 대응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난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가자지구 내 휴전과 인질 석방 문제에 관한 논의가 있었는데요. 카타르 정부가 이 논의에 관해서 언급했군요?
기자) 네. 이날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그리고 이스라엘, 이집트, 그리고 카타르 관리들이 만나 해당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모하메드 빈 압둘라만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논의에 큰 진전이 있었고, 논의 결과가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측에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마스 측에 전달된 안이 어떤 내용인지 알려졌습니까?
기자) 네. 알타니 장관은 이스라엘인 인질 가운데 여성과 아이들을 석방하고 가자지구에 구호품 반입을 허용하는 단계적인 휴전으로 이는 영구 휴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 측은 임시 휴전보다는 영구 휴전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전투를 완전하게 중단해야 이스라엘인 인질들을 모두 석방할 것이라고 못 박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측에서는 28일 협상에 관해서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 총리실은 협상이 건설적이었지만, 더 논의해야 할 이견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홍콩 당국이 새로 추진하는 국가보안법 초안을 공개했군요?
기자) 네. 홍콩 정부가 30일 새 국가보안법 초안에 해당하는 공공협의안을 보안국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이 협의안은 다음 달 28일까지 게시됩니다.
진행자) 홍콩에 적용되는 보안법이 이미 있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식민지 시기에 만든 오래되고 모호한 법이 있고요. 또 지난 2019년에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자 베이징 정부가 이듬해 부과한 국가보안법이 있습니다. 이 국가보안법은 외부 세력과의 내통 같은 일부 범죄를 규정했고, 사상 처음으로 홍콩에 본토 보안 관리들이 주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범죄 용의자를 본토로 이송해 재판에 넘길 수 있도록 했는데요. 하지만 법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를 개정하거나 아예 새로운 법을 만들려고 하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에 홍콩 당국이 추진하는 법안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가는 겁니까?
기자) 네. 가장 눈에 띄는 건 다섯 가지 죄목이 추가된 겁니다. 바로 반역과 반란, 간첩 행위,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파괴 행위, 그리고 외부 개입 혐의가 추가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홍콩에서 활동하는 외부 정치 기구나 조직에 대한 통제도 강화했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홍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네. 일각에서는 새 법이 인터넷 통제로 이어지거나 데이터 수집 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홍콩 내 외교관이나 학자들뿐 아니라 외국 은행이나 헤지펀드, 그리고 민간 연구기관들도 새 법안에 최종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터넷이나 정보 수집 활동에 대한 통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또 새 협의안은 새로운 범죄 항목으로 국가안보를 위협하기 위해 컴퓨터나 전자 시스템을 불법으로 사용하는 ‘태업(사보타주)’을 추가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기존에는 일반적으로 홍콩에 있는 회사나 학자들이 중국의 정치, 경제, 그리고 군사 문제를 연구하거나 중국 본토의 개인이나 회사를 조사했는데, 이것도 국가기밀 영역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가기밀의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협의안은 경제, 과학, 외교, 사회 기밀을 포함해 공개되면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밖에 없는 국가기밀 목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홍콩대학교 로스쿨의 사이먼 영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관련 내용이 많이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통제 대상인 외부 정치 조직이나 외국 대리인의 정의를 넓힐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가기밀이나 외국 조직으로 분류되는 대상을 더 넓혀서 사회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영 교수는 또 외국 정부와 일부 연관이 있는 사업체나 조직들이 새로운 법안 적용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는 중국이 국가보안법을 통해 고도의 자치권을 약속했던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것을 비판해 왔죠?
기자) 네. 하지만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30일 법안이 국제기준을 충족할 것이며 홍콩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홍콩 당국이 추진하는 새 국가보안법이 순조롭게 제정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새 법안 내용이 확정되면 의회에서 별 어려움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2019년 이후 선거제도 변화로 현재 홍콩 의회를 친중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IMF가 30일 ‘세계 경제전망(WEO)’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IMF는 1년에 두 차례, 보통 4월과 10월에 세계 경제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보고서를 내놓고요. 1월과 7월에 수정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진행자) IMF는 올해 세계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IMF는 올해 세계 경제를 지난해 10월에 전망했을 때보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IMF는 30일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3.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지난해 10월에는 올해 세계 경제가 2.9%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었습니다.
진행자) 0.2%P, 소폭이긴 하지만 어쨌든 긍정적인 소식인데요. 이렇게 상향 조정한 근거로 어떤 요인이 제시됐습니까?
기자) 네. IMF는 세계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두 경제 대국, 미국과 중국의 올해 경제 전망이 상향된 것과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플레이션이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완화하고 있는 점 등을 꼽았습니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 경제학자는 AP, 로이터 등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감소하고 성장이 유지되면서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연착륙(soft landing)’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연착륙, soft landing이라는 말이 원래는 항공 용어죠?
기자) 맞습니다. 연착륙(soft landing)은 기체가 부드럽게 착륙하는 것이고, 경착륙(hard landing)은 급격히 고도를 낮추면서 활주로에 진입하거나 착륙하는 걸 말하는데요. 이를 경제에 대입해, 연착륙이란 급격한 경기 침체나 실업자 양산 등을 야기하지 않으면서 경제가 서서히 안정기에 들어서는 것을 말하고요. 경착륙은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주가 폭락과 실업자가 급증하는 등의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진행자) 그럼 국가 별로 좀 살펴보죠. 먼저 미국의 올해 경제는 어떻게 전망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은 이번에 가장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된 나라입니다. IMF는 올해 미국 경제는 2.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지난해 10월에는 1.5%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었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1.7%로 올해보다는 약간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요즘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IMF가 중국 경제 전망도 상향 조정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IMF는 올해 중국 경제는 4.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난 10월에 전망한 4.2%보다 0.4%P 올려잡은 건데요. 고린차스 IMF 수석 경제학자는 이는 중국 정부의 상당한 재정 지원과 예상보다 덜 심각한 부동산 경기 둔화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유럽 경제 전망도 올해 긍정적인 편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유로화를 쓰는 유로존 20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여전히 고전할 전망입니다. IMF는 지난해 10월, 유로존 경제가 올해 1.2%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서는 0.9%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0.5% 경제 성장에 비하면 그래도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끝으로 한국과 일본 경제 전망도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IMF는 올해 한국 경제는 2.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종전 10월 보고서보다 0.1%P 상향 조정된 거고요.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2.3%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반면 일본은 경기 둔화 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입니다. 일본은 지난해에는 1.9% 경제성장률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IMF는 올해 일본 경제가 0.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10월 전망보다 0.1%P 낮춰 잡은 겁니다. IMF는 또 내년 일본 경제 성장률은 0.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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