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계 미국인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한국과 쿠바의 외교관계 수립을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한국은 쿠바와의 수교를 중남미 외교를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한국이 북한의 공격을 오랫동안 도와 온 쿠바의 범죄 정권과 외교관계를 맺은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습니다.
[루비오 의원] “It’s deeply concerning that the Republic of Korea has established diplomatic ties with the criminal Cuban regime, which has a long history of assisting North Korean Aggression. Partnering with a State Sponsor of Terrorism that actively aids the Venezuelan narco-terrorist regime and acts against the interests of Korea’s greatest ally is shameful as well as profoundly counterproductive."
쿠바계 미국인인 공화당의 루비오 의원은 14일 한국이 쿠바와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데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베네수엘라의 마약 테러리스트(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적극적으로 돕고 한국 최대 동맹국(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테러지원국과 협력하는 것은 망신스러울 뿐 아니라 대단한 역효과를 낳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루비오 의원은 쿠바 이민자의 아들로, 그의 부모는 쿠바 혁명 후 피델 카스트로 집권 2년 반 전인 1956년 풀헨시오 바티스타 정권 시절 미국으로 이민 왔습니다.
쿠바계 미국인 최초로 플로리다주 하원의장을 지낸 루비오 의원은 연방 상원의원으로 취임한 첫해이자 쿠바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완화된 2011년 강력한 대쿠바 금수 조치를 촉구하면서 쿠바 문제와 관련해 의회 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인사로 떠올랐습니다.
한국과 쿠바 외교관계 수립에 대한 루비오 의원의 이런 비판적인 발언은 쿠바 문제에 유난히 강경했던 그동안의 입장과 맥을 같이합니다.
VOA는 한국 외교부에 루비오 의원의 이 같은 논평에 대한 입장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서 한국 외교부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과 쿠바가 미국 뉴욕에서 양국 유엔대표부 간 외교 공한 교환을 통해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어 "양국의 공식관계 수립은 유엔헌장과 국제법의 목적과 원칙에 부합한다"면서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서 확립된 정신과 규범에 따라 진행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임수석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양국 수교와 관련한 기대를 피력했습니다.
[녹취: 임수석 대변인] “중남미 카리브 지역 국가 중에서 유일한 미수교국인 쿠바와의 외교관계 수립은 우리의 대중남미 외교를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자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우리의 외교지평을 더욱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 대통실 고위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수교는 과거 동구권 국가를 포함해 북한의 우호 국가였던 대 사회주의권 외교의 완결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쿠바는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지만 190여 개국과 수교하고 있어 수도 아바나에 100개국이 넘는 나라의 대사국이 있을 정도로 중남미 거점국 중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한국이 쿠바와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데 대해 한국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미 정부 관리는 14일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우리는 한국이 그들의 양자적 관여에 관해 말하도록 할 것”이라며 “국가들은 자국 외교관계의 성격을 결정할 주권적 권리가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우리는 자국 외교관계의 성격을 결정할 한국의 주권적 권리를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는 평양에 대사관을 두고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냉전 시기인 1961년 쿠바와 단교했으며,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7월 쿠바와의 외교 관계를 복원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6년 쿠바를 방문하고 미국인의 쿠바 여행을 허용하는 등 제재 완화를 추진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쿠바 방문을 다시 금지하는 등 제재를 복원했습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쿠바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고 방문을 허용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부과된 제재를 일부 완화했지만 경제 및 금융 금수 조치는 유지되는 등 양국 관계는 여전히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