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국제 안보현안을 논의하는 뮌헨안보회의가 16일 개막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 씨가 옥중 사망했다고 러시아 당국이 밝혔습니다. 독일 폭스바겐사가 만든 자동차들이 중국 신장에서 만든 부품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통관이 거부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세계 주요 인사들이 모이는 국제 안보회의가 독일에서 시작됐군요?
기자) 네. 연례 ‘뮌헨안보회의(the Munich Security Conference)’가 독일 뮌헨에서 16일 시작됐는데요. 이번 회의는 18일까지 진행됩니다. 뮌헨안보회의는 1963년에 시작됐는데요. 주요 국가 정상과 군 지도자, 정보기관 수장, 그리고 고위급 외교관들이 모여 세계 안보현안과 정책을 논의하는 행사입니다.
진행자) 올해 회의에는 누가 참석합니까?
기자) 네. 미국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참석했습니다. 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모하마드 시타예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 카타르와 이라크, 레바논 지도자들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등이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대표도 이번 회의에 참석하나요?
기자) 아닙니다. 러시아는 올해 행사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또 최근 팔레스타인 분쟁을 둘러싸고 서방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란도 이번 회의에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뮌헨안보회의에서 논의될 핵심 현안으로 어떤 것들을 들 수 있습니까?
기자) 네. 역시 지난해 10월 7일부터 시작된 팔레스타인 분쟁, 그리고 올해 3년 차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먼저 우크라이나 문제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가 최대 현안입니다. 특히 미국 연방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지금 애를 태우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우크라이나를 도울 것인지 논의할 것 같습니다. 또 2년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커지는 안보 위협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도 현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최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방국들로부터 추가 지원을 얻기 위해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이번 뮌헨안보회의 참석과는 별도로 프랑스와 독일을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16일 두 나라를 방문해 상호방위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16일) 오전에 독일 베를린에서 방위협정에 서명했고요. 이어 방문한 프랑스와도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앞서 독일 정부는 이와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숄츠 총리가 장기적인 안보 공약과 지원을 다루는 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15일 "이번 협정은 지난해 7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당시 주요 7개국(G7) 차원에서 이뤄진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과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 분쟁도 이번 뮌헨안보회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논의 사항이죠?
기자) 맞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이 문제와 관련해 팔레스타인 점령지를 위한 기금 제공을 돕는 유럽 나라들의 관리들과 중요한 아랍, 걸프 지역 나라들이 이번 회의에서 별도로 만나 이번 분쟁이 마무리된 뒤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미래에 관해 논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총리를 지낸 바 있는 캐머런 외무장관은 앞서 영국 의회에서 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 지금 논의를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안들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뮌헨에서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났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두 사람이 16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별도로 만났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는데요. 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앞서 미국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이번 회동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이 전화 통화 일정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왕이 부장이 최근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을 자주 만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0월에 블링컨 장관을 만난 바 있고요. 올해 1월에는 태국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양국 핵심 현안들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행보는 양국 정상이 장기간 경색된 미중 관계를 풀어보기로 지난해 합의한 것을 실현하기 위한 것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위험한 위성공격용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 하원 정보위원장이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에 관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최근 발표했는데요.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것이 러시아가 개발 중인 새로운 위성공격무기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커비 보좌관은 이 무기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는데요. 미국 CBS 방송은 이 무기가 우주에 배치할 위성공격용 핵무기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위성을 공격하는 무기가 왜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겁니까?
기자) 네. 미군이 정찰부터 미사일 발사 탐지, 항해와 비행, GPS유도폭탄, 그리고 전장 통신 등 많은 부문에서 위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주에 있는 미국 위성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가 안보에 위협이라는 건데요.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가 개발 중인 신형 무기가 실전 배치됐다는 증거가 없지만, 미국이 이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로 알려진 알렉세이 나발니 씨가 사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강력하게 비판해 온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씨가 16일 사망했다고 러시아 연방 교정국이 밝혔습니다. 향년 47세입니다. 이로써 이제 러시아에는 나발니 씨 같은 저명한 야권 인사는 아무도 없다고 로이터 통신은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사인은 뭐라고 합니까?
기자) 나발니 씨가 수감돼 있었던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연방 교도소는 나발니 씨가 이날(16일) 산책 후 몸 상태가 좋지 못했고 거의 즉시 의식을 잃었다고 전했습니다. 교도소 당국에 따르면, 나발니 씨는 교도소 의료진과 구급차 요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곧 사망했고요. 심폐 소생 노력도 실패했다고 하는데요.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당국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는 과거 독극물 중독으로 거의 죽음 직전까지 간 적도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나발니 씨는 지난 2020년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고 쓰러졌는데요. 독일로 급히 후송돼 거의 20일 동안 의식 불명 상태로 있다가 극적으로 살아났었습니다. 당시 나발니 씨가 냉전 시대 소련이 사용했던 신경작용제 ‘노비초크’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후로 러시아 정보기관과 푸틴 대통령이 지목됐는데요.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혐의를 일절 부인해 왔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는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여겨져 왔죠?
기자) 네. 변호사 출신인 나발니 씨는 10여 년 전부터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해 주목받았습니다. 2018년 러시아 대선 때는 푸틴 대통령에 맞서 출마를 시도했는데요. 하지만 과거 횡령 혐의와 관련된 유죄 판결로 출마하지 못했고, 나발니 씨는 정치적 음해라고 반발했습니다. 나발니 씨는 독극물 치료 후 러시아로 돌아왔지만 당국에 체포돼 횡령, 사기, 법정 모독 등의 혐의로 30년 넘는 징역형을 선고받고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에 있는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습니다.
진행자) 유족들의 상심이 크겠군요.
기자) 네. 나발니 씨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 씨는 16일 뮌헨 안보회의에서 "푸틴과 그 정권은 끝없이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남편이 죽었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만일 사실이라면 “푸틴과 모든 측근, 그 친구들, 그 정권은 국가와 나의 가족, 남편에게 한 행동에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될 것을 알기 바란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 쪽 반응은 나온 게 있습니까?
기자) 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에게 나발니 씨 사망을 보고했으며, 교정 당국이 규정 절차에 따라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나발니 씨 죽음에 푸틴 정부가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나발니 씨에게 일어난 일은 '푸틴의 잔혹성'을 또다시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나발니 씨의 옥중 사망은 푸틴 대통령이 구축해 온 체제의 약점과 부패만 부각하는 것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나발니 씨가 오랫동안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강력한 목소리를 내왔으며, 나토와 동맹은 그의 석방을 계속 요구해 왔다”면서, “모든 사실은 반드시 입증돼야 하며, 러시아는 모든 질문에 심각히 대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독일 폭스바겐사가 만든 자동차들이 미국에서 통관이 거부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폭스바겐이 만들어 미국에 보낸 차량 수천 대가 세관에서 통관이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폭스바겐사도 미국에 수출한 차종 일부가 통관이 거부됐다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는데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서부 지역에서 만든 차량 부품이 미국의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UFLPA)’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미국 세관이 통관을 거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폭스바겐이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다는 겁니까?
기자) 네. 파이낸셜타임스가 언급한 미국의 UFLPA는 중국 서부 신장 지역에서 만드는 물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생산한 물품이 강제노동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추정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신장에서 나온 제품을 수입하려면 물건이 강제노동과 관련 없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미국 항구에 도착한 폭스바겐 차들에 들어간 부품 중에 일부가 신장에서 만들었다고 미국 세관이 판단했기 때문에 통관이 거부된 겁니다.
진행자) 폭스바겐 측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해명했나요?
기자) 네. 회사 측은 차에 들어가는 작은 전자부품이 문제가 됐고, 현재 교체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폭스바겐사는 또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가 알려줘서 이 문제를 알게 됐다면서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는 중국 정부가 신장에서 인권을 탄압한다는 의혹을 계속 제기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사는 무슬림 등 소수민족의 인권을 유린하는 등 이들을 탄압한다는 겁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중국 정부가 현지 무슬림 주민들을 직업 훈련을 시킨다는 명분으로 집단 시설에 수용하고 이곳에서 강제노동시킨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국이 신장산 물건 수입을 금지하는 등 중국을 제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주에 폭스바겐이 신장 강제노동에 연관됐다는 또 다른 보도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 매체인 한델스블라트가 얼마 전에 보도한 내용인데요. 지난 2019년 신장 투루판에 폭스바겐의 차량 시험주행장을 만들 때 강제노동이 동원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였습니다. 이 보도가 나오자, 폭스바겐사는 주행장 건설 사업에 인권 위반이 있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정보를 입수하면 이를 조사해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신장에는 폭스바겐 공장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지난 2013년에 신장 우루무치에 건립됐는데, 현재 합작회사인 SAIC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이 공장 때문에 그간 자주 의혹에 시달렸는데요. 이번에 한델스블라트 보도가 나오자 성명을 내고 신장 지역 내 사업의 향방을 논의 중이며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논의 결과에 따라 현지 사업을 접을 수도 있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지난해 감사 결과 우루무치 공장에서 강제노동이 있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또 다른 독일 기업이 신장 사업 철수를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세계 굴지의 화학기업인 바스프(BASF)가 신장에서 두 합작회사와 운용 중인 사업의 철수를 가속하겠다고 지난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 쪽에서 나온 말이 있나요?
기자) 네. 중국 외교부가 AFP통신에 성명을 보냈는데요. 신장 지역 내 인권유린 의혹이 “신장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기 위해 완전 거짓으로 꾸며낸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성명은 또 기업들에 “사실을 존중하고 옳고 그름을 가리며, 거짓말에 눈이 멀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