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시아, 북한과의 거래 은폐 위해 거부권 행사…결과 책임져야”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28일 워싱턴 국무부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러시아를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북한과의 부패한 거래를 은폐하기 위해 반대표를 던진 러시아가 모든 책임을 홀로 져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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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러시아, 북한과의 거래 은폐 위해 거부권 행사…결과 책임져야”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1718 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에 거부권을 행사한데 대해 깊이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밀러 대변인] “ The United States is deeply disappointed by Russia's veto of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1718 committee panel of Experts Mandate Renewal. We are also disappointed that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decided to abstain after 14 years of supporting this important mandate. For the past 15 years, the 1718 experts has been the gold standard for providing fact based, independent analysis and recommendations on the implementation of UN sanctions on the DPRK. Russia's actions today have cynically undermined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all to advance the corrupt bargain that Moscow has struck with the DPRK.”

밀러 대변인은 “지난 14년 동안 이 중요한 임무를 지지해 온 중국이 기권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 15년 동안 전문가패널은 대북 유엔 제재 이행과 관련해 사실을 토대로 독립적인 분석과 권고를 제공하는 최고의 기준이 돼 왔다”며 “러시아의 오늘 행동은 국제 평화와 안보를 냉소적으로 약화시켰으며 이는 모두 러시아가 북한과 맺은 부패한 거래를 진전시키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러시아는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 추구를 촉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오늘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는 우크라이나 침략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무기 확보를 위해 북한과 공모했다는 패널 보고를 은폐하기 위한 이기적인 노력”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밀러 대변인] “Moscow appears to be intent on facilitating the DPRK illegal pursuit of weapons of mass destruction. It’s veto today was a self-interested effort to bury the panel's reporting on its own collusion with the DPRK to secure weapons that it can use to further its aggression against Ukraine.”

그러면서 “오늘 거부권 행사에 따른 결과는 러시아 홀로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더욱 대담해질 북한의 무모한 행동과 불안정한 도발, 더욱 어두워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전망 등을 거론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의 임기를 내년 4월까지 1년 연장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결의안은 부결됐다.

밀러 대변인은 “오늘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와 (중국의) 기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유사한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북한의 위협을 줄이고 북한을 두둔하려는 이들에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전문가패널의 활동이 중단됨에 따라 미국 등 국제사회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지와 관련해선 “(대북)제재는 계속 유효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밀러 대변인] “So the sanctions will continue to be in effect. And we will continue to work to secure information about the DPRK, its pursuit of illegal weapons. And we will continue to work to make that information public and make it available to other members of the Security Council.”

“우리는 불법 무기를 추구하는 북한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이를 공개해 안보리 이사국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밀러 대변인은 말했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러시아의 무모한 행동은 북한의 여러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가 부과한 중대한 제재를 더욱 약화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커비 조정관] “Russia has been violating these sanctions of course for some time, including through importing arms for use and until the war against Ukraine. The reckless action today further undermines critical sanctions that the United States of the UN Security Council has imposed in response to North Korea's multiple nuclear tests and ballistic missile launches.”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사용하기 위한 무기 수입 등 한동안 이 같은(대북) 제재를 위반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심화는 오늘 표결에서 기권한 중국을 포함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관심이 있는 모든 국가가 크게 우려를 표명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국제사회는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단호히 수호하고 러시아의 잔인한 침략에 맞서 자유와 독립을 수호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안보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 결의안 채택을 시도했지만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습니다.

전문가패널은 지난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1874호(제26항)에 따라 구성됐습니다.

주요 임무는 1718 위원회, 일명 대북제재위원회 활동 지원으로, 매년 두 차례 대북 결의 위반 활동 등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해 위원회에 제출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미국,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러시아, 싱가포르 등 8개국에서 파견된 전문가 8명으로 이뤄졌습니다.

패널 임기는 매년 4월 30일 만료되는데, 안보리는 해마다 3월쯤 새 결의를 채택하는 방식으로 1년씩 연장돼 왔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