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인 에이태큼스를 인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방부는 1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을 발표했습니다. 가자지구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군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하마스가 인질 1명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무정부 상태에 있는 카리브해 도서국가 아이티의 총리가 결국 사임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이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인도했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는 ‘육군전술미사일시스템(ATACMS: 에이태큼스)’이 이번 달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고 24일 발표했습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측 요청에 따라 작전상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앞서 이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24일 에이태큼스 인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이 지난해 에이태큼스를 이미 우크라이나에 보내지 않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사거리가 165km인 에이태큼스를 우크라이나에 보냈다고 지난해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새로 인도한 에이태큼스는 사거리가 300km에 달하는데요. 그동안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사거리가 긴 에이태큼스를 제공해 달라고 계속 요청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우크라이나 측에 인도된 에이태큼스가 최근 전선에서 고전하는 우크라이나군에 중요한 무기라고 미국 언론들이 설명하더군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군이 신형 에이태큼스로 크름반도를 포함해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 깊숙한 곳까지 공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 미사일을 발사해 먼 거리에 있어서 그동안 공격할 수 없었던 러시아 공군과 육군 기지들과 보급 거점을 타격할 수 있게 됐는데요.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에 우크라이나군이 실제로 이번 주 들어 새로 도착한 에이태큼스로 아조우해에 접한 항구 도시인 베르댠스크를 공격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미국은 장거리 에이태큼스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을 주저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해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했고요. 또 에이태큼스 재고가 급속하게 줄어들면 미군 대비 태세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설리번 보좌관은 신형 에이태큼스를 우크라이나 안에서 사용하고, 미사일 생산을 늘려 충분한 재고를 확보했기 때문에 기존 입장을 바꿨다고 24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 국방부가 10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한다고 발표했군요?
기자) 네. 24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61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에 따른 것입니다. 미국이 이번에 새로 지원하는 무기로는 각종 지대공 미사일과 대전차 미사일, 155mm, 105mm 포탄, 그리고 장갑차 등이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미국이 제공하는 군사 지원이 우크라이나군이 수세에 몰린 전세를 완전하게 뒤바꿀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많은 언론은 추가 지원이 완전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 문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이번 군사 지원이 올해 말까지 러시아에 대한 크이우의 저항을 지원하기에 충분해야 한다는 것이 백악관의 믿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부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지난 3월에 3억 달러 규모의 지원안을 발표했는데요. 이 지원안은 의회가 승인한 예산이 아니라 국방부가 다른 곳에서 절감한 예산으로 가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지원안 승인이 지연되는 와중에도 러시아군 공세는 계속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습니다. 또 지상에서도 러시아군 쪽에 진전이 있었는데요. 지난 며칠 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몇몇 마을에 진입했습니다. 앞서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 방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차시우 야르 외곽으로 신속하게 진군했고요. 또 지난 2월에는 아우디우카 북서 방면 마을들을 연이어 점령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국방부 차관이 최근 기소되는 일이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티무르 이바노프 국방부 차관이 많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최근 기소된 뒤에 법원 명령으로 구치소에 수감됐습니다. 이바노프 차관은 지난 2016년에 현 직위에 임명됐고요. 러시아군 기반 시설 사업을 책임졌습니다.
진행자) 이바노프 차관이 어디서 뇌물을 받았다고 기소된 겁니까?
기자) 네. 최근 교도소에서 사망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씨가 지난 2022년에 세운 ‘반부패재단’이란 단체가 있는데요. 이 단체에 따르면 이바노프 차관이 우크라이나 항구 도시 마리우폴에서 진행된 건설 사업에서 이득을 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리우폴은 전쟁이 시작된 뒤 몇 달 동안 이어진 러시아군 공격으로 대부분 폐허가 됐습니다.
진행자) 이바노프 차관이 세르게이 쇼이구 현 국방장관과 가까운 관계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쇼이구 장관과 오랫동안 같이 일했는데요. 과거 쇼이구 장관이 잠시 주지사로 있었던 모스크바주 부총리를 역임했습니다. 현재 이바노프 차관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요. 만일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가자지구 남부 라파를 겨냥한 이스라엘군 공격이 임박했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24일 이스라엘이 라파 지상작전 계획을 예정대로 밀고 나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작전 시간표는 제시하지 않았는데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스라엘 국방부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라파 공격에 앞서 주민들을 대피시킬 준비가 됐고, 10~12인용 천막 4만 개를 확보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리는 또 이제 남은 것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명령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서방 국가들은 그동안 라파 공격을 지속해서 만류해 왔죠?
기자) 네. 이스라엘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미국을 포함해 서방 나라들은 라파 공격을 자제하라고 촉구해 왔습니다. 현재 라파에는 230만 명인 가자지구 인구의 반 이상이 모여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이 라파 공격과 관련해서 이스라엘 측과 계속 접촉한다고 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라파에 관해 이스라엘과 여전히 대화하고 있고, 곧 양국 관리들이 다시 만날 예정이라고 24일 전했습니다. 또 미국의 우려뿐 아니라 라파 내 하마스 위협에 대처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미국 견해를 매우 자세하게 논의했다고 설리번 보좌관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에 있는 라파를 반드시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해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의 지도부와 잔당이 라파 안에 숨어 있기 때문에, 이들을 색출하려면 라파 내 지상전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하마스가 붙잡고 있는 인질이 나오는 영상이 공개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마스는 올해 23세인 허시 골드버그-폴린 씨의 영상을 24일 공개했습니다. 골드버그-폴린 씨는 영상에서 이스라엘 정부가 하마스에 붙잡혀 있는 인질들을 버렸다고 비난하면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인질 약 70명이 숨졌다고 말했는데요. 이 말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현재 인질이 몇 명이나 남아 있습니까?
기자) 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와 다른 반군들이 약 250명을 납치했는데요. 이 가운데 100명 정도가 살아있고, 약 30명의 유해를 하마스 측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인질 문제뿐 아니라 가자지구 내 식량 상황도 심각한데, 이 문제와 관련해서 새로운 경고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잔 카를로 치리 세계식량프로그램(WFP) 제네바 사무소 책임자는 24일 가자지구가 날이 갈수록 기근 상황에 근접해 가고 있다면서, 6주 안에 식량 불안정과 영양실조, 그리고 죽음 등 기근의 세 가지 문턱을 넘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증거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유엔도 가자지구에 곧 기근이 닥칠 것이라고 이미 경고했었죠?
기자) 네. 지난 3월 유엔이 지원하는 보고서가 나왔는데요. 5월까지 가자 북부에서 기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7월에는 가자지구 전역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습니다. 미국 정부 관리도 23일 가자지구, 특히 북부에서 기근 위협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가자 남부에서 집단으로 매장된 시신이 많이 발견됐다는 소식도 있더군요?
기자) 네. 가자 남부 나세르 병원 단지의 집단 매장지에서 334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현지 당국이 최근 밝혔습니다. 현지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이 범죄를 숨기려고 불도저로 시신들을 묻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이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으로 카리브해 도서국 아이티로 가보겠습니다. 아이티가 계속 무정부 상태에 있었는데, 총리가 결국 사임했군요.
기자) 네, 아리엘 앙리 총리가 2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사직서에 서명했습니다. AP통신은 아이티의 새 총리와 내각을 선출하는 과도위원회 출범에 맞춰 앙리 총리가 사퇴했다고 25일 보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앙리 총리는 과도위원회가 출범하면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진행자) 지난 몇 년 동안 아이티 정부를 이끌었던 앙리 총리는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앙리 총리는 의사 출신입니다. 지난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피살되기 이틀 전 총리로 지명됐었고요. 이후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생겨서 수사선상에 올랐고, 임기 초반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이티에서 기승을 부리던 갱단을 단속하는 데에도 실패하면서 아이티인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제 리더십 공백을 메워야 할 텐데요. 권력은 누구에게 이양되는 건가요?
기자) 아이티 과도위원회가 활동하는 동안 임시정부의 총리 권한대행은 미셸 파트리크 부아베르 경제재무부 장관이 맡을 예정입니다. 부아베르 총리 권한대행은 “두 달간의 긴 토론 끝에 해결책을 찾았다”면서 “오늘은 우리 공화국의 중요한 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과도위원회가 아이티의 해결책”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이티 과도위원회는 어떻게 구성돼 있고 임기는 언제까지입니까?
기자) 아이티 내 다양한 정파를 포용하는데요. 모두 9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투표권을 가진 7명의 위원과 2명의 참관인이 있습니다. 임기는 2026년 2월 7일까지고요. 현재 목표는 2년 뒤인 이 날짜에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도위원회가 언제 임시 총리를 선출할지도 아직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질서 회복의 첫 단추를 끼우는 역할을 맡았는데요.
기자) 과도위원회는 일단 선거 전 필수 요건인 임시 선거관리위원회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또 2026년에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법적, 행정적 준비 작업을 하고, 갱단에 맞서기 위해 국제 경찰력 파견 논의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사실 아이티에선 그간 무장 갱단이 나라 곳곳을 쑥대밭으로 만들다시피 했었는데요.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과도위원회 레진 아브라함 위원은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이 아이티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현재도 갱단이 수도 포르토프랭스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고, 수많은 국민은 난민이 됐고 학교는 문을 닫았다면서, 말 그대로 포르토프랭스 시민이 갱단의 인질로 잡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권력의 공백을 틈타서 세를 불린 갱단을 정부가 좀처럼 장악하지 못하고 있군요.
기자) 네, 수년간 아이티에서 문제가 됐던 갱단의 폭력은 올해 초 더욱 심해졌다고 합니다. 아이티 유엔사무소(BINUH)는 올해 1분기에만 갱단의 폭력으로 1천500명 이상이 숨졌고, 아이티 국민들은 심각한 기아 상태에 빠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해 갱단 폭력으로 최소 4천45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