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란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발표한 가운데, 유럽연합(EU) 정상들도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다시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이어서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한 이후 의약품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18일 이란을 겨냥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사용된 무인비행체 생산을 가능하게 한 개인 16명과 기관 2곳을 제재한다고 미국 재무부가 이날(18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13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샤헤드 무인기 엔진 생산에 관여했다고 재무부가 밝혔습니다. 이어 이란의 최대 철강회사인 후제스탄 철강기업에 부품 소재를 제공하거나 완제품을 구매한 5개 기업, 이란혁명수비대를 지원한 이란의 자동차 제조 기업 바흐만그룹의 자회사 3곳이 제재 대상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의 입장을 파악할 수 있는 설명이 있었나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18일) 성명을 내고 “이번 제재는 이란혁명수비대와 이란 국방부, 그리고 이란 정부의 미사일과 드론 프로그램에 연관된 사람들과 기관들을 겨냥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17일 이틀 일정으로 시작됐는데요. 첫날 회의에서 이란을 제재한다는 합의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 정상들은 더 강화된 제재를 이란에 새로 부과하기로 이날(17일) 합의했습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의장은 “이란을 고립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EU는 이미 인권 유린과 핵확산 활동, 그리고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을 이유로 이란에 광범위한 제재를 부과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EU 정상들이 이란을 다시 제재하기로 한 건 최근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했기 때문이죠?
기자) 네. 앞서 이란은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이 공격당해 사상자가 나온 것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주말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이란으로부터 공격당하자 이에 대응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데요. 이날(17일) 회의에서 이 문제도 언급됐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회의가 끝난 뒤 “이스라엘이 대규모 공격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에 나서면 역내 긴장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 탓에 EU를 비롯해 미국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만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EU가 이번에 어떤 분야에 제제를 부과하나요?
기자) 네. 드론과 미사일 제조 기관들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새 조처가 이스라엘 공격에 사용된 미사일과 드론 생산을 도운 사람들을 겨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U 정상들은 “EU는 특히 무인비행체와 미사일과 관련해 이란에 대해 더 제한적인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을 겨냥한 보복은 자신들이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17일 각료 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보복 감행 여부는 이스라엘이 결정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면서, 이스라엘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대응을 결정하는 주체가 이스라엘이라는 점을 강조한 말인데요. 이런 가운데 영국과 독일 외무장관이 이스라엘에 와서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고 촉구했군요?
기자) 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과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했는데요. 두 사람은 이스라엘 측에 진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캐머런 장관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이 명확하지만, 할 수 있는 한 긴장을 적게 고조시키는 방법으로 대응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베어보크 장관은 독일이 이스라엘과 완전하게 연대한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자제력을 발휘하라고 이스라엘 측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부활시켰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바이든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17일 다시 제재했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기자들에게 국제 에너지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것을 피하고자 베네수엘라에 투자한 미국 기업들이 45일 안에 현지 운영을 접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지난해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일부 해제했었죠?
기자) 네. 지난해 10월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올해 대통령 선거를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르기로 야권과 합의한 뒤에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가스, 광산 부문에 대한 제재를 한시적으로 해제한 바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제재가 부활함에 따라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회사와 사업을 같이 하는 것이 불법이 됐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를 다시 제재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대선과 관련해 야권과 합의한 것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7월에 치를 대선을 앞두고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씨 등 유력 야권 후보들이 후보로 등록하지 못했을뿐더러, 이들 후보의 참모들을 포함해 정부를 비판하는 많은 사람이 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진행자) 마두로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서 이기면 몇 번째 임기를 맞이하는 겁니까?
기자) 네. 세 번째인데요. 참고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임기는 6년입니다. AP 통신은 마두로 대통령 재직 기간 베네수엘라가 제재와 경제 붕괴, 그리고 만연한 억압 아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현재 마두로 정권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을 포함해 수십 개 국가가 마두로 대통령이 승리하고 야권이 참여하기를 거부한 2018년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두로 정부는 정치적 후원 체제와 군부, 그리고 중국, 쿠바, 러시아의 지지를 바탕으로 10년 이상 권좌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제재 부활과 관련해 미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마두로와 그의 대표들이 민주적 야권이 선택한 후보의 등록을 막고, 정적들을 괴롭히고 협박한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모든 후보와 정당이 선거 절차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고 제한이나 지체 없이 모든 정치범을 석방할 것을 마두로 정부에 다시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풀어줄 가능성이 있습니까?
기자) 네. 국무부는 선거에 대한 마두로 정부의 행동에 근거해 제재 정책을 계속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이 말은 제재 해제가 앞으로 베네수엘라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는 뜻입니다.
진행자) 이번 제재에 대해 베네수엘라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베네수엘라 당국은 이런 미국의 외교적 비판을 격앙된 태도로 일축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합의를 지켰다면서 합의 대로 모든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약속을 미국이 저버렸다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차도 씨는 이번 미국의 제재 복원은 마두로 정권 아래 “잔인한 억압의 물결”의 결과이며, 마두로 정부가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제재 부활이 베네수엘라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네. AP 통신은 제재 복원이 장기간 침체한 베네수엘라의 석유와 가스 산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또 마두로 정부가 이번 대선에서 더 공정한 경쟁의 장을 제안하도록 압박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베네수엘라 내 여론은 어떤가요?
기자) 네. 여론조사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 대부분이 기회가 있다면 마두로 대통령을 권좌에서 적극적으로 끌어내리려 한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영국의 환자들에게 필수 의약품이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요.
기자) 네. 영국의 의료분야 싱크탱크 너필드 트러스트는 18일 항생제, 간질약 등 필수 의약품이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어 현재 필수 의약품 부족 상황이 영국에서 '뉴노멀'로 자리 잡았고, EU 국가들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영국에서 약품 부족현상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너필드 트러스트는 지난해 영국에서 제약회사들이 발표한 의약품 재고부족 경고가 1천643건이었다고 집계했습니다. 이는 브렉시트 전인 2020년 648건과 비교하면 약 2.5배 정도 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영국은 지난해부터 2형 당뇨와 간질, ADHD라고 부르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치료제도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합니다.
진행자) 단순히 의약품이 부족한 것으로도 문제지만 때론 이런 상황이 생명과 결부되기도 하는데요.
기자) 네. 일부 의약품은 부족현상이 너무 심각해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건강은 물론 심지어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약국 들이 경고했습니다. 영국약국협회(NPA)의 폴 리스 회장은 환자에게 의약품 부족은 실질적이고 현존하는 위험이라면서 약사가 재고를 찾느라 하루에 몇 시간씩 매달리지만 환자를 때때로 그냥 돌려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약사들의 잘못이 아닌데도 약품을 제공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약사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희귀한 질병을 앓은 환자가 아닌데도 이런 상황에 직면한다는 건 생각하기 어려운 현실이네요.
기자) 네. 보고서의 주요 저자이자 너필드 트러스트의 브렉시트 프로그램 책임자인 마크 다얀은 희귀 의약품이 아닌 일반 의약품이 부족한 것은 10년 전에는 거의 상상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런 상황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과 관련이 있다고요.
기자) 네. 너필드 트러스트의 마크 다얀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이 영국의 공급 문제를 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말했습니다. 브렉시트로 영국이 EU 산하의 유럽의약품청(EMA)과 결별하고 직접 의약품 승인을 시작한 데다 세관 통과 요건도 강화되면서 기존에 원활했던 의약품 공급까지 차질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실제 사례가 확인된 건가요?
기자) 네. 너필드 트러스트는 지난해 승인된 의약품 중 56건은 영국에서 EU보다 승인이 늦었고 8건은 영국에서 승인이 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영국에서는 EU보다 신약 출시가 늦고 브렉시트 이후 영국에 대한 공급을 전면 중단한 기업도 일부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보건사회복지부 대변인은 영국만이 의약품 공급 문제에 직면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영국의 의약품 부족 규모가 조금 더 심각할 뿐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현재 영국만 이런 고충이 있는 것은 아니라면 글로벌한 문제인 건가요?
기자) 네. 너필드 트러스트는 코로나 사태와 물가급등,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안보불안 등으로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의약품 부족 현상이 이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영국의 경우에는 브렉시트로 공급망의 취약성이 더 확연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리버풀 대학의 의약품산업 전문가인 앤드류 힐 박사는 영국은 브렉시트로 인해 이제 필수 의약품을 확보하는 데 미국과 유럽에 뒤쳐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비단 이 문제가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면 유럽연합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네. 너필드 트러스트는 최근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글로벌 의약품 품귀 현상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각국 제약기업의 공급 순위에서 영국이 뒤로 밀리면서 향후에는 공급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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