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공단 ‘남측 출입구’ 인근 건물 철거…한국 관련 시설 추가 해체 주목

개성공단 남측 출입구를 촬영한 작년 4월(왼쪽)과 올해 4월(오른쪽) 위성사진을 비교한 사진. 건물(사각형 안)과 출입구 지붕 시설(원 안)이 사라진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구 인근 건물을 해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으로 규정한 이후 개성공단에선 크고 작은 변화가 관측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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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공단 ‘남측 출입구’ 인근 건물 철거…한국 관련 시설 추가 해체 주목

개성공단의 남측 출입시설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변화가 포착됐습니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27일 자 위성사진에는 개성공단 출입구에서 서쪽, 즉 공단 안쪽 바로 앞에 자리하던 건물 부지가 텅 비어 있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로 40m, 세로 20m의 갈색 지붕 건물이 있던 곳이지만 지금은 흙바닥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 건물은 개성공단 출입구에서 약 50m 떨어져 있어 과거 개성공단을 출입하는 남측 차량, 인원 등을 통제하는 목적으로 운영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VOA가 과거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 건물에서 본격적인 해체 작업이 시작된 건 17일부터입니다.

17일 건물의 지붕 일부가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18일과 19일엔 뜯겨진 지붕의 면적이 더 넓어진 것입니다.

개성공단 남측 출입구의 지난해 모습. 건물(사각형 안)과 출입구 지붕 시설(원 안)이 보인다. 사진=Airbus (via Google Earth)

이날 위성사진에선 출입구 정중앙에 자리한 지붕 시설이 철거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남측 출입구는 건물 2개 사이에 길이 난 형태를 하고 있고, 이 길 정 가운데엔 아치형 모양의 지붕 2개가 차량 2개 차선을 가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지붕이 사라지면서 위성사진에는 회색의 통행로 바닥만 드러납니다.

개성공단에는 한국 파주로 이어지는 남측 출입구와 북한 개성으로 연결되는 북측 출입구가 있습니다. 이번에 변화가 관측된 남측 출입구는 개성공단의 동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어떤 이유로 남측 출입구 일대에 이 같은 변화를 줬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번 움직임이 전체적인 출입구의 해체 등 더 큰 변화로 이어질지도 주목됩니다.

개성공단 남측 출입구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출입구에서 서쪽, 즉 공단 안쪽 바로 앞에 자리하던 건물 부지(사각형 안)가 텅 비어 있는 장면이 보인다. 출입구 중심부에선 지붕 시설(원 안)이 사라졌다. 사진=Planet Labs

특히 대남 정책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향 전환 지시와 관련이 있는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앞서 VOA는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올해 2월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이 철거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6월 개성공단 내 공동연락사무소와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을 폭파한 뒤 이를 방치해 왔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부터 뼈대만 남아있던 공동연락사무소 건물에 대한 해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2020년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현장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시점은 김 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때와 맞물립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2005년 가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120여 개 한국 기업체가 입주해 최대 5만 명에 이르는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2월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등을 이유로 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비무장지대 남측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자료화면)

이후 북한은 한국 측 자산에 대한 전면 동결을 선언했는데, 최근 위성사진에선 북한이 개성공단 내 한국 공장 여러 곳을 무단으로 가동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