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 고위관리들 “북한, 핵으로 정권 유지…미국과 동맹에 억제 딜레마 제기”

윌리엄 라플란테 미국 국방부 획득 및 유지 담당 차관이 30일 하원 군사위 전략군 소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정권 유지를 보장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가 밝혔습니다. 북한이 미국과 역내 동맹국들에게 ‘억제 딜레마’를 제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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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 고위관리들 “북한, 핵으로 정권 유지…미국과 동맹에 억제 딜레마 제기”

윌리엄 라플란테 미국 국방부 획득 및 유지 담당 차관이 30일 미국에 대한 핵 위협의 주체로 중국, 러시아, 이란과 함께 북한을 지목하면서 “북한은 핵무기를 정권의 생존을 보장하고 한국과 역내 미군 모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라플란테 차관] “The DPRK also possesses the ability to attack both our regional Allies and the United States with nuclear weapons. The DPRK views its nuclear arsenal as a means to ensure regime survival and influence both the Republic of Korea and U.S. forces in the region. The threat of the DPRK using of such weapons during a conflict or in an unconventional or clandestine attack is not outside of the realm of possibility.”

라플란테 차관은 이날 하원 군사위 전략군 소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보고서에서 북한이 역내 동맹과 미국에 대한 핵 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한 분쟁 중, 혹은 비정규전이나 은밀한 공격에 있어서 북한의 핵무기 사용 위협은 “가능성의 영역 바깥에 있지 않다”고 경고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

라플란테 차관은 아울러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을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라플란테 차관] “The DPRK also continues to advance its ICBM capability and its leadership recently declared that the country's status as a nuclear weapons state “has now become irreversible.”

아울러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는 ‘불가역적인 것이 됐다‘고 북한 지도부가 최근 선언했던 점을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9차 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핵무기 발전 고도화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한 핵 무력 정책을 헌법에 명시한 바 있습니다.

비핀 나랑 국방부 우주 정책 담당 수석부차관보가 30일 하원 군사위 전략군 소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핀 나랑 국방부 우주 정책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이날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보고서에서 “북한은 핵과 탄도미사일 역량을 꾸준히 향상시키고 다양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나랑 수석부차관보] “The DPRK continues to improve and diversify its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capabilities. Though not a competitor on the same scale as Russia or the PRC, the DPRK presents deterrence dilemmas for the United States and regional allies. Conflict on the Korean Peninsula risks escalation and the involvement of multiple regional nuclear-armed actors.”

이어 “북한은 러시아 또는 중국과 같은 규모의 경쟁자는 아니지만 미국과 역내 동맹국들에게 ‘억제 딜레마’를 제기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서의 분쟁은 긴장 격화와 역내 여러 핵 보유 행위자들의 관여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억제 딜레마는 지난 2022년 10월 발표된 미 핵태세검토보고서(MPR)에서 언급된 개념으로, 미국이 전략자산 등 확장억제를 제공할 경우 중국, 러시아 등 주변 핵보유국들의 반발과 무력 개입을 촉발해 더 큰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나랑 수석부차관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동맹에 대한 공약의 일환으로 핵 협의∙조정을 계속해서 심화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26일 백악관 공동 기자회견에서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워싱턴 선언’의 결과물인 미한 간 핵협의그룹(NCG) 2차 회의를 최근 백악관에서 가졌다고 설명했습니다.

NCG는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양국 공동의 핵과 전략 기획을 통해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한 능력을 보장하는 지속적인 미한 양자 간 협의체입니다.

NCG 미국 측 대표이기도 한 나랑 수석부차관보는 다음 달 서울에서 세 번째 NCG 회의가 열릴 것이라면서, 정보 공유, 협의, 조정, 전략적 통신, 미한 전력의 통합, 핵∙전략 계획 수립, 지도부 의사 결정 등이 포함된 NCG의 구체적인 업무 흐름들은 확장 억제를 강화하고 북한에 의해 제기되는 위협을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