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에 전 전문가패널 위원] “제재 위반 더 많아질 것...대안 보고서 더 자세할 수도”

수에 슈지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9일 VOA 함지하 기자와 인터뷰했다.

최근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활동 중단으로 임기를 조기에 마치게 된 일본의 수에 슈지 전 위원은 앞으로 북한 등의 제재 위반 사례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수에 전 위원은 9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불법 행위를 지적한 전문가패널의 마지막 보고서에 대한 러시아의 반발이 패널 종료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대안 조직이 창설되면 중국과 러시아의 불법 행위를 더 자세히 담은 보고서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자위대에서 20여년 간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다룬 뒤 2021년부터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수에 전 위원을 함지하 기자가 한국어로 인터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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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에 전 전문가패널 위원] “제재 위반 더 많아질 것...대안 보고서 더 자세할 수도”

기자) 임기를 약 2년 앞두고 활동을 중단했는데요. 이 조직이 해산되고 따라서 전문가패널의 보고서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수에 전 위원) 안보리 위반 사례가 많은 가운데 이를 조사하고 보고할 수 없다는 것은 매우 유감입니다. 그런데 그 문제를 언급하기 전에 제가 전문가패널의 역할에 대해서 몇가지 설명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 전문가패널은 지난 15년 동안 보고서를 통해 북한 제재 위반 방식을 객관적으로 전달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전문가패널은 안보리 결의 위반 조사 중에 관련 국가 및 단체에 서한을 보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데요. 서한에서는 그 위반에 대한 일정한 증거를 제시하는데, 이 서한을 보내는 것 자체가 관련 국가 및 단체에 대해 제재 위반 가능성이 높다는 식으로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러시아와 북한 간의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 사례를 보면 일부 국가가 위반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로 인해 무기 의존과 위반, 북한의 외화벌이가 더 활발해질 것이 예상됩니다.

기자) 전체 대북제재 위반 사례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그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큽니다. 게다가 러시아는 지금 북한에서 무기를 공급받고 있는데요. 이런 이유 때문에 러시아는 북한에 일종의 선물을 줘야 했고, 그래서 전문가패널의 활동을 좀 중단시켰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수에 전 위원) 아시다시피 (전문가패널은) 러시아에서 발생한 제재 위반 사례를 보고했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 노동자들의 외화벌이 그리고 북한 외교관들이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관련 부품, 기술을 전달하는 활동을 보고했습니다. 2024년 4월에 우리가 발표한 보고서에 러시아와 북한 간 철도를 이용한 무기거래 정보를 기록하면서 러시아의 강한 반대를 느꼈습니다. 아시다시피 마지막에 우리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선박을 이용한 더 큰 규모의 무기 수출 사례에 대한 자세한 기술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북한 미사일 부분이 발견된 사실을 간단하게 기록했습니다. 아마 제 생각에는 이런 사실에 대해 러시아가 불쾌해 했을 수도 있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중국, 러시아 전문가와 함께 활동하는데 어려움은 없으셨습니까? 이번 일이 불거지기 전부터 마찰은 없었는지요?

수에 전 위원) 개인적으로 관계는 괜찮은데요. 약간 얘기하지 못할 부분이 있습니다. 노코멘트하겠습니다.

기자) 그래도 혹시라도 추후에 중국 러시아와 다시 같이 혹시라도 일을 할 기회가 있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수에 전 위원) 제 생각은 러시아에서 중국에서 오신 전문가패널 전문가들이 같은 목적을 갖고 있으면 우리가 달성하는 것은 매우 많겠죠.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게 조금 아쉬운 부분으로 남아있군요?

수에 전 위원) 네, 맞습니다.

기자) 전문가패널에서 주로 해외 노동자 문제와 재래식 무기를 담당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팬데믹이 끝나면서 전체적으로 위반이 증가하는 추세인가요? VOA는 최근 성업 중인 라오스의 북한 식당을 취재하기도 했는데요. 또 중국의 북한 식당 또 70 개가 넘는다는 내용도 보고서를 통해 지적하셨죠?

수에 전 위원) 예, 맞습니다. 아시다시피 전문가패널 보고서에서는 상당수의 (해외 북한) 식당 사례를 소개했지만 여전히 그 외에도 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IT 관련자의 활동이나 신분증 위조 문제, 그리고 많은 사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미사일 수출에 대해서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사용된 북한산 미사일은 한 두발 수준이 아닙니다.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한 사건이 많습니다.

기자) 지금 말씀하신 미사일은 대략 어느 정도 규모인가요?

수에 전 위원) 20발 정도의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그것도 조사가 필요하겠죠.

기자) 또 해외 노동자 규정 위반은 북한 해외 식당이나 건설 현장에서 주로 포착되는데요. 사실은 학교나 연구소에 있는 북한 국적자도 노동자 규정 위반 아닌가, 그런 지적이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 극동 지역의 한 대학교가 북한과 추가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내용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수에 전 위원) 맞습니다. 과거 전문가패널 보고서에서 유럽의 사례를 지적했는데요. (북한 연구원이) 연구소에서 급여를 받으며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이 국가가 신속하게 대응하며 북한 연구원을 추방했습니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박사학위 취득 후 그대로 연구소에 남아서 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우리 생각은 이는 다른 나라도 제재 이행할 때 참고할만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지금 중국과 러시아의 굉장히 많은 학생들이 지금 현지에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중국과 러시아는 또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 이런 걸 좀 보였나요?

수에 전 위원) 중국에서도, 러시아에서도 대답을 받았는데, 더 자세한 대답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러니까 실제로 해결은 안 된 상태네요.

수에 전 위원) 패널이 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재래식 무기 부문도 자세하게 들여다보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VOA는 이스라엘에서 하마스가 사용하는 북한제 무기도 직접 현지에서 확인했습니다. 여전히 중동 지역에서 북한 무기가 유통되고 있습니까?

수에 전 위원) VOA가 현장으로 가서 한 매우 중요한 보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해요. 앞으로 전문가패널로서도 조사해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최근엔 러시아 제재 위반 사례에 많이 가려지긴 했는데요. 아프리카에서 제재 위반이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았는데요. 베냉에선 북한이 만든 동상이 제막하고 또 세네갈에선 만수대 창작자 소속 건설 노동자들이 활동한 사실이 VOA 취재를 통해서도 드러났었는데요. 아프리카 나라들이 제재 이행을 하지 않는 부분,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수에 전 위원) 물론 아프리카에도 전문가패널의 조사에 협력하는 국가들이 있지만 북한과 역사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나라도 있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 많은 국가들이 북한의 도움으로 다양한 국가기반시설을 구축했죠. 또한 구체적인 사정도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으면 어떤 국가에선 의료 관계자가 일하고 있는데요. 북한의 의료 관계자를 고용하는 것이 저렴하다고 합니다. 또한 이런 지역에선 의료 관계자가 부족하니까 그냥 추방하기는 어렵겠죠. 그래서 이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대체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안보리 제재 이행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자) 아프리카의 열악한 상황을 이해하고, 그 나라들이 북한 인력을 고용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군요?

수에 전 위원) 그렇습니다.

기자) 전문가패널이 해산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하지만 막상 전문가패널이 이미 활동을 하던 시기에도 대북 제재 이행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전문가패널이 여러 가지 권고 사항을 냈는데 그것에 대한 실질적인 이행이나 조치가 없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수에 전 위원) 그것은 바로 안보리 기능에 대한 문제이죠. 1개 나라가 반대하면 제재 지정이 안 된다, 만장일치가 아니면 안 된다는 방식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전문가패널의 권고가 있어도, 아무리 권고를 해도 1개 나라가 반대를 하면 다 안 된다, 그런 시스템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렇다면 이제 대안 조직을 창설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그런다고 해서 큰 해법이 있는 것은 아닐 수 있겠네요.

수에 전 위원)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잖아요. 그 문제점을 철저히 확인하고, 새로운 가능성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엔 이외 옵션도 하나의 가능성으로서 배제하면 안 되겠죠.

기자) 유엔 밖에서의 조직이라고 하면 유엔 안보리의 영향력이 행사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런 비판 혹은 우려도 나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수에 전 위원) 제 생각은 제재 이행에 적극적인 국가들이 공론으로 안보리 결의 이행을 강하고, 또 다른 국가들을 포함시킬 수 있다면 그것은 그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나라들이 만든 보고서는 문제점을 더 상세하게 지적할 수 있으면 관련 국가의 더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쉽게 말해서 지금까지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실리지 못했던 내용도 보고서에 실을 수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네요?

수에 전 위원) 새로운 조직이 만든 전문가패널 보고서가 어떤 내용이 될지는 저도 궁금하네요.

기자) 그러면 지금까지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실리지 못했던 그런 내용도 있었다고 봐야 하는 것이죠?

수에 전 위원) 우리가 더 자세하게, 구체적으로 정보를 포함할 수 있으면 더 재미있는, 효과가 있는 보고서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미국 등 일부 나라는 지금 독자 제재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 일본은 물론 호주, 뉴질랜드, 유럽연합 이런 나라들이 공동으로 제재를 발표하는 경우도 볼 수 있는데요. 안보리의 제재만큼 효력이 있을까요?

수에 전 위원) 제 생각은 아무리 안보리가 아니더라도, 그 나라들이 같이 협력해서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면 그 효과는 크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 나라들을 포함시킬 수 있느냐, 그게 문제입니다.

기자) 앞으로 대북제재의 향방, 어떻게 보십니까?

수에 전 위원)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북한산 탄도미사일이 사용돼 희생자가 발생했잖아요. 이런 사태가 바로 전문가패널이 다뤄야 할 사건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그 전문가패널의 대체를 검토하게 될 경우 어떤 목적을 가진 조직으로 만들 것인지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수에 슈지 전 전문가패널 위원으로부터 각국의 대북제재 위반 사례와 전문가패널의 활동, 추후 창설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조직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함지하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