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원, 바이든에 “한국전 영웅에 명예훈장 수여해야” 서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찰스 존슨 미 육군 일병의 모교인 뉴욕주 밀브룩에 있는 존슨 일병은 알링턴 고등학교에 지난 2011년 존슨 일병을 기리는 동상이 세워졌다. 사진 = 미 육군 제공

미국 하원의원이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찰스 존슨 미 육군 일병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할 것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촉구했습니다. 존슨 일병의 영웅적 행동이 오랫동안 정당한 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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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의원, 바이든에 “한국전 영웅에 명예훈장 수여해야” 서한

민주당 소속의 팻 라이언 하원의원이 지난 7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자신의 지역구인 뉴욕주 출신의 찰스 존슨 미 육군 일병의 은성훈장을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으로 격상시켜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존슨 일병은 한국전에 참전해 최소 8명의 동료 미군 병사들을 구하고 전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이런 영웅적인 행동이 오랫동안 정당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라이언 의원은 서한에서 “존슨 일병은 1953년 6월 12일 서울에서 북쪽으로 약 96km 떨어진 철원계곡의 작지만 전략적으로 중요한 고지인 해리 전초기지를 방어하던 중 전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소속 팻 라이언 하원의원이 지난 7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중 일부.

[서한] “PFC Johnson was killed in action on June 12, 1953, while defending Outpost Harry–a small but strategically important hill in the Choran Valley, about 60 miles north of Seoul, South Korea. During the night and early morning of 11 and 12 June 1953, against overwhelming odds during an attack on his element's position, Private First Class Johnson acted with complete disregard for his personal safety to ensure the safety of his fellow soldiers. Ignoring his own injuries, he treated several wounded comrades, dragging one soldier through the trenches while under direct artillery, mortar, and small arms fire to a secure bunker… He displayed true heroism and gallantry in action by departing his fighting position in order to place himself between his comrades and the enemy, thereby creating the conditions for their successful rescue. He is credited for saving the lives of at least eight men that night.”

특히 “존슨 일병은 1953년 6월 11일 밤부터 다음 날인 12일 이른 아침 자신의 부대가 공격당하는 상황에서 엄청난 위험에도 불구하고 동료 병사들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안전을 무릅쓰고 행동에 나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자신의 부상을 뒤로한 채 여러 다친 전우들을 치료했고, 포격과 박격포 및 소총 사격을 직접 받는 상황에서 한 병사를 참호를 통해 안전한 벙커로 데리고 갔다”고 밝혔습니다.

또 “존슨 일병은 전우들이 성공적으로 구조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전투 진지를 벗어나 전우들과 적 사이에 자신을 놓음으로써 진정한 영웅심과 용맹함을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그날 밤 최소 8명의 목숨을 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존슨 일병은 사후인 2011년 은성훈장을 수여 받은 바 있습니다.

라이언 의원은 그러나 “존슨 일병의 행동은 명예훈장으로 격상될 자격이 있다”며 “한국전쟁 영웅인 존슨 일병에게 지체 없이 명예훈장을 수여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서한] “However, his actions deserve an upgrade to the Medal of Honor… I urge you to award the Medal of Honor to Private First Class (PFC) Charles R. Johnson, a hero of the Korean War, without delay… Section 582(a) of the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for Fiscal Year 2022 (S. 1605) includes a waiver for PFC Johnson to receive the Medal of Honor beyond the statutory five-year limit. Despite Secretary Austin formally recommending PFC Johnson for this award, no progress has been made in over two years.

더 나아가 명예훈장은 공로를 세운 지 5년 이내에 수여돼야 한다는 법적 요건을 존슨 일병의 경우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2022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 포함된 점을 거론하며 “오스틴 장관이 공식적으로 존슨 일병에 대한 명예훈장 수여를 권고했지만 2년이 넘도록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주 밀브룩 출신인 존슨 일병은 1951년 지역 알링턴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미 육군에 입대해 한국전에 참전했습니다.

알링턴 고등학교는 2010년 존슨 일병의 이름을 딴 ‘존슨 홀’과 추모의 벽을 세워 존슨 일병을 기리고 있습니다.

라이언 의원은 서한에서 “지난 70년 동안 존슨 일병의 가족과 지역사회는 그의 영웅적인 행동에 대한 적절한 예우를 간절히 원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존슨 일병의 마지막 남은 동생의 나이를 고려할 때 의회가 부여한 권한을 활용해 존슨 일병에게 명예훈장을 조속히 수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는 라이언 의원의 서한에 대한 백악관의 논평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전 참전용사 로이스 윌리엄스. 사진 = CAPY Royce Williams / Facebook.

한편 미 의회에서는 2025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한국전쟁의 ‘잊힌 영웅’으로 알려진 미 해군의 로이스 윌리엄스 예비역 대령에게 최고의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을 수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명예훈장은 공로를 세운 지 5년 이내에 수여돼야 한다’는 법적 요건을 윌리엄스 대령의 경우에 한해 예외를 두겠다는 취지입니다.

윌리엄스 대령의 경우 한국전에서 소련군의 미그 전투기 4대를 홀로 격추하는 등 큰 공을 세웠지만, 당시 임무가 수십 년 동안 기밀로 분류되면서 훈장 수여 기한이 만료돼 명예훈장을 받지 못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