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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한국전 ‘잊힌 영웅’에게 ‘십자훈장’ 수여… “용기와 희생으로 조국에 헌신” 


미국 수도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자료사진)
미국 수도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자료사진)

미 해군이 한국전 참전용사에게 십자훈장(Navy Cross)을 수여했습니다.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서 한국전 당시 소련군의 미그 전투기 4대를 격추한 공로를 뒤늦게 인정한 것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장관이 한국전 참전용사인 로이스 윌리엄스 예비역 대령에게 해군 십자훈장을 수여했다고 미 해군이 발표했습니다.

미 해군은 21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윌리엄스 예비역 대령이 1952년 11월 18일 당시 해군 대위로 세운 수훈으로 1953년 5월에 받은 은성무공훈장(Silver Star Medal)의 등급을 높였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윌리엄스 예비역 대령은 한국전쟁 중 7대의 적 미그-15기에 맞서 3대의 전투기 편대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십자훈장은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 다음으로 영예로운 훈장입니다.

델 타로 장관은 성명에서 “윌리엄스 대령과 관련된 수많은 조사에서 밝혀진 사실들을 검토한 결과 그 사례가 특별하고 비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델 타로 장관] “Having reviewed the findings of now numerous investigations related to the case of Capt. Royce Williams, I have determined this case to be special and extraordinary…Lt. Williams took the lead of an incredibly critical mission during the Korean War which led to the protection of Task Force 77 from enemy attack.”

그러면서 전쟁 당시 “윌리엄스 대위는 (미 해군 7함대의 항모 전투단인) 제77 기동부대를 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매우 중대한 임무를 이끌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델 타로 장관은 이어 “용기와 희생으로 조국을 위해 헌신한 그의 용맹스러운 행동에 대해 십자훈장을 수여하는 것을 승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윌리엄스 예비역 대령은 1952년 11월 당시 해군 대위로 소련 국경과 인접한 지역에서 전투기를 몰고 35분여 동안 적의 미그-15 전투기 넉 대를 홀로 격추하는 수훈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오히려 소련을 자극해 전쟁이 확대될 수 있다는 미 정보 당국의 판단에 따라 그의 공로는 기밀에 부쳐졌습니다.

윌리엄스 예비역 대령은 이듬해 적기 1대를 격추한 것으로 축소 보고된 뒤 은성무공훈장을 받았습니다.

이후 베트남 전쟁까지 참전한 뒤 1980년 해군 대령으로 예편한 그의 공로는 2002년 기밀이 해제된 뒤에야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한편 미 의회는 앞서 통과시킨 2023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 윌리엄스 예비역 대령에게 최고의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을 수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시켰습니다.

명예훈장은 전공을 세운 시기로부터 5년 안에 시상해야 하지만 특별한 경우 이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법안에 반영한 것입니다.

대럴 아이사 하원의원 등 여러 의원은 앞서 올해 97세인 윌리엄스 예비역 대령을 ‘잊힌 영웅’으로 평가하며 그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해야 한다고 강조했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3일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함으로써 윌리엄스 예비역 대령이 명예훈장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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