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16일 공동성명 채택과 함께 폐막했습니다. 하지만 중립적 입장을 취했던 나라들이 대거 서명에 빠지면서 당초 기대했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시내각을 해산했다고 이스라엘 고위 관리들이 말했습니다. 지난달 중국의 산업생산은 예상보다 부진했던 반면, 소매판매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스위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소식부터 들어보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종전 방안을 논의하고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국제회의가 16일 이틀 일정을 마무리하고 폐막했습니다. 스위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는 전 세계 약 90개 국가와 국제기구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중국은 불참했지요?
기자) 네. 러시아는 지난 4월 일찌감치 불참을 통보했고요. 러시아의 주요 동맹인 중국도 이달 초 불참을 선언하면서, 중국 정부는 평화적 해결에 도움이 되는 노력을 지지하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진영 대결의 장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4일까지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워싱턴으로 복귀했고요.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는 해리스 부통령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평화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공동성명은 우크라이나의 지속 가능한 평화체제와 무력 사용 자제 원칙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원전 시설은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주권적 통제 하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정한 원칙에 따라 안전하게 운영돼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 식량안보 위기도 고조되고 있는데, 공동성명에 이에 대한 입장도 담겼나요?
기자) 네. 성명은 흑해와 아조우해에서 자유롭고 안전한 상업적 항해와 항구 접근이 중요하다고 명시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농산물이 안전하게 제공돼야 하며, 어떤 식으로든 식량안보가 무기화되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전쟁포로의 완전한 교환과 석방, 우크라이나 아동과 민간인 억류자의 송환을 촉구하는 내용도 공동성명에 담겼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회의가 당초 기대했던 것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공동성명 서명국 수가 기대했던 것보다 줄었습니다. 폐막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80여 나라가 서명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하지만 최종적으로 78개 나라만 서명했습니다. 특히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영향력 있는 나라들이 대거 서명에서 빠졌습니다.
진행자) 인도와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러시아와 중국이 속한 신흥 경제공동체 ‘브릭스(BRICS)’ 회원국들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올 초 브릭스에 공식 가입했다고 선언한 바 있고요. 인도네시아, 태국, 리비아, 바레인 등 브릭스 가입을 추진하거나 관심을 나타내 온 나라들도 서명하지 않았습니다. 또 회의 주최국이자 중립국을 표방하는 스위스와 교황청도 서명에 동참하지 않았는데요. 일각에서는 당사국인 러시아, 그리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의 불참으로 회의의 실효성과 종전 논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회의 기간에 나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주요 발언 내용 살펴볼까요?
기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러시아를 평화롭게 만들 두 가지 방법이 있다면서 첫 째는 외교이고, 둘째는 강력한 방위력과 군대라고 강조했고요. 중국이 갈등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원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철수하면 우크라이나는 즉각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며칠 전 있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응답인가요?
기자) 그렇게 풀이됩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개막 바로 전날인 14일, 느닷없이 휴전 제안을 내놨는데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에서 우크라이나 군대가 철수하고,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포기하면 휴전하고 대화에 나서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라면 어느 지역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도네츠크, 루한시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4개 지역으로,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차지합니다. 여기에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름반도를 강제병합해 지금까지 실효 지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평화회의에 대한 미국과 유럽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설리번 보좌관은 이번 회의는 평화란 어떤 것인지 그 핵심 성격과 핵심 기반을 정의하는 것이었다면서, 그것은 유엔헌장과 국제법의 원칙, 주권과 영토 보전의 개념이라고 말했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어떤 나라도 다른 나라를 무력으로 정복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게 대명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진정한 평화는 단번에 달성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인내와 결단이 필요한 긴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이스라엘로 가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전시내각을 해산했다고요?
기자) 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7일 전시내각을 해산했다고 이스라엘 현지 매체들이 이스라엘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일제히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전시내각 체제에 들어간 게 8개월 전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되자 며칠 만에 바로 전시내각을 꾸렸습니다.
진행자) 전시내각은 어떻게 구성됐죠?
기자)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 등 투표권을 가진 3명과 투표권이 없는 3명 등 6명으로 이뤄졌는데요. 전쟁과 관련한 최고 결정 협의체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얼마 전 이 중에서 간츠 대표가 이탈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도 성향 정치인으로 국방부 장관을 지낸 간츠 대표는 지난 9일 네타냐후 총리가 “진정한 승리를 향한 전진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하며 전시내각 사퇴를 전격 선언했습니다. 여기에 투표권이 없던 다른 2명의 의원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전시내각 구성원은 3명만 남았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현 전시내각을 해산하고 새로 전시내각을 꾸리게 되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관리들에 따르면 전시내각이 다뤘던 안건 일부는 국가안보회의로 넘어가고요. 더 민감한 안건은 정부 구성원이 포함된 소규모 협의체에서 다루게 될 거라고 합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군이 가자 남부 일부 지역에 대한 제한적인 군사작전 중단을 선언했다고요?
기자) 네. 이스라엘 군 당국이 16일 성명을 내고 “가자 특정 구역에서 낮시간대 군사활동을 전술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군사활동 중단이 적용되는 지역은 이스라엘 남부 국경에 있는 케렘 샬롬 검문소부터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살라알딘 도로와 그 북쪽입니다.
진행자) 이런 조처를 하는 이유가 뭐라고 합니까?
기자) 인도적 목적에 따라 구호물자를 전달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입니다. 이스라엘 군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군사활동 중단 조치가 시행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군의 조처에 이스라엘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타냐후 총리와 연정 내 극우 인사들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총리실 소식통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16일) 아침 일시적 군사활동 중단 보고를 듣고 군사보좌관에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습니다. 극우 정치인인 이타마르 벤그리브 국가안보장관과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도 내각에 제출되지도 않은 망상적 접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달 중국의 주요 경제 성적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5월 중국의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는 4월의 6.7% 증가율보다 둔화한 거고요. 로이터가 실시한 전문가들의 전망치 6.0%에는 못 미치는 것입니다.
진행자) 반면 소매판매는 늘었다고요?
기자) 네. 5월 중국의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는데요. 이는 지난 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입니다. 참고로 4월 중국의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였습니다.
진행자) 소매판매는 중국의 내수 시장 동향을 알 수 있는 또 다른 주요 경제 지표인데요. 5월 소매판매가 크게 증가한 요인은 뭘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5월에 있었던 중국의 노동절 연휴를 한 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중국은 올해 5월 1일부터 5일까지 노동절 연휴였는데요. 이 노동절 연휴 효과와 더불어, 소비 진작 정책 등 중국 정부의 각종 부양책의 영향이 소매판매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경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구매자관리지수(PMI)라는 것도 있죠?
기자) 네.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신규 주문과 생산, 재고 등을 조사해 수치로 나타내는 지표인데요. 통상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합니다. 5월 중국의 PMI는 49.5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전달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기자) 4월 중국의 PMI는 50.4였습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다시 50 아래로 떨어진 겁니다. 여전히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더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경제의 큰 축인 부동산 부문은 어떻습니까?
기자) 부동산 부문도 여전히 부진합니다. 1월~5월까지 기간 부동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했는데요. 이는 1월~4월까지의 9.8%에서 더 떨어진 겁니다.
진행자) 부동산 가격 하락이 투자 침체로 이어지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기반으로 로이터 통신이 산출한 바에 따르면, 5월 중국의 신규 주택 가격은 전달 대비 0.7% 하락했습니다. 이로써 중국 신규 주택 가격은 11월째 하락을 이어갔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와 높은 지방정부 부채, 디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중국 경제 활동의 큰 걸림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도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지난달 중국 인민은행은 팔리지 않는 주택들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저렴한 주택대출 프로그램을 발표했고요. 중국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등 주택 구입자들을 위한 여러 조처를 내놨습니다. 하지만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17일 언론 브리핑에서, 부동산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다면서 정책이 시행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 경제 회복을 저해하는 요인의 하나로 실업률도 꼽히고 있는데요. 5월 중국 실업률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지난달 취업 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습니다. 5월 전국 조사 기준, 실업률은 5.0%로 4월과 같았습니다. 중국 당국은 주요 프로젝트와 관련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내수와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추가 경기 부양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