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가 50기에 달하며 조립 가능한 핵탄두 수는 최대 90기로 추정된다는 국제연구단체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뚜렷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우려해야 할 움직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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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민간연구단체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올해 1월 기준으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를 50기로 추정했습니다.
SIPRI는 17일 공개한 세계 군비와 군축, 안보에 대한 2024년 연례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해 추정한 30기에서 1년 새 20기가 더 늘어난 수치입니다.
또한 북한이 조립할 수 있는 핵탄두 수를 지난해보다 20기 증가한 최대 90기 정도로 추정해 북한이 핵물질 보유량을 계속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SIPRI 보고서] “SIPRI estimates that, as of January 2024, North Korea possessed around 50 nuclear weapons but that it probably possessed sufficient fissile material for an approximate total of up to 90 nuclear devices, depending on warhead design. Based on statements by the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and North Korea’s expanding force posture, it seems likely that North Korea intends to increase its nuclear warhead inventory significantly.”
그러면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과 군사력 증강 태세를 고려할 때 핵탄두 재고를 크게 늘릴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SIPRI는 또 “북한은 핵무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을 생산해왔지만, 핵무기에 사용되는 고농축우라늄(HEU)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북한의 군사 교리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SIPRI 보고서] “North Korea has produced plutonium for use in nuclear weapons but is believed to be producing HEU for nuclear weapons as well. This section continues by summarizing the role played by nuclear weapons in North Korea’s military doctrine.”
보고서는 북한에 대한 이 같은 추정치는 “북한이 핵무기에 사용하기 위해 생산한 것으로 추정되는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의 양, 핵실험 이력, 관측 가능한 미사일 전력과 전문가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계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탄두와 운반 수단의 수, 유형을 분석하는 것은 제한적이거나 신뢰할 수 없는 공개 자료로 인해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에 대한 정확한 공개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는 모두 추정치라고 전제하면서도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은 분명 늘고 있으며, 우려할만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We know that the five megawatt reactor has been operational. We think they have a fairly robust enrichment program to make weapon grade uranium. And if that's the case, then we would expect the arsenal to go up. So North Korea’s possession of nuclear materials is increasing.”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1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핵무기 제조 가능 개수는 무기급 우라늄 제조와 플루토늄 생산에 달려 있다면서 “북한이 수십 기의 핵무기를 제조하기에 충분한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의 5메가와트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들이 무기급 우라늄을 만들기 위한 상당히 강력한 농축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물질과 핵탄두 보유량이 증가했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추정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최대 90여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했다는 추정치는 다소 과대계상된 측면이 있다면서 현재 북한이 만들 수 있는 핵탄두 수는 최대 40~50기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I won't say it was the most sophisticated analysis in the world but when I look around, it's a lot more sophisticated than what I normally see. I ended up with an average of about like I said 46 and it could be 50 now a consensus.”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스스로 주장하는 핵무력 완성을 위해 조금씩 진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면서, 자신들이 목표로 한 핵 역량을 갖추기 위해 계속 핵물질 보유량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I mean if it really is quite a tactical battlefield nuclear or how to put this if it wants to use nuclear weapons on the battlefield in a war with South Korea, it's going to need a lot more because you know, South Korea has a lot of dispersed and hardened facilities. Its troops can be dispersed and so it takes lots of nuclear weapons to do to really destroy them.”
북한이 한국의 여러 주요 시설을 겨냥해 적당한 폭발력을 갖춘 전술핵을 사용할 계획이라면 많은 핵무기가 필요할 것이며, 그럴 경우 50기의 핵무기 보유 만으로도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실제로 북한은 최근 한국에 대한 도발과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고, 핵탄두 전달체계, 즉 탄도미사일 역량 진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충분한 핵무기 확보를 위해서 핵물질 보유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려는 노력을 더욱 기울일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러시아가 북한에 핵 관련 주요 기술을 공유하거나 이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역대 어느 국가도 핵 관련 기술을 타국에 이전한 사례는 없으며, 북한에 핵 기술을 이전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러시아에도 매우 위험천만한 결정이라는 점을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핵 기술 공유 대신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운반 체계, 즉 탄도미사일 관련 교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북한의 요구에 응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