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창설 75주년을 기념하는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나토 동맹국과 한국, 일본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들이 참석해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 등 안보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주요 일정과 의제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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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워싱턴에서 32개 나토 동맹국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나토 정상회의가 개최됩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나토의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과 유럽연합(EU)도 참석합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는 나토 창설 75주년을 기념해 열려 큰 의미를 지닙니다.
먼저 첫째 날인 9일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나토 지도자들을 환영하고 나토 창설 7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백악관 인근 멜론 오디토리움에서 열립니다.
멜론 오디토리움은1949년 4월 4일 나토 창설의 근거가 된 북대서양조약이 체결된 장소로, 지난 1999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나토 창설 50주년 기념행사도 이곳에서 열렸습니다.
이어 본 행사가 열리는 둘째 날(10일)엔 스웨덴을 나토의 새 회원국으로 환영하는 행사에 이어 32개 나토 동맹국이 참여하는 정상회의가 본격적으로 개최될 예정입니다.
정상회의 이후 저녁에는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주최하는 친교 만찬이 열립니다.
마지막 날인 11일 오전에는 32개 나토 동맹국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국 및 EU가 참여하는 정상회의가 열리게 됩니다.
또 11일 오후 나토와 우크라이나 정상이 참여하는 이사회 회의도 열릴 예정입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양자 안보 협정을 체결한 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국, 그리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여하는 정상회담을 별도로 개최하고, 회담 후 기자회견을 갖습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특히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가 가장 중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사전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의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라며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집단 방위를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파트너십을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 “We will increase our support to Ukraine for the long haul; Reinforce our collective defence; and deepen our global partnerships. Our most urgent task at the Summit will be support to Ukraine...So at the Summit next week, I expect heads of state and government will agree a substantial package for Ukraine.”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과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위한 실질적인 패키지에 합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간 협력 문제도 중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 정부 고위 관리는 지난 5일 사전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부추기는 중국을 비판하며,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방위 산업 지원 문제가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부추기는 “우리 동맹국들은 이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고, 따라서 이 문제를 거론하는 데 있어 강력한 언어가 사용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나토 32개국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의 공동 선언문에 러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를 지원하는 중국 등 글로벌 안보를 위협하는 요소들을 비판하는 내용도 상당 부분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과 나토 간 첫 공동 문서도 채택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VOA에 인도태평양 협력국들이 나토 회원국들과 중러 협력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오핸런 연구원] “We see this new emerging axis of China, Russia, North Korea and Iran. And two of those countries are very close to South Korea. And so it's going to be an issue, an ongoing area of potential cooperation that any key U.S. partner in East Asia has to worry about.
오핸런 연구원은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이 새롭게 부상하는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그중 두 나라는 한국과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고, 이들에 대한 대응은 미국과 동아시아 주요 파트너 간 잠재적 협력의 영역”이라고 말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VOA에 이번 정상회의가 주로 유럽 안보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각국은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 특히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을 공급하는 문제와 대응책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most of the issues will focus on European security and in particular, Ukraine is relationship to Nardo and how it can move toward NATO's membership… But I'm sure that the countries will talk about the North Korean relationship with Russia and in particular its weapons and ammunition supply to Russia and whether there's anything that can be done about that.”
한편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워싱턴에 도착해 체코,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일부 나토 회원국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갖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도 면담할 예정입니다.
이어 이날 저녁에는 바이든 대통령 내외가 주최하는 친교 만찬에 참석하며, 다음 날인 11일에는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과도 별도 회동을 할 예정입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2022년 스페인 마드리드 정상회의와 지난해 리투아니아 빌뉴스 정상회의에 이어 3년 연속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을 받았습니다.
나토 정상회의 기간 중 미한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도 주목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대통령실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고 또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한미일 관계와 한미 관계를 별도로 떼어내 정상회담을 할 여유와 시간이 있을지 현재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8일 한국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나토는 1949년 4월 4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당시 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대항해 북미와 유럽 국가들이 집단 방위를 목적으로 창설한 군사 동맹입니다.
나토는 창설 이래 회원국 간의 군사적 협력과 정치적 협의를 통해 유럽-대서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