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필리핀 안보 협력 강화 법안이 미 상원에서 발의된 데 대해 미 국무부는 역내 동맹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정치적 조작’이라며 법안 발의에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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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는 17일 “미국과 필리핀, 그리고 역내 다른 파트너 및 동맹국 간의 강력하고 효과적인 관계는 우리 공동의 안보와 공통된 이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Robust and effective relationships between and among the United States, the Philippines, and our other partners and allies in the region are critical for our shared security and common interests. For more information, we point you to the Joint Statement from the 11th United States-Philippines Bilateral Strategic Dialogue from April 23, as well as the United States-Philippines-Japan Joint Vision Statement from the historic Trilateral Leaders’ Summit on April 12.”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필리핀, 한국, 일본과의 다자간 협정 체결 및 이행 지원 등이 포함된 필리핀과의 안보 협력 강화 법안이 상원에서 발의된 데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세한 내용은 지난 4월 23일 열린 제11차 미국-필리핀 양자 전략 대화의 공동 성명과 지난 4월 12일 열린 역사적인 3국 정상 회담의 미국-필리핀-일본 공동 비전 성명을 참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4월 12일 백악관에서 3국 정상 회담을 연 뒤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남중국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공세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국방 및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또 미국과 필리핀의 고위 관리들은 지난 4월 23일 워싱턴에서 양자 전략 대화 뒤 발표한 공동 성명을 통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의 주권과 관할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하며 미국과 필리핀 양측 간 국방 및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논의를 지속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공화당 중진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지난 12일 미국과 필리핀 간 협력 증진 조치를 담은 ‘2024 미국-필리핀 파트너십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법안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행동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필리핀, 한국, 일본과의 다자간 협정 체결 및 이행과 관련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25 회계연도에 국무부와 국제개발처에 500만 달러를 배정하도록 했습니다.
중국은 법안 발의에 대해 ‘정치적 조작’이라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17일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일부 사람들은 역내 군사 배치 및 활동을 강화하고 해양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구실을 만들기 위해 중국에 대한 비난을 자주 제기한다”고 밝혔습니다.
[류펑위 대변인] “On the South China Sea issue, some people frequently make accusations against China only to create excuses to strengthen military deployment and activities in the region and maintain maritime hegemony. This is political manipulation aimed at using allies to destabilize the South China Sea and the region and advance the nefarious agenda of going after China. We urge countries outside the region led by the US to earnestly respect these efforts, refrain from statements and actions that disrupt regional peace and stability, and stop being a trouble maker in the South China Sea.”
그러면서 “이는 동맹국을 이용해 남중국해와 역내에 불안정을 야기하고 중국 견제라는 사악한 의제를 추진하기 위한 정치적 조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이 이끄는 역외 국가들이 이런 노력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역내 평화 및 안정을 저해하는 발언과 행동을 자제하며 남중국해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8일 VOA와의 통화에서 중국의 이런 발언이야말로 “정치적 주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다른 나라가 필리핀을 돕는 것을 원치 않으며 그런 활동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베넷 선임연구원] “The Chinese claim is a political claim…China doesn't want other countries helping the Philippines, and they're going to do what they can to discourage such activities…In fact, they've already taken over a number of the islands… and militarized them and put in airfields and military weapons and all kinds of things like that.”
그러면서 “중국은 이미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의) 여러 섬을 점령해 군사화하고 비행장, 군사 무기 같은 것들을 들여놓았다”고 부연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이런 공세를 억지하기 위해 한국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베넷 선임연구원] “The US has done what it's called freedom of navigation operation, where US warships will travel through the areas that China is claiming trying to demonstrate that those areas are international waters, not Chinese waters…South Korea has occasionally done the same thing. It could certainly do more of that. It can also provide weapon systems to the Philippines and military training and support to the Philippines to make the Philippines more capable of dealing with the Chinese aggression.”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 지역을 미 군함이 통과하게 함으로써 그 지역이 중국 해역이 아니라 국제 수역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항행의 자유 작전’이라고 하는 것을 해 왔다”며 “한국도 가끔 이런 것을 했는데, 분명히 더 많이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한국은 필리핀에 무기 시스템을 제공하고 필리핀이 중국의 공세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군사 훈련과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필리핀은 남중국해 내 대부분의 수역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중국은 오랫동안 남중국해 내 대부분의 수역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해 왔고, 이에 반발한 필리핀은 2013년에 국제사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국제사법재판소는 2016년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남중국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이곳에 함정을 배치하는 등 필리핀과 군사적 대치 상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