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이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우주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팸 멜로이 부국장이 밝혔습니다. 우주비행사 출신인 멜로이 부국장은 24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한국은 특히 로봇과 통신 분야에서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멜로이 부국장은 나사의 향후 유인 화성 탐사 계획에 한국도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1994년 나사 우주비행사 후보로 선정돼 세 차례 우주에 다녀온 미국의 대표적인 우주인이자 나사 우주왕복선을 지휘한 두 명의 여성 사령관 중 한 명인 멜로이 부국장을 이조은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한국 방문 중 우주 탐사 및 개발 협력과 관련해 어떤 논의들이 오갔습니까?
멜로이 부국장) 한국을 방문해 나사와 한국의 우주항공청(Korea AeroSpace Administration) 간 첫 번째 양자 회담을 갖게 돼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나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및 한국천문연구원(KASI)과 오래 관계를 갖고 맺고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한국의 달 탐사 궤도선(다누리)은 이미 나사와 협력하고 있는데요, 이는 오픈 사이언스 및 과학 데이터 공유에 대한 한국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정말 멋지고 감사한 일입니다.한국이 소위 ‘프론트 도어’(front door)라고 불리는, 다른 우주 기관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갖게 된 것은 큰 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협력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심화할 수 있습니다. 한국이 이렇게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기자) 구체적으로 한국은 나사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습니까?
멜로이 부국장) 우리는 목표가 있습니다. 달 탐사를 화성으로 가는 데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 있습니다. 다음 질문은 한국이 무엇을 달성하려고 하느냐는 것인데요. 저는 보통 기술 전략이나 실제로 한국이 아주 잘하는 일을 살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국이 경제 및 기술 강국이라는 점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한국은 특히 로봇 통신 분야에서 강합니다. 우리가 지구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은 우주에서도 필요한데요, 이런 강점을 활용해 우주에서 작동할 수 있는 것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쉬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과 나사의 과학 협력은 매우 강력할 것입니다. 한국은 로봇 공학과 통신 등 여러 분야의 아키텍처에서 많은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한국과 협력의 예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멜로이 부국장) 가시적이지 않은 부분도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은 아시아에서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입니다. 앞을 내다볼 때 저희는 국제 파트너십에 많이 집중하고 있는데요, 한국은 우주 외교 및 관계 강화에 있어 역내에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미국과 한국의 국방 협력은 수십 년 전 한국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이와 관련해 공유할 수 있는 산업 기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한국이 무엇을 선택하고, 앞으로 우주 커뮤니티에서 어떤 비전을 선택할 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많은 국가가 틈새 시장을 개척해 이것이 바로 자신들이 알려질 분야라고 말하면, 나머지 국가들은 그 전문성을 얻기 위해 그들에게 갑니다.”
기자) 한국이 나사의 달 유인 탐사 프로젝트에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나요?
멜로이 부국장) 먼저 어떤 분야에서 협업하고 싶은지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나사는 운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당연히 좌석은 많지 않습니다. 이것이 아키텍처의 핵심 부분인데요, 우리는 사람들을 수송하는 데 필요한 것과 거의 동등한 기여를 제공하는 파트너십을 찾고 있습니다. 나사는 최근 일본과 협약을 체결했는데요, 일본이 가압식 로버(탐사 로봇)를 제공하고 달 표면에서 10년간 이에 대한 운영과 유지 및 보수를 맡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협력의 결과로 우리는 두 명의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내려보내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런 순서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무엇을 할 것인지 파악한 다음 아키텍처에 얼마나 크게 기여할 것인지 이해돼야 합니다.
기자) 일본과 같은 나라에 비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우주에서는 후발 주자인데요. 아직은 우주 정거장도 없고 우주에 사람을 보낸 적도 없습니다. 한국이 우주 영역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어떤 조치를 해나가야 할까요?
멜로이 부국장) 한국 우주항공청(Korea AeroSpace Administration))에 단기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 사항이 있는데요, 하나는 업계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이는 산업을 성장시키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고, 한국 경제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민간 우주 협력과 관련해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조금 늦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엄청난 경제력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도약 옵션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주 정거장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달로 바로 갈 수도 있습니다. 다른 기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한국이 과거를 바라볼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내다보며 열린 기회가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고 지금 투자해 10년 후 리더십을 확보해야 할 때입니다.
기자) 나사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화성으로 가는 것인데요. 나사의 향후 유인 화성 탐사 계획에 한국도 참여할 것으로 보십니까?
멜로이 부국장) 물론이죠.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지정학적으로도 우리에게 중요한 일입니다. 나사와 한국 우주항공청뿐만 아니라 미국과 한국이 함께 하는 것입니다. 장기 프로그램이고 매우 강력합니다. 우리는 화성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청사진을 만들어 인간의 지속적인 존재와 평화로운 탐사, 그리고 태양계의 책임 있는 탐사를 위해 달에서 연습한 것을 화성에서 증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단순히 화성을 향한 발걸음이 아닙니다. 태양계를 넘어 그 너머의 목적지를 향한 발걸음입니다. 우리 자신과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 지구와 태양계의 발전에 대한 이해, 그리고 어쩌면 생명체 발견에 관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것은 우리에게 놓여질 수 있는 가장 웅장한 노력 중 하나입니다. 민주적 원칙과 투명성에 동의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인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와 함께 인류로서 이 일을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기자) 평화로운 우주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나사와 한국의 어떤 협력을 기대하시나요?
멜로이 부국장) 현재로서는 1967년의 우주 조약 외에는 우주 관련 법률이 많지 않습니다. 1967년 이후 일어난 모든 일들에 비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달 탐사를 비롯해 전반적인 우주 탐사에 참여하는 아르테미스 협정은 우리가 태양계로 나갈 때 긍정적인 행동 규범을 발전시키는 일련의 원칙입니다. 물론 한국은 아르테미스 협정에 서명하고 아르테미스 협정 서명국 워크숍과 토론에 참여해 과학적 협력을 기반으로 평화로운 행동 규범을 어떻게 확장하고 구축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함으로써 정책 리더십을 보여줬습니다. 한국은 이미 그런 협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우주 정책의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 그 길을 잘 가고 있습니다.
기자) 2007년 우주왕복선 사령관 맡으셨을 때 우주에 924시간, 약 38일을 머무셨는데요. 우주에서 본 지구의 모습은 어땠나요?
멜로이 부국장) 사실 2007년이 제가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가는 우주왕복선 임무를 지휘한 마지막 비행이었습니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우리가 공유하는 영상으로도 그 아름다움을 다 표현하지 못하죠. 정말 마법과도 같아요. 우주에 가는 사실 모든 사람들이 실제로 경험하는 핵심 중 하나는 모든 인간, 모든 책, 모든 음악, 모든 건축물이 있는 지구 전체를 90분 안에 완전히 한 바퀴 돌고 지구가 사실 얼마나 작은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깊이 연결돼 있는지 깨닫게 되는 '오버뷰 이펙트'라는 것인데요. 지구를 바라볼 때 예를 들면 한 나라가 기후 변화와 같은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죠. 우리는 인류로서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주비행사가 우주에서 일하면서 얻는 진정한 관점입니다.
지금까지 팸 멜로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부국장으로부터 한국과의 우주 탐사 협력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