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리니우스 전 주한·주북 캐나다 대사] “북러 관계 ‘위선적’ … 한국, 역내 안보 강화 도와야”

마리우스 그리니우스 전 주한 주북 캐나다 대사가 29일 VOA 조상진 기자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가 최근 체결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는 국가 주권을 무시하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위선적인 관계라고 마리우스 그리니우스 전 주한 주북 캐나다 대사가 지적했습니다. 그리니우스 전 대사는 VOA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북한은 이를 노골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리니우스 전 대사는 한국이 미국, 캐나다 등과 협력해 역내 및 국제 안보 강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2004년부터 3년간 주한 주북 캐나다 대사를 역임하고 나토 및 유엔 군축대사를 지낸 마리우스 그리니우스 캐나다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을 조상진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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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리니우스 전 주한·주북 캐나다 대사] “북러 관계 ‘위선적’ … 한국, 역내 안보 강화 도와야”


기자)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크게 강화되고 있습니다. 양국 관계 강화가 한반도와 역내에 얼마나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평가하십니까?

그리니우스 전 대사)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이 ‘브로맨스’라고 불리는 ‘상호 편의의 혼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최근의 흥미로운 진전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의 대부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잘 진행되지 않아 탄약이 부족해지면서 갑자기 북한과 러시아 모두에게 ‘윈-윈’이 된 것으로부터 기인합니다. 북한은 러시아에 실제로 수백만 발의 포탄과 전술 및 탄도미사일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현금과 식량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게 가장 큰 혜택은 더 많은 기술적 지원을 받는 것입니다. 이는 북한의 핵무기, 특히 미사일 능력과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주목됩니다.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금도’에 대해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북한의 기술적 무기 능력과 위성 능력이 갑자기 중국의 이익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방식으로 발전한다면 중국은 그다지 기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중국으로서는 ‘금지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북한과 러시아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위선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 협력 관계가 시작부터 국가 주권과 영토 불가침, 내정 불간섭, 평등과 국제법 원칙에 대한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선은 그들이 국가 주권과 영토 불가침을 이야기하는 것에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이제 북한은 현재 진행 중인 불법 전쟁을 모든 유엔 법령 등을 위반하면서 지원·조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최소한 숨기지도 않습니다. 이것은 러시아의 명백한 침략과 전쟁에 대한 북한의 노골적인 지원입니다. 이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엔은 가능한 많은 조치를 취할 것이며, 안보리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무기, 포탄, 탄약을 러시아에 보내는 것을 막으려는 어떤 실질적인 시도도 방해하려 할 것입니다.

기자) 최근 워싱턴에서 나토 정상회의가 열렸습니다만 이 회의에서 나토 동맹국들은 북한의 위협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 한국이 얼마나,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는데요. 이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그리니우스 전 대사) 저는 나토 정상회의가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의 정상들을 초청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제로 가장 잘 요약하고 표현한 것은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유럽과 인도태평양의 안보는 서로 분리될 수 없다’고 말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존재하는 것입니다. 중국은 국제적 야망을 가진 대국으로서 하위 파트너(북한)와 함께 국제 구조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깨뜨려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재편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변적 상황들이 있으며, 한국은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요 국가 중 하나입니다. 한국은 치명적인 군사적 방식으로 전쟁을 직접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매우 분명히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다시 인도태평양 지역에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에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가 진입하면서 한국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중-러 군사 협력이 증가한 것을 일례로 들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 전투기는 자국의 안보 관심 지역에서 발생하는 상황에 대응해야 했죠. 며칠 전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장거리 폭격기가 알래스카를 위협하며 미국과 캐나다 군용기가 이에 대응해야 했습니다. 중국은 타이완과 일본에서도 꾸준히 이 같은 행동을 해왔죠. 그래서 우리가 이 지역을 볼 때 우크라이나 전쟁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지만 동시에 역내 주요국들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기자) 북러 관계가 더 긴밀해진 상황에서 나토가 한국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까요? 북한의 비상사태나 한반도 위기 상황 발생 시 미국과 캐나다 등 나토 국가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어 조치나 지원을 제공할 수 있습니까?

그리니우스 전 대사) 우선 나토의 맥락에서 보면, 나토 헌장은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우에는 상황이 좀 더 복잡해집니다. 한반도와 관련해서는 방위 협정에 대한 다양한 매커니즘이 있는데, 우선 여전히 상당한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군은 실제로 호주까지 이어지는 역내 다른 지역에도 배치돼 있어 그 방어 구조의 일부가 되죠. 한국의 안보 맥락에서 보다 핵심적인 측면은 미한 양자간 협정만이 아니라 유엔 사령부와 연계된 매커니즘입니다. 여기에는 영국과 호주, 캐나다, 그리고 미국과 한국이 방어의 기초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매커니즘은 그 같은 맥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떤 안보 위기에도 작동할 것입니다. 그리고 경제적, 무역적인 관심으로 인해 특히 이 문제에 주목하는 나토 국가들도 있습니다. 프랑스와 영국, 독일, 캐나다가 자국의 전투함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보내 한국과 일본에 대한 연대감을 표시한 바가 있죠. 또한 부가적인 우려 사항으로 타이완 문제와 중국이 궁극적으로 타이완에서 무엇을 하려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습니다.

기자) 나토가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적극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한국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를 직접 제공하는 등 협력에 나서야 할까요?

그리니우스 전 대사) 개인적으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연합의 맥락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이미 그와 같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충족되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계속 주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미국, 캐나다와 함께 중국에 대응하는 것인지,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많이 있습니다.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합니다. 이번의 경우 나토 국가들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서방·민주국가들은 국제 안보 구조와 무역, 경제 구조의 지속 가능성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 구조는 자칭 권위주의 국가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북한은 항상 주목을 받으려 하고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기자) 대사님께서는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집권하던 2004년부터 3년간 주한 캐나다 대사와 북한대사를 지내셨습니다. 김정일의 북한과 김정은 집권 이후의 북한은 어떻게 다른가요?

그리니우스 전 대사) 제가 평양을 공식적으로 네 번 방문한 경험을 통해 알게 된 ‘변하지 않는 사실’들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첫 번째 방문은 신임장을 받기 위한 것이었고, 이후에는 고위 관리들과 만나 평양과 그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또 개성에 내려가서 북쪽의 비무장 지대도 방문하고 이후 남쪽의 비무장지대도 방문해보면서 한국 전쟁 동안 실제로 무엇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전혀 다른 브리핑을 받기도 했습니다. 거기에는 변치 않는 몇 가지 상수가 있습니다. 그러한 상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직접 보고 요즘 보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것은 북한의 '정권 생존'과 김씨 일가의 생존입니다. 제가 김정은을 '김씨 3세'라고 부르고 싶은 이유는 사실상 가족 왕조이고, 김정은의 뒤를 이을 누군가가 이미 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권의 생존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제 임기 중에 북한의 첫 핵실험이 있었고, 그 이후에도 대여섯 차례 더 핵실험이 있었으며, 점점 더 많은 미사일 실험을 했습니다. 이는 정권 생존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일 것입니다. 평양을 방문할 때마다 저는 베이징을 경유해 중국 군부와 외교부, 그리고 당과 군, 외교부와 관련된 3~4개의 주요 중국 싱크탱크 관계자들과 만났습니다. 제가 계속 느낀 것은 중국이 북한에 긴밀한 관계 유지를 대가로 지원을 해주는 이른바 '슈거 대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남쪽 국경에서 안정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임기 중에 중국은 김정일의 결점도 참아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정은은 그 유산을 계속 이어갔고, 더 고도화해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을 계속했습니다. 북한에 대해 부과된 유엔 제재는 제 임기 중 시작됐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재는 효과적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이 북한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정권을 안정시키려 하기 때문입니다. 제 임기 중 정말 인상 깊었던 점은 북한의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관’을 방문했을 때의 경험입니다. 박물관 바로 옆에는 북한에 의해 나포된 미국 첩보함 ‘푸에블로호’가 전시돼 있었습니다. 그 때 박물관 관장과 흥미로운 대화를 나눴는데, 박물관에서는 김일성이 위대한 지도자로서 어떻게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자들을 물리쳤는지, 또 유엔군과 미국, 캐나다 등 얼마나 많은 군인들이 김일성에 의해 전사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북한에는 한국 전쟁에서 김일성이 승리했다는 신화가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북한 지원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며 수만 명이 사망한 것을 북한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중국 대사와 이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그들은 북한이 역사를 재정의하고 관계를 재설정하는 데 대해 여전히 상당한 불만이 있었습니다. 저는 북한이 중국의 속국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속국과는 달리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의미의 속국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는 계속 진행 중인 문제입니다. 김정은이 시진핑을 만나러 간 횟수와 시진핑이 평양을 방문한 횟수를 세어보면 알 수 있죠. 그것이 그 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주한 캐나다 대사와 북한 대사를 동시에 지내시면서 북한과의 외교 관계에서 직면했던 어려움이나 도전은 없으셨습니까?

그리니우스 전 대사) 캐나다는 한국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에 대한 서방 세계 지원의 일환으로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수립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역사적인 요소가 있었죠. 그래서 그것이 캐나다 정책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우리는 6자 회담을 지지했고 유엔 제재를 지원했으며 제재 체제를 감시했습니다. 현재도 캐나다는 한반도 파병을 통해 유엔 사령부와 협력하고 있고 북한의 끔찍한 인권 기록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캐나다의 정책은 외교적 측면에서 볼 때 ‘지속적 관여’에서 좀 더 ‘제한적인 관여’로 전환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정책 변화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필요한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대사들은 여러 차례 북한 대사로 임명됐음에도 더 이상 북한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캐나다와 북한간 어떤 대화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지만 공식적이고 예측 가능하며 더 긴밀한 참여로 발전시키려는 열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세계의 안보 측면에서, 북한 정권에게 가장 큰 위협은 외부 세계 정보가 북한으로 유입되는 것입니다. 저는 한국과 서방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외부 정보가 담긴 USB와 북한 주민들의 호기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특히 북한의 젊은이들이 외부 세계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BTS와 블랙핑크 노래, 동영상이 북한으로 보내지기를 바랍니다. 또한, 북한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전원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개인적으로 소장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것은 정말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일 것입니다. 북한에는 정보가 더 많이 필요하며, 캐나다가 이 문제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자) 2007년부터 4년간 유엔 군축대사를 지내시기도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달성 불가능한 목표이며, 비핵화보다는 군축으로 초점을 옮기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그리니우스 전 대사) 저는 오랫동안 '북한 감시자'라고 부르는 조직에 있었는데, 김정은이 그의 핵무기 두고 협상할 것이라고 정말로 믿지 않습니다. 김정은은 핵무기를 ‘북한의 신성한 검’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소위 핵 교리 즉, 핵무기를 언제, 어디서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보면 북한의 비핵화는 그 이상으로 진행된 상황입니다. 6자 회담의 핵심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것이었는데, 한때 중국과 러시아는 그 목표를 추진할 수 있을 거라고 느꼈지만 김정은 정권 아래에서 모든 것이 중단됐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이 어떤 맥락에서든 되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 문제는 북한이 계속해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더 많은 핵탄두와 더 소형화된 핵탄두를 만들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다양한 유형의 미사일 발사로 매번 무기를 정교하게 만들고 더 멀리, 더 정확하게 날아가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처럼 같은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를 장착하는 기술 등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이 발전을 멈출 가능성은 없어 보이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은 중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되돌릴 수 없는, 완전히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는 논리는, 트럼프 정부에서 사용했던 것이었습니다. 북한 같은 정권이 현장 사찰을 수용할 것이라고 상상해 보십시오. 일전에 기자들이 핵무기 실험장을 둘러본 적이 있었는데, 그것은 큰 서커스와 같은 쇼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이 전략적 부담이 되는 시점을 중국이 파악하는 것 외에 다른 해결책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군비 통제 및 군축 단체, 핵무기를 반대하는 비정부 기구들은 미국을 계속 비판하지만, 미국은 실제로 문제가 아니며, 솔직히 현재 미국은 북한 문제에서 과거처럼 큰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미국과 중국 모두가 북한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려야 할 시점이 올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그 단계에 있지 않으며, 어떤 위기가 변화를 촉발할지 불확실합니다.

지금으로서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상당히 비관적입니다. 그리고 미국도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점잖은 신사’ 같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이 있을 때마다 많은 비난과 함께 해결책을 논의하지만, 김정은은 이제 이를 무시하고 계속 나아가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뒷받침해주고 있고, 이제는 러시아와 북한간 조약으로까지 더 발전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에 비관적이지만 해결의 열쇠는 중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의 비핵화와 군축, 군비 통제에 대한 캐나다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그리니우스 전 대사) 핵 비확산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탈퇴하기로 결정했을 때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오는 2026년에 핵확산금지조약 평가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캐나다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북한에 대한 유감이나 실망감을 다시 한번 표명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문제는 유엔 기록에 다시 남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도 핵확산금지조약 체제 밖에 있고, 이란도 이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로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매우 까다로운 문제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핵무기 보유국들은 겉으로는 좋은 말을 하지만, 그들조차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P5 국가들이 완전히 일치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적 야망 측면에서 서로 다른 계획을 갖고 있고, 북한은 이들 국가의 활동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부수적인 문제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의 입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 윤석열 정부는 북한에 맞추기 위해 몸을 낮춘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진 일들을 보면서 아주 분명한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캐나다는 한국과 포괄적 전략적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외무 장관은 최근 서울을 방문해 북중 관계를 살펴본 후에 베이징으로 갔습니다. 이는 한국과 캐나다 간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단계였습니다. 또한 캐나다 장군이 또다시 UN 사령부의 제2지휘관으로 임명된 것도 양국 간 양국 간의 관계가 더욱 긴밀히 유지하겠다는 상당한 의지가 반영돼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와 글로벌 문제에 대한 가치가 한국과 캐나다 사이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상업적 관계도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10년이 걸렸지만 양국 모두 혜택을 보았고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입니다. 캐나다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양국의 진전에 있어 계속해서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마리우스 그리니우스 전 한국/북한 캐나다 대사로부터 나토와 한국의 협력과 북한 비핵화 해법, 캐나다와 한국 간 협력 등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상진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