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려 시도한다는 혐의로 러시아 언론 기관과 개인을 제재하거나 기소했습니다.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에 약 50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이 인공지능(AI) 기술 사용에 관한 첫 국제 협약에 서명했습니다. 일본과 호주가 합동 군사훈련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이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은 미국 대선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이번 대선과 관련해 러시아 기관과 개인을 제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 혐의로 러시아 기관 2곳과 개인 10명을 제재한다고 미국 정부가 4일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처는 연방 법무부와 재무부, 국무부가 함께 단행한 것입니다. 법무부는 모스크바에 근거를 둔 러시아 국영 방송 RT의 관리자급 직원 2명도 별도로 기소했습니다.
진행자) 법무부가 기소한 사람들이 누굽니까?
기자) 네. 코스티안틴 칼라슈니코프 씨와 엘레나 아파나시예바 씨입니다. 두 사람은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콘텐츠 제작 업체에 거의 1천만 달러를 주고 틱톡이나 유튜브 같은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친러시아 선전이나 허위 정보를 담은 영어 영상물을 퍼뜨리도록 했다고 법무부는 설명했습니다. 칼라슈니코프 씨와 아파나시예바 씨에게는 돈세탁 공모와 ‘외국요원등록법(Foreign Agents Registration Act: FARA)’ 위반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진행자) 제재 대상이 된 기관이나 개인들은 어떤 혐의를 받고 있나요?
기자) 네. 미국 기관들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약화하려는 목적으로 활동한 혐의인데요. RT 보도국장인 마르가리타 시몬얀 씨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또 미국 정부는 크렘린이 지원하는 매체 직원들의 비자를 제한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내 특정 인구와 지역을 겨냥해 인공지능(AI)이 만든 거짓 이야기를 SNS에서 은밀하게 조장하는 데 동원된 인터넷 도메인 32개를 압류했습니다. 참고로 도메인은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인터넷 주소를 말합니다. 한편,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앞으로의 선거 개입 시도에도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는데요. 갈랜드 장관 말을 들어보죠.
[녹취: 갈랜드 장관] "The Justice Department's message is clear we have no tolerance for attempts by authoritarian regimes to exploit our democratic system of government. We will be relentlessly aggressive in countering and disrupting attempts by Russia and Iran, as well as China or any other foreign malign actor, to interfere in our elections and undermine our democracy."
기자) 네. 미국 정부의 민주적 시스템을 권위주의 체제가 악용하려는 시도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 법무부의 메시지라고 갈랜드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또 러시아나 이란, 중국 같은 악의적인 외부 세력이 선거에 개입하고 미국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시도에 계속 공세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미국 정부 조처에 러시아 쪽에서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관영 리아 노보스티통신에 “미국 정부 조처는 오래 준비되고 선거 마지막 단계에 앞서 필요한 작전과 정보 캠페인이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물론 대응을 준비 중”이며 대응이 가혹하고 “모두를 떨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대선 후보들 동정을 알아보겠습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4일 새로운 세금 공약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4일) 뉴햄프셔주에서 유세했는데요. 그는 이 자리에서 1년에 100만 달러 이상 버는 사람들에게 적용하는 장기자본수익 세율을 28%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 세율은 부가세를 포함해 23.8%입니다. 해리스 부통령 측 소식통은 미국 뉴욕타임스에 해당 세율 28%에 부가세 5%를 더하면 실제 세율이 33%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세율을 부가세까지 포함해 44.6%로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요. 해리스 부통령 계획은 여기에서 많이 후퇴한 겁니다.
진행자) 대선 후보들 세금 공약에서 또 중요한 것이 법인세율인데, 해리스 부통령은 어느 정도를 제안했습니까?
기자) 네. 그는 기존 21%에서 28%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반면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인세율을 15%까지 내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는 4일 어떤 일정을 보냈나요?
기자) 네.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FOX뉴스가 주최한 타운홀 행사에 나왔습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쟁점인 ‘수압파쇄법(프래킹)’에 관해 말하면서 “당신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고, 나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참고로 프래킹은 물과 모래, 그리고 여러 화학물질을 섞어서 고압으로 암반에 분사해 셰일가스나 석유를 뽑아내는 공법인데요. 환경을 오염시키는 단점이 있습니다.
진행자)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가 오는 10일 ABC 방송이 주관하는 토론에 나서는데요. 논란이 됐던 토론 규칙이 확정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 후보가 말할 때 다른 후보의 마이크를 끄는 문제를 두고 두 진영이 맞섰습니다. 해리스 부통령 쪽에서는 마이크를 토론회 내내 켜놓자고 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후보 측은 마이크를 끄자고 했는데, 결국 트럼프 후보 쪽 요구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후보가 CNN에서 토론할 때는 같은 상황에서 마이크를 껐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공화당 소속 유력 정치인이 이번 선거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선언했군요?
기자) 네. 리즈 체니 전 연방 하원의원이 해리스 후보를 지지한다고 4일 밝혔습니다. 체니 전 의원은 딕 체니 전 부통령 딸입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의 위험 때문에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을뿐더러 카멀라 해리스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체니 전 의원은 재직 당시 트럼프 후보에게 매우 비판적이었습니다. 그는 한때 하원 공화당 내 권력 순위 3위 자리에 있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후보를 비판한 탓에 주요 직위에서 내려와야 했고, 결국 의원직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중국 소식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프리카 나라들에 대규모 자금 지원을 약속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FOCAC)’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데요. 시진핑 주석은 기반 시설과 무역에서 아프리카와 협력을 심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3년 동안 아프리카에 약 50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5일 밝혔습니다. FOCAC는 중국과 아프리카 우호 협력을 위해 지난 2000년 발족한 다자 협력체입니다. 이번 정상회의는 4일에 시작했고, 6일까지 진행됩니다.
진행자) 중국이 500억 달러를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는 건가요?
기자) 네. 반 이상이 신용대출입니다. 또 110억 달러는 다양한 형태의 지원이고, 100억 달러는 중국 기업들이 투자합니다. 시 주석은 아프리카에서 적어도 1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을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군사 지원 보조금으로 1억 4천100만 달러를 약속했는데요. 베이징이 “군인 6천 명, 그리고 경찰과 법 집행관 1천 명을 훈련할 것”이라고 시 주석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그간 아프리카 나라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아프리카에 최대 무역상대국이고요. 구리나 금, 리튬, 희토류 같은 아프리카의 방대한 천연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부쩍 노력해 왔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미 아프리카에 막대한 자금을 제공해 오지 않았나요?
기자) 네. 수십억 달러를 빌려주고 아프리카 나라들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도왔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빌려준 돈을 제대로 갚지 못하면서 많은 아프리카 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이번 행사에서 별도로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과 양자 회담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자 회담 이후에 합의 사항이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몇몇 항목을 보면, 케냐의 윌리엄 루토 대통령은 자국 표준궤도 철로 확장 사업에 중국과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짐바브웨는 신선한 아보카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허용하는 거래를 확정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잠비아 정부는 자국 국영기업과 중국 기업이 함께 지붕 태양광 사용을 확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그간 막대한 돈을 아프리카에 지원했는데, 이런 정책을 일부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AFP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아프리카에 대한 베이징의 많은 지원이 국내 경제의 어려움에 직면해 재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미국과 커지는 분쟁에 대한 지정학적 우려가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인공지능(AI) 기술 관련 소식입니다. AI 기술 사용과 관련해 처음으로 국제 조약이 체결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이 5일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가 만든 AI 협약에 서명했습니다. 해당 협약은 AI 기술 사용과 관련해 법적 구속력을 가진 최초의 국제 조약입니다.
진행자) AI 협약을 만든 기구가 유럽평의회군요?
기자) 네, 유럽평의회는 유럽의 인권과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옹호하기 위해 지난 1949년 출범한 국제 기구인데요. EU 회원국 27개 나라를 포함해 총 46개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럽평의회는 앞서 57개국과 함께 수년에 걸쳐 AI 협약 초안을 마련했고요. 지난 5월에 최종안이 채택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AI 협약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유럽평의회 성명에 따르면, 이 협약은 “AI 기술의 발전과 혁신을 촉진하는 동시에 AI가 인권과 민주주의, 법치에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다루고 있습니다. 협약에 서명한 국가는 평등, 차별 금지, 개인정보 보호 등 기본 원칙을 준수해야 하고요. AI 기술 사용에 관한 관련 정보를 문서화하고 기술 적용과 관련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 대한 보호 조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AI 기술에 대한 실제적, 잠재적 위험 평가를 반복적으로 수행해 특정 AI 시스템에 대해 금지 또는 유예 조처를 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 협약이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요?
기자) 네, 이번 AI 협약은 법적 구속력이 있긴 한데요. 벌금과 같은 제재 수단은 없습니다. 또 공공부문에 비해 민간 기업에 대한 감시는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는 집행 방식이 너무 약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AI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 사회가 AI 협약을 마련하고 체결했다는 것은 중요한 진전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진행자) 합의에 서명한 나라가 미국과 유럽연합(EU) 외에 또 있습니까?
기자) 네, 유럽평의회의 발표에 따르면 유럽의 안도라, 조지아,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몰도바, 산마리노, 이스라엘 등이 5일 협약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유럽평의회는 이들 국가의 역사적인 AI 협약 서명에 어떤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마리야 페이치노비치 부리치 유럽평의회 사무총장은 “우리는 AI의 부상이 우리의 기준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해당 조약은 “잠재적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방 조약”이라며 더 많은 국가가 조약에 서명하고 이미 서명한 국가는 비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으로 일본과 호주가 군사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소식 보겠습니다.
기자) 네, 일본과 호주가 양국의 합동 군사훈련을 확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일본 측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과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은 5일 호주 퀸스클리프에서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부 장관, 페니 웡 호주 외무부 장관과 제11차 외교·안보 2+2장관 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이 이날(5일) 회담에서 나눈 내용 들어볼까요?
기자) 네, 양국 장관들은 양국이 공동의 지역 위협에 맞서기 위해 뭉쳐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말스 호주 국방장관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 들어보시죠.
[녹취: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부 장관] “Today we have agreed to enhance our air engagement with greater people to people links, more training, greater exercises between our two defence air forces.”
기자) 말스 장관은 양국이 “인적 연결 확대와 더 많은 훈련, 두 방위 공군 간 군사 훈련 확대를 통해” 공군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양국은 이를 위해 일본 자위대 산하 수륙기동단이 호주 북부 다윈에 기반을 둔 미 해병대 순환 훈련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양국이 또 어떤 내용에 합의했습니까?
기자) 양국 장관들은 항해와 비행의 자유 그리고 분쟁의 평화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양국 장관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필리핀에 대한 중국의 위험하고 강압적인 활동이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을 포함해, 남중국해에서 최근 발생한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역내 파트너들과의 민간 해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필리핀 해안 경비대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이 일본의 영해를 침범한 일도 있었잖아요?
기자) 네, 지난달 말 중국 정보수집기가 나가사키현 앞바다 상공에서 일본 영공을 침범한 데 이어 중국 측량함이 영해를 침범하는 일도 있었는데요. 이에 일본 측은 지난 주말 도쿄 주재 중국 대사관을 통해 공식 항의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기하라 방위상은 해당 사건에 관해서도 호주 측과 논의했다고 밝혔는데요. “우리는 일련의 사건에 대해 매우 큰 우려를 공유하고 있으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무력이나 강압을 통해 일방적으로 현재 상황을 바꾸려는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양국 장관들이 또 어떤 점에 관해 대화했습니까?
기자) 양측은 오커스(AUKUS), 즉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에 일본이 참여하는 방법을 계속해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장관들은 또 “안보 도전에 대한 지역 경제와 안보, 기후 회복력을 개선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