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의 정보기관 수장들이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진격을 중요한 성과로 평가했습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리처드 무어 영국 비밀정보국(MI6) 국장은 지난 7일 영국 런던에서 파이낸셜타임스 주최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견해를 밝혔습니다.
번스 국장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주 일원에서 작전을 계속하고 있는데 관해 “엄청난 전술적 성과”라면서 “우크라이나군 사기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러시아군의 취약점을 드러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러시아 지도부 사이에 이번 전쟁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며 전략적인 성공도 거뒀다고 말했습니다.
◾️ “대담·과감한 시도”
무어 MI6국장은 쿠르스크 진격이 “게임의 판세를 바꾸려는 대담하고 과감한 시도였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공격이 평범한 러시아인들에게 전쟁을 가져다 줬다”고 덧붙였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6일 기습 공격을 통해 수미주와 접한 러시아 남서부 국경을 넘었습니다.
이어서 쿠르스크주 일원에서 꾸준히 작전을 진행하면서 러시아 영토 1천300㎢가량에 통제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확전 위험 경계
이런 가운데 확전 위험도 경계해야 한다고 번스 CIA국장은 강조했습니다.
“서방이 러시아의 확전 위협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번스 국장은 하지만 “불필요하게 겁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 “핵 사용 위협 실재했다”
아울러 번스 국장은 “(러시아의 침공 첫 해인) 2022년 가을에 전술 핵무기 사용의 잠재적 위험이 실제로 있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번스 국장은 “당시 우크라이나 북동부에서 군사적 움직임이 커졌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장 극단적인 수단을 쓸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겼다”고 설명하면서 “이에 외교 활동이 활발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번스 국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2022년 11월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을 만나 핵무기 사용 시 벌어질 결과와 확전 위험을 거듭 경고했다고 밝혔습니다.
번스 국장은 이어서 “푸틴 대통령은 괴롭힘 꾼이기에, 계속해서 칼을 휘두르며 싸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침공 이후, 러시아의 핵 교리를 개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지난 1일 밝힌 바 있습니다.
◾️ 협력 강조 공동 기고
이날 번스 국장과 무어 국장은 파이낸셜타임스에 공동 기고문도 실었습니다.
두 사람은 ‘미·영이 혼란스러운 세계에서 앞서 나가도록 정보 협력이 돕고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CIA와 MI6는)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맞서는 문제에서도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대로 (협력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유럽 전역에 대한 러시아 정보기관의 무모한 방해 공작과 양국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허위정보 확산 등을 막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