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가 개막한 가운데 북한의 지속적인 핵 개발은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IAEA 사무총장이 지적했습니다. 한국이 이번 IAEA 총회 의장국으로 선출된 가운데 유럽연합과 프랑스 등이 북한의 핵 활동을 규탄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16일 계속되는 북한의 핵 개발을 비판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1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막한 제68차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IAEA가 북한 핵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며 “여러 장소에서 북한의 불법 핵 활동을 관찰했고,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The IAEA continues to monitor the DPRK nuclear programme. We have observed activities at several sites consistent with the DPRK’s continuation of its illegal nuclear program, a clear violation of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hat is deeply regrettable. I call upon the DPRK to comply fully with its obligations under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o cooperate promptly with the Agency in the full and effective implementation of its NPT Safeguards Agreement and to resolve all outstanding issues, especially those that have arisen during the absence of Agency inspectors from the country. The Agency continues to maintain its enhanced readiness to play its essential role in verifying the DPRK’s nuclear program.”
이어 “북한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안전조치 협정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IAEA와 신속히 협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IAEA 사찰단이 북한에 부재한 기간 동안 발생한 모든 미해결 문제들을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며 “IAEA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검증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강화된 준비태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란과 시리아의 핵활동도 거론하며 “핵 비확산 체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관련 노력을 계속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로시 사무총장] “We mentioned that the nuclear nonproliferation regime, which is so important, we need to continue our effort.”
“북 핵, 국제 안보 위협…북러 군사협력 우려”
총회 일반토의에서 각국 대표들은 북한의 핵 개발을 한 목소리로 규탄했습니다.
특히 프랑수아 자크 프랑스 원자력에너지청장은 북한이 국제적 약속을 어기고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지역과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자크 청장] “We noted with concern the reference made in the Director General's annual report to the possible commission of a light water reactor with a possible contribution to a nuclear military program as well as the operational readiness of the test site at Pyungyeri, which stands ready to launch a 7th nuclear test. My country calls on the DPRK to refrain from any new nuclear tests and to immediately abandon all its nuclear weapons in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fashion.”
자크 청장은 “IAEA 사무총장이 연례 보고서에서 언급한 군사적 핵 프로그램에 기여할 수 있는 경수로 시운전 가능성과 풍계리 핵실험장의 7차 핵실험 준비상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프랑스는 북한이 새로운 핵실험을 삼가고, 모든 핵무기를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달 초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 성명을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영변 경수로 냉각수 시스템에서 물이 배출되는 것을 관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현재 경수로에서 시운전 과정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수로 시운전은 일반적으로 핵 연료 생산을 위해 원자로를 정상 가동하기 전 시스템 작동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를 통해 냉각수 시스템과 전기 설비, 제어 장치 등을 점검합니다.
북한은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 2010년부터 영변에 실험용 경수로를 건설했지만 지난해에야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영변 경수로의 발전 용량은 25~30메가와트로 추정됩니다.
유럽연합 (EU)도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북한의 지속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EU 대표] “The EU remains gravely concerned about the DPRK’s continued development of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in clear violation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he DPRK must return to compliance with the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and the IAEA Comprehensive Safeguards Agreement, bring into force the Additional Protocol. We urge the DPRK to sign and ratify the Comprehensive Nuclear-Test-Ban Treaty without further delay or preconditions. The DPRK cannot and will never have the status of a nuclear weapon State in accordance with the Non-Proliferation Treaty.”
EU 대표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포괄적 안전조치 협정을 준수하고 이에 대한 추가 의정서를 비준할 것도 촉구한다”며 “북한이 어떠한 전제조건이나 추가적인 지체 없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서명 및 비준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EU는 또 핵무기를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결코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북한이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보의 기반을 구축하고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추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모든 관련 당사국들과 의미 있는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EU는 그러면서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키고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명백히 위반하는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협력 확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68차 IAEA 총회 의장 수임
이런 가운데 한국은 이날 개막한 제68차 IAEA 총회 의장국으로 선출됐습니다.
함상욱 오스트리아주재 한국대사는 수락 연설을 통해 1956 IAEA창립 회원국으로 가입한 한국은 이제 세계 5위의 원자력 발전 국가라고 강조하면서, 핵 비확산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녹취: 함 대사] “We have before us an agenda full of significant issues that underline the urgency of addressing nonproliferation concerns, fostering the conditions for the adoption of next generation SMRs and ensuring robust nuclear safety and security in response to the global expansion of nuclear technology. These decisions, the decisions we make, and the actions we take in the days ahead will have far reaching implications.”
함 대사는 중요한 의제가 많다며 “비확산 우려를 시급히 해소하고, 차세대 소형 원자로의 도입 여건을 조성하며, 원자력 기술의 세계적 확대에 대응해 강력한 원자력 안전과 보안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내릴 결정과 행동은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이 IAEA 의장을 맡은 것은 1989년 제33차 총회 이후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함 대사는 16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이번 총회에서 의장으로 회의를 주재합니다.
IAEA는 각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하고 IAEA의 핵 안전조치를 이행하는지 검증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북한은 1985년 NPT에 가입했다가 2003년 일방적으로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IAEA는 지난 2009년 북한의 일방적인 요구로 철수한 이후 북한 핵 시설에 대한 현장 검증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