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호주, ‘오커스 공동성명’…“한국과 필러2 협력 협의 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가운데) 리시 수낙 영국 총리(오른쪽), 앤서니 알바니즈 호주 총리가 지난해 3월 미국 샌디에이고의 한 해군 기지에서 AUKUS 회담을 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호주의 안보협의체인 오커스가 첨단 군사기술 개발 협력 분야에서 한국 등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에 이어 한국과 캐나다, 뉴질랜드가 공동 협력에 참여하게 될지 주목됩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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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국·호주, ‘오커스 공동성명’…“한국과 필러2 협력 협의 중”

미국과 영국, 호주 정상은 17일 “우리는 캐나다, 뉴질랜드, 한국이 오커스의 각 회원국들과 긴밀한 양자 방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인식하면서 이들 나라들과 오커스 필러-2에 따른 첨단 역량에 대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동성명] “Recognizing these countries’ close bilateral defense partnerships with each member of AUKUS, we are consulting with Canada, New Zealand, and the Republic of Korea to identify possibilities for collaboration on advanced capabilities under AUKUS Pillar II.”

세 나라 정상은 3국 안보 동맹 ‘오커스(AUKUS)’ 출범 3주년을 맞아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올해 초 참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이미 발표했던 일본에 이어 이들 3개 나라와 추가 참여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오커스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정치적, 군사적 영향력을 점점 확대하고 있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 호주가 결성한 안보협의체입니다.

오커스는 현재 호주에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제공하는 ‘필러-1’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며, 양자 컴퓨팅과 해저 기술, 극초음속 미사일, 인공지능(AI), 사이버 보안 등 8개 첨단 분야 군사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필러-2’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추가 파트너 참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10일 호주 스털링에서 미 해군 소속인 버지니아급 잠수함인 USS 하와이(SSN-776)가 수시를 마친 후 정박해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영국, 호주 국방장관들은 지난 4월 3자 회의 뒤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일본의 힘과 오커스 참가국들과의 긴밀한 상호 방위 협력 관계를 인정해 필러-2 첨단 역량 프로젝트에서 일본과 협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일본 외에 추가로 협력할 국가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보니 젠킨스 미국 국무부 군축·국제안보차관도 같은 달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오커스의 필러-2 확대 계획과 관련해 “올해 안에 몇 가지 진전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도, 협력국 추가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 젠킨스 차관] “We have some criteria that we’re looking at and we will be engaging countries. We don’t have a timeframe in which we’re going to do it necessarily, but we hope to be able to make some advancements this year.”

다만 미국과 영국 등은 한국이 오커스 필러-2 분야 추가 협력국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음을 여러 차례 시사해왔습니다.

앞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당국자는 지난 4월 한국 ‘연합뉴스’에 “오커스는 일본에 더해 필러-2에 독특한 강점을 가져올 수 있는 한국과 캐나다, 뉴질랜드를 비롯한 다양한 추가 파트너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국무부도 지난 5월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현재로서는 다른 추가 협의 대상 국가는 발표하지 않는다”면서도 한국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안정, 번영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는 지난해 8월 보고서에서 오커스의 첨단 국방 협력에 한국과 일본이 합류하도록 미국과 호주에 제안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안보 측면에서 첨단 기술 협력이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는 판단에 따라 ‘오커스 필러-2’ 참여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한국 외교부 청사 건물 외경.

한국 외교부는 지난 4월 ‘한국을 추가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다’는 미국 백악관 고위 당국자의 입장에 대해 “정부는 오커스와의 협력에 열려 있으며 구체적 사항을 앞으로 협의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최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군사 기술의 공동 개발과 공동 생산뿐 아니라 교류와 협력에 동맹을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유익하다”면서 “특히 한국은 강력한 방위 산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오커스 필러 2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It's very beneficial to bring our allies into the exchange and cooperation, as well as potential co-development and co-production of military technology. And it only makes sense to bring South Korea into it as well, particularly because South Korea has such a robust military defense industry.”

반면 중국 정부는 오커스 참여국 확대 논의가 진행되는 데 우려를 나타내며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달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진영 대결 조장을 지지하지 않고 핵확산 리스트 확대로 군비 경쟁을 가속화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관련 국가는 국제적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해 역내와 세계 평화 및 안정을 훼손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