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새로운 선박을 국제해사기구(IMO)에 등록했습니다. 중국에서 중고 선박을 구매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최근 모든 군함을 IMO 목록에서 삭제한 이후 첫 움직임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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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선박의 등록 현황을 보여주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에 최근 새로운 북한 선박이 등재됐습니다.
이 선박은 온정(On Jong)호로 이전까진 중국 선적의 솽롄6호였지만 작년 7월 선적과 이름을 바꿨습니다.
이는 온정호가 지난해 북한 해사감독국에 등록됐지만 IMO에는 이 같은 사실이 약 1년 2개월 늦게 보고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북한은 수개월 전에 구매한 선박을 뒤늦게 IMO에 보고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온정호를 등록한 주체는 평양 동대원구역 소재 ‘온정쉬핑회사’로, IMO는 이 회사가 소유주가 된 시점을 작년 7월 3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온정호는 중량톤수 481t의 소형급 선박이며, 건조연도는 2008년입니다.
건조 첫해부터 줄곧 솽롄6호로 운항되다가 지난해 북한 선박으로 다시 태어났는데, 이는 북한이 해당 선박을 구매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최근 북한 중고선박 구매 가속화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21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이 북한에 선박을 판매하거나 북한 선박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명백한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이지만 북한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고 선박 구매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앞서 VOA는 GISIS 자료를 분석해 북한이 2023년 한 해 동안 최소 45척의 중고 선박을 구매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번 온정호 사례를 더하면 북한이 지난해 구매한 선박은 46척으로 늘어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해군 대령 출신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중고 혹은 신규 선박 구매는 유엔 제재 위반”이라며 “그러나 지난 3년 간 (북한이) 50~70척의 선박을 인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와츠 전 위원] “It's a violation of resolutions for North Korea to acquire new or used vessels... So it's believed that they've acquired between 50 and 70 vessels. They do a lot of identity switching and swapping, so it's not always clear cut in terms of the vessel's identity, but clearly they're getting access to vessels in the market.”
이어 “선박의 명의를 도용하고 바꾸는 행위를 많이 해서 정확한 내용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북한이 선박 시장에 접근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신규 선박 등록이 최근 북한의 해군 함정 등록과 삭제 조치 이후 처음이라는 점도 주목됩니다.
북한은 지난 8월 말 IMO에 잠수함 13척을 대거 등록한 바 있습니다.
이후 VOA가 관련 사실을 보도하자 북한은 부담을 느낀 듯 다음 날 이들 잠수함 목록을 삭제했으며, 또 하루가 지난 뒤에는 기존에 있던 해군 함정 약 180여 척의 자료까지 모두 지웠습니다.
따라서 현재는 북한의 상선만 해당 목록에 남아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