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유엔 회원국이 북한의 ICBM ‘화성-19형’ 발사를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냈습니다. 유엔 안보리 2개 이사국이 공동 규탄에 동참하기를 거부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 등 13개 유엔 회원국이 5일 북한의 불법적인 군사 도발을 규탄하며 이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단합된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우드 차석대사] “The United States, Denmark, Ecuador, France, Greece, Japan, Malta Panama, the Republic of Korea, Sierra Leone, Slovenia, Switzerland, the United Kingdom condemned in the strongest possible terms the DPRK's October 30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launch. This launch, in addition to the more than 100 ballistic missile launches since 2022 to date, is a clear violation of multipl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jeopardizes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and threatens to undermine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We must not allow the sheer volume of DPRK launches to normalize its unlawful and destabilizing behavior”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의 로버트 우드 차석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과 일본 등 12개국 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북한의 대량 발사 허용해선 안 돼”
공동성명을 대독한 우드 차석대사는 “미국과 덴마크, 에콰도르, 프랑스, 그리스, 일본, 몰타, 파나마, 한국, 시에라리온, 슬로베니아, 스위스, 영국은 북한의 10월 30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발사는 2022년 이후의 100차례 넘는 탄도미사일 발사와 함께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한편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안정한 행동을 일상화하는 이와 같은 엄청난 양의 발사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우드 차석대사는 “이번 도발에 대응해 미국은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등의 내용을 담은 언론 성명을 제출했지만, 2개 이사국이 공동 규탄에 동참하기를 거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유엔 안보리 이사국은 안보리 결의에 따른 대북 제재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며 “우리는 모든 안보리 이사국들이 제재 이행을 감시하고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며,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수호할 책임 준수를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포기하라”
아울러 북한을 향해선 “우리는 북한이 협상에 복귀하고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며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우드 차석대사] “We call on the DPRK to return to negotiations, comply with its obligations under numerous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abandon its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이날 공동성명은 북한의 ICBM 발사를 논의하는 유엔 안보리 회의가 열린 다음 날 나왔습니다.
전날인 4일 회의에서도 우드 차석대사는 “미국은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하는 언론 성명을 제출했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단합된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국제 평화와 안보를 수호하려는 안보리의 법적 구속력 있는 조치를 지지하지 않은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결의 채택과 의장성명, 언론성명 발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이중 강제력을 갖는 ‘결의’는 5개 상임이사국의 반대 없이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동의해야 하며,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의장성명과 언론성명은 상임이사국 반대 없이 과반 찬성으로 채택됩니다.
북한은 4일 안보리 회의에서 ICBM 발사가 자위권 행사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고, 오히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정당한 주권적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적인 회의를 개최한 것을 비난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김 대사] “Like all strategical weapons tests we have conducted so far, these are parts of the exercise of the trust and allegimate right to self defense to reliably safeguard the security of our sate as well as peace of the region and bold against escalating reckless nuclear war threats of hostile forces.”
김성 주유엔 대사는 “지금까지 우리가 실시한 모든 전략무기 시험과 마찬가지로, (이번 발사는) 우리 국가의 안전과 역내 평화를 수호하고 적대세력들의 무모한 핵전쟁 위협에 과감히 대처하기 위한 자위권 행사의 일환”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드 차석대사는 북한이 ICBM에 이어 현지 시각 5일 오전 7시 30분경, 단거리탄도미사일(SRB)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안보리 결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녹취: 우드 차석대사] “Hard for me to speculate on what Kim Jong UN is thinking but he must understand one thing the United States and its allies are resolute and we're ironclad in our self defense and will continue to be that way. So the DPRK should not be fooled into believing that we are not united and together against their violations of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우드 차석대사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미국 대선을 겨냥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김정은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추측하기는 어렵지만, 미국과 동맹국들은 단호하고,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 철통같이 굳건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우리가 안보리 결의 위반에 맞서 단합하지 않고 함께하지 않는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한반도 시각 5일 오전 7시 30분경 황해북도 사리원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SRBM 수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이번 SRBM 발사는 지난달 31일 ICBM 발사 이후 5일 만이며, 미국 대선 하루 전날 이뤄졌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