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수장 “북러 군사적 밀착에 중국도 책임이 있어”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나토 사무총장은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적 밀착에 중국도 책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나토가 인도태평양 협력국과의 관계에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6일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적 관계를 심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중국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뤼터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기고문에서 “중국은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해 이러한 행동을 중단시킬 특별한 책임이 있다”며 “중국은 침략 격화를 외면하면서 평화를 증진하는 척 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기고문] “China bears particular responsibility here, to use its influence in Pyongyang and Moscow to ensure they cease these actions. Beijing cannot pretend to promote peace while turning a blind eye to increasing aggression.”

뤼터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대가로 “현금이 부족한 김정은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독재자인 김정은이 이웃 국가를 위협하는 데 사용할 군사 기술을 북한에 제공하며 한반도의 불안정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뤼터 사무총장은 “70년 넘게 전쟁을 치르지 않았던 북한은 이제 현대 분쟁에 대한 귀중한 전장 경험과 통찰력을 얻게 될 것”이라며 지난주 북한이 1년 만에 처음으로 장거리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감행해 유엔 안보리의 여러 결의안을 또다시 위반한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북러 관계 심화, 세계 안보에 위험

또 “무모한 러시아와 대담해진 북한 사이에 군사적·경제적 관계가 심화되는 것은 유럽 및 대서양과 인도태평양 안보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세계 안보에 있어서도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뤼터 사무총장은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의 궤도를 바꾸기 위해 나토가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인도태평양 협력국과의 관계에도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주 한국 정부 대표단이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를 방문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동향을 브리핑한 사실을 거론했습니다.

뤼터 사무총장은 “인도태평양 협력국들은 이미 우크라이나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고, 그들이 우크라이나에 한층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북러 군사협력 심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 (화면출처: UNTV)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지난달 30일 북한군 파병을 주제로 열린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북한군 파병 사실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을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네벤쟈 대사는 “서방 나라들이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에 대해 말하는 모든 것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서방) 동맹국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군사력과 정보력을 동원해 젤렌스키 정권을 도울 수 있다는 결함 있는 논리를 어떻게 강조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날 관련국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도 같은 논리로 미국과 서방 나라들을 비난했습니다.

김 대사는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정밀 유도 무기를 갖춘 정찰 위성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김 대사의 발언에 로버트 우드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 추가 발언권을 요청해 “북한은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정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상황을 매우 위험하게 만들며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반박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