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국산 중고 선박을 또다시 국제해사기구(IMO)에 등록했습니다. 노후 선박을 대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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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선박의 등록 현황을 보여주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에 최근 새로운 북한 선박이 등재됐습니다.
문제의 선박은 신덕산호입니다.
GISIS 자료에 따르면 신덕산호는 이전까진 중국 선적의 딩순518호였지만 지난해 2월 선적과 이름을 바꿨습니다.
이는 신덕산호가 지난해 북한 해사기구에 등록됐지만 IMO에는 이 같은 사실이 약 1년 9개월 만에 보고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북한은 수개월 혹은 수년 전에 자국에 등록한 선박을 뒤늦게 IMO에 보고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북한으로 돌연 선적 변경
신덕산호를 등록한 주체는 북한 만경대구역 소재 ‘련승쉬핑회사’로, IMO는 이 회사가 소유주가 된 시점을 작년 2월 9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신덕산호는 중량톤수 494t의 소형급 선박이며, 건조연도는 2006년입니다.
건조된 지 18년이 넘은 선박이지만 50년 넘은 선박까지 운영하는 북한 입장에선 비교적 신식입니다.
신덕산호는 건조 첫해부터 줄곧 딩순518호로 운항되다가 지난해 북한 선박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는 북한이 해당 선박을 구매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21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이 북한에 선박을 판매하거나 북한 선박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최근 몇 년 동안 중고 선박 구매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VOA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 지속되는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한 입장을 문의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북한 선박 구매 지난 2년 간 51척
앞서 VOA는 GISIS 자료를 토대로 북한이 2023년 최소 46척과 올해 5척 등 총 51척의 중고 선박을 구매한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등록된 신덕산호를 더하면 지난 2년 동안 새롭게 북한 깃발을 단 선박은 최소 52척이 됩니다.
선박 업계 전문가들은 북한이 노후 선박을 그나마 ‘덜 노후화’된 선박으로 교체하고 있다며 북한이 지난 3년간 구매한 선박을 50~70척으로 추산한 바 있습니다.
앞서 선박 전문가인 한국 우창해운의 이동근 대표는 북한의 선박 구매가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해 “선박이 오래되면 도저히 고쳐 쓸 수 없는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며 1만t급 이하 선박 거래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