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북한 인권 심사에서 나온 각국의 권고와 북한의 반응을 담은 보고서를 채택했습니다. 권고 중 약 30%를 사실상 거부한 북한은 나머지 권고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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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 본부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네 번째 보편적 정례검토(UPR) 심사 보고서가 채택됐습니다.
나디아 미카엘 주제네바 에리트레아 대표부 대사는 보고서 채택을 발표하며 “86개 대표단이 권고를 제출했고, 14개 국가가 사전질문을 보냈으며 북한은 총 294건의 권고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미카엘 대사] “During the interactive dialog with the state under review held on seventh of November, 2024, 86 delegations delivered their statements. 14 States sent advance questions. As a result of the review, the DPRK received a total of 294 recommendations. The DPRK has noted 88 recommendations and will examine the remainder of the recommendations and provide responses in due time, but no later than the 58th session of Human Rights Council in February to April 2025.”
그러면서 “북한은 88개의 권고사항에 ‘유의’(noted) 입장을 표명했으며, 나머지 권고사항을 검토해 적절한 시기에 답변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답변은 2025년 2월말부터 4월초까지 열리는 제58차 인권이사회 회기까지 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국제인권협약 비준, 유엔 기구 접근 허용, 사형제 폐지, 여성에 대한 차별 철폐, 아동과 장애인 인권 신장 등 206개 권고안에 대해서는 추후에 입장을 통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철수 주제네바 북한대사는 13일 보고서 채택관련 회의에서 “이번 심사에서 수용한 모든 권고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모든 국가 이해관계자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후속 조치를 취하고 현실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조철수 대사] “As in the past, we shall carefully study all the accepted recommendations in this review and take follow up measures through robust consultations with all nation stakeholders to translate them into reality.”
북한은 정치범 수용소 해체, 공개처형 중지, 성분제에 따른 차별 철폐, 강제 송환된 사람들에 대한 고문 중지, 억류자와 납북자 송환, 강제노동과 아동노동 중지, 표현의 자유 보장과 3대 악법 철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중단 등 88개 권고안에 대해 ‘유의’ 입장을 밝혀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UPR에서는 유의한다(note)는 표현이 통상 사실상의 거부의 의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특히 미국, 한국, 일본이 낸 권고안을 모두 거부했습니다.
앞서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지난 7일 UPR 심사에서 “북한이 정치범수용소를 즉각 해체하고 부당하게 구금된 정치범을 석방하며, 공정한 재판과 기타 보호를 보장하는 등 자의적 구금에 대한 보호 장치를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터너 특사] “We recommend that the DPRK immediately dismantle political prison camps, release unjustly detained political prisoners, and institute protections against arbitrary detention that guarantee respect for fair trials and other protections.”
터너 특사는 이 밖에 북한이 주민 통제 목적으로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평양문화어보호법, 청년교양보장법 등 이른바 ‘3대 악법’을 폐지하라고 말했습니다.
또 모든 형태의 강제 노동의 중단, 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납치에 대한 기록 제공과 이산가족의 상봉 촉진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한국이 낸 권고안 5개, 일본이 낸 권고안 3개도 모두 거부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13일 북한의 거부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우리 정부는 북한의 UPR 권고 이행 여부 등을 지속 모니터링하며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다차원적인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보편적 정례 인권검토(UPR)는 193개 유엔 회원국들이 4년 반마다 돌아가며 서로의 인권 상황과 권고 이행 여부 등을 심사하는 제도입니다.
북한은 2019년 5월 실시된 제3차 보편적 정례 인권 검토에서 회원국들이 제시한 262개 권고 중 132개를 이행할 것을 약속했지만 실제 이행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