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진항 ‘무기 거래’ 부두에 대형 선박 입항...중국 근해에선 제재 대상 북한 유조선 포착

북러 무기 거래 현장으로 알려진 라진항에서 15일 컨테이너와 함께 대형 선박(원 안)이 발견됐다. 사진=Planet Labs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된 북한 라진항에 대형 선박이 입항했습니다. 중국 해상에선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유조선이 발견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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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진항 ‘무기 거래’ 부두에 대형 선박 입항...중국 근해에선 제재 대상 북한 유조선 포착

북한 라진항에서 15일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이 일대를 촬영한 이날 위성사진에는 12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선체를 부두에 바짝 밀착시킨 장면이 담겼습니다.

대형 선박, 컨테이너 선적 작업 중

선박 앞 부두에 컨테이너로 추정되는 물체가 놓여 있는 점으로 볼 때 선박이 컨테이너를 선적 혹은 하역 중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 개가 넘는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300여 개가 적재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컨테이너는 선박을 통해 러시아로 옮겨진 뒤 다시 열차로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VOA는 지난해 8월 26일 이곳에서 대형 선박이 포착된 이후 2023년 말까지 이 일대를 출입한 선박을 27척으로 추산했습니다. 올해는 이날 발견된 선박을 포함해 27척이 이 부두를 드나들었습니다.

물론 위성사진에 포착된 선박과 컨테이너 만으론 북러 간 무기 거래 여부를 알 순 없지만 백악관이 공개적으로 지목한 곳에서 또다시 대형 선박이 출현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설 자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림무성 북한 외무성 국장은 지난달 24일 유엔총회 1위원회 회의에서 북러 간 ‘무기 거래’에 대한 의혹 제기는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유엔 헌장에 따른 주권 국가 간 정당한 우호협력 관계를 훼손하기 위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림무성 국장] “The assertion of those member states is nothing more than groundless rumours aimed at tarnishing the image of DPRK and undermining the legitimate friendly and cooperative relations between sovereign states in accordance with the UN Charter.It is yet another smear campaign devised by Ukraine to seek for prolongation of Ukraine crisis and maintaining its political power by getting more weaponry and financial support from US and Western countries.”

이어 “미국과 서방 국가들로부터 더 많은 무기와 재정 지원을 받아 우크라이나 위기를 장기화하고 정치 권력을 유지하려는 우크라이나가 고안해 낸 또 다른 비방 캠페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도 7월 안보리 의장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한 자리에서 “우리는 대북제재 체제를 위반하고 있지 않으며, 제기되는 모든 의혹은 물적 증거에 의해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었습니다.

14일 중국 상하이 앞바다에서 북한 유조선 신평9호가 북상 중인 장면. 자료=MarineTraffic

중국 근해에선 제재 선박 포착

이런 가운데 중국 바다에선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유조선의 수상한 항적이 포착됐습니다.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북한 유조선 신평9호는 현지 시각 14일 오후 11시 18분 중국 상하이에서 바다쪽으로 약 70km 떨어진 해상에서 위치 신호를 발신했습니다.

이후 약 한 시간 동안 북쪽으로 이동하던 신평9호는 돌연 위치 신호를 끄고 잠적했습니다.

신평9호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대상인 북한 ‘원양해운관리회사(OMM)’ 소유 선박으로, 자산 동결 대상입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등은 신평9호가 ‘새별’호로 운영될 당시 싱가포르인 소유 유조선인 커리저스호와 불법 선박 간 환적을 벌였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후 미국 정부는 커리저스호의 소유주 궉기성을 형사 기소하고, 커리저스호를 몰수해 매각했었습니다.

대북제재 대상이자 제재 위반 전력이 있는 유조선이 북한 남포에서 멀리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남포까지의 거리는 약 900km 입니다.

신평9호가 발견된 동중국해는 과거 북한 선박이 제3국 선박과 불법 환적을 통해 유류를 건네받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불법으로 유류를 획득한 뒤 북한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주목됩니다.

최근 이 일대에선 북한 유조선이 자주 포착되고 있습니다.

VOA는 유엔 제재 유조선인 천마산호가 14일 새벽 4시 타이완과 중국 사이 해역에 막 진입한 장면을 끝으로 레이더망에서 사라졌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제재 유조선인 금진강3호와 유선호가 타이완해협에 잠깐 나타났다가 잠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