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브스트 전 대사] “북한군 참전은 시작일 뿐…북러 미사일 협력 우려”

존 허브스트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

존 허브스트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이 단순한 지원을 넘어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허브스트 전 대사는 18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병력 투입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기술 완성에 기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러시아의 대규모 확전과 이에 따른 독재 정권 간 공조가 국제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지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한 허브스트 전 대사를 안소영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허브스트 전 대사) 물론 환영할 만한 진전이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이런 공격력을 진작 제공했어야 합니다. 올해 상반기에야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큼스를 제공했는데, 먼저 단거리형을, 그 후에 장거리형을 지원했습니다. 물론, 장거리형을 제공하고도 러시아 내 목표물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죠. 이것이 바로 러시아의 대규모 침공 초기부터 바이든 정부가 보여준 소극적인 태도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장거리 무기를 러시아 내 목표물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기까지 지나치게 시간을 끌면서, 러시아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무기, 군수품, 전투기, 그리고 기타 군사 장비를 이 공격 무기의 사거리인 180마일을 벗어난 곳으로 옮길 수 있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가담했다는 보도가 있지만, 우리는 이 사실을 5~6주 전에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최소한 이 사실을 알게 된 직후에는 사용 허가를 내줬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늦었더라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이 무기가 우크라이나가 전선을 방어하는 데 유용할 수 있으며, 북한 군대에 대가를 치르게 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우리가 1~2년 전에 이 무기를 더 많이 제공하고, 사용에 대한 전면적인 허가를 내줬다면, 지금 이 전쟁의 양상은 크게 달라졌을 것입니다.

기자) 이번 결정은 지난 12일 미국 정부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공식 확인한 후 이뤄졌습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미국은 확전을 우려해 이를 거부해 왔는데요. 이 시점에 미국이 ATACMS 사용 허용을 발표하며,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허브스트 전 대사) 이번 조치는 러시아의 최근 대규모 전쟁 확대에 대한 일부 반발을 의미합니다. 이는 긍정적인 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 주 전에도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죠. 공식 확인의 결과에 대해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은 우크라이나에 어떤 위협이 됩니까?

허브스트 전 대사) 현재 북한군 1만 명이 그곳에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러시아의 반격 작전에 약 5만 명의 병력이 동원된 상황에서 이는 러시아의 공격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이는 단지 시작일 뿐입니다. 앞으로 수만 명, 심지어 10만 명 이상의 북한 병력이 전쟁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것은 새로운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는 러시아 측의 전쟁 확대를 의미할 뿐만 아니라, 권위주의 세력의 측면에서도 중대한 확전입니다. 러시아는 이란의 무기, 북한의 무기, 이제는 북한 병력, 그리고 중국의 막대한 경제적 지원 없이는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이 전쟁을 수행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기자)북한과 러시아가 최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 조약’을 비준했습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합법화하려는 듯한데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허브스트 전 대사) 이번 새로운 확전, 특히 북한의 개입은 한국과 일본에 깊은 우려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두 나라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늘릴 방안을 모색 중이며, 이는 매우 좋은 일입니다.

미국 역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는 긍정적인 일이죠. 그러나 여전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현재 사거리 180마일의 무기를 장거리 공격용이라고 부르는 것은 우스운 일입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사거리 1,000마일 이상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이 미사일은 러시아의 주요 전략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진정한 장거리 공격 무기로,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입니다.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선 승리로 우크라이나의 미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예를 들어, 전쟁 종식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일부 영토를 러시아에 넘겨야 한다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허브스트 전 대사) 이것은 트럼프의 접근 방식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로부터 직접적인 발언이나 공식 대변인을 통해 그의 방침에 대해 들은 바가 없습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직에 취임하기까지 두 달을 기다려야 하지만, 우크라이나로부터 어떤 영토적 타협점을 찾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의 생존을 의미하는 해결책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것이 미국에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미래의 러시아 침략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푸틴이 이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우리는 압니다. 푸틴의 목표는 단순히 우크라이나의 일부 영토를 점령하는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트럼프는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최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으로 북러 협력 강도에 상응하는 단계적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국과 나토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지원 노력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허브스트 전 대사) 제가 일본과 한국의 지도자들이 북한의 우크라이나 개입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언급했을 때 바로 이 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의 발언은 제 주장을 뒷받침하는 추가적인 증거로 환영할 만합니다. 우크라이나가 추가적인 지원을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한국과 일본은 분명히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울 무기 시스템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심화한 북러 간 군사협력이 한반도 등 역내에는 어떤 위협을 가합니까?

허브스트 전 대사) 현재 북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을 수행하는 데 상당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기와 탄약을, 이제는 병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를 통해 자신들이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이 있어요.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완성하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북한은 자체적으로 중간 수준의 미사일을 개발했지만, 러시아는 훨씬 더 우수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만약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돕는다면,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될 겁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의 결합된 활동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 국가들 각각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야 합니다.

기자) 말씀하신 4개의 문제 국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국제사회의 조치가 필요합니까?

허브스트 전 대사) 그들은 파트너이며, 그들의 협력 관계는 점점 더 긴밀해지고 있습니다. 첫째,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무장시켜 러시아 병력과 북한 병력을 우크라이나에서 몰아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둘째, 우리는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이란에 대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셋째, 우리는 러시아가 제재를 회피할 수 있도록 돕는 중국에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우리는 경제적 측면에서 이미 중국에 강력히 대응하고 있지만,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자연적 해양 경계를 넘어 과도한 영유권을 주장하기 어렵게 만드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존 허브스트 대사로부터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과 북러 협력 심화에 대한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안소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