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김현숙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21일 우크라이나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고 우크라이나 공군이 주장했습니다.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의 발표에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가자지구에서 무조건적인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이 미국 반대로 또다시 부결됐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됐던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이 사퇴했습니다. 1천500명에 달하는 중남미 이주자 행렬이 또 미국 남부 국경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이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근 급속히 확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21일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고 우크라이나 공군이 주장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처음 ICBM을 발사한 게 됩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공군이 발표한 내용 좀 더 알아볼까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 공군은 성명에서 러시아가 이날(21일) 오전 우크라이나 중동부 도시 드니프로의 기업과 주요 기반시설을 표적으로 미사일 공격을 가했으며, 특히 러시아 아스트라한 지역에서 ICBM이 발사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함께 발사한 ‘kh-101’ 순항미사일 6발은 격추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스트라한은 러시아 남부에 있는 도시지요?
기자) 맞습니다. 카스피해 인근 도시로, 우크라이나 전선과는 60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요. ICBM은 사거리가 수 천km에 달하는 미사일입니다. ICBM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지만, 재래식 탄두를 장착해 운용할 수도 있는데요. 우크라이나 공군은 성명에서 어떤 종류의 ICBM이 발사됐는지, 또 이 ICBM이 무엇을 목표로 삼고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주장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 ‘CNN’ 방송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21일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군부의 주장에 대해 “말할 게 없다”며 언급을 거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어 “그것은 우리 군대에 물을 질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러시아가 대규모 공습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크이우 주재 미국대사관을 비롯해 여러 서방국 대사관들이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며 20일 대사관을 폐쇄했는데요. 미국대사관은 21일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공포심을 조장하기 위해 가짜정보를 흘리는 이른바 ‘정보심리전’을 벌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며칠, 전쟁 흐름이 상당히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 양상인데요. 여기에 미국이 또 새로운 중대 발표를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일 우크라이나에 대인지뢰를 보내는 것을 승인했다고 ‘AP’ ‘로이터’ ‘워싱턴 포스트’ 등 주요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는데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20일 기자회견에서 이를 확인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의 발언 직접 들어 보시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What we've seen most recently is because the Russians have been so unsuccessful in the way that they have been fighting, they've kind of changed their tactics a bit in that they don't lead with their mechanized forces anymore…So that's what the Ukrainians are seeing right now. And they have a need for things that can help slow down that effort on the part of the Russians. They're fabricating their own anti-personnel landmines right now. The landmines that we would look to provide them would be landmines that are not persistent. We can control when they would self-activate, self-detonate, and that makes it far more safer eventually than the things that they are creating on their own."
기자) 오스틴 장관은 러시아가 최근 전투전략을 약간 수정했다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진격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뭔가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또 지금 우크라이나는 스스로 대인지뢰를 만들고 있다면서, 미국이 제공하고자 하는 것은 지속적이지 않으면서, 스스로 비활성화하고 통제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가 제작하는 것보다 궁극적으로 훨씬 더 안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우크라이나가 조악하게 만들어 사용하는 것보다 미국이 안전하게 만든 대인지뢰를 보내는 게 낫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게 풀이됩니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비지속성 지뢰도 안전하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대인지뢰가 무차별적으로 살상할 수 있고, 특히 폭발하지 않은 지뢰는 수년 후에도 민간인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대인지뢰 사용을 비판해 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2년 6월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 대인지뢰 사용을 전면 금지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의 또 다른 중요한 정책 변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공식 확인하고 있지 않지만, 앞서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에이태큼스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사용을 승인했다고 주요 매체들이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19일 새벽 러시아 서부 국경지대인 브랸스크 군사 시설을 표적으로 6발의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발사했는데요. 에이태큼스 사용 제한 해제에 이어, 대인지뢰 승인까지 중요한 정책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퇴임을 두 달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여러 비판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자신의 기존 정책 방향을 뒤집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러시아의 공세가 그만큼 위협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최근 진격 속도가 더 빨라져 지난 두 달 동안 지난해 점령한 영토의 2배에 달하는 지역을 새로 점령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서 본격적으로 휴전에 개입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러시아의 진격을 늦추기 위한 조치일 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이 또 부결됐군요?
기자) 네. 안보리는 20일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는데요.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또다시 부결됐습니다.
진행자) 15개 이사국이 투표에 참여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과 한국, 알제리, 일본 등 10개 비상임이사국 중 미국이 유일하게 반대하면서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안보리 결의는 거부권을 가진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나라라도 반대하면 채택되지 못합니다. 14개월 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이래 미국이 가자지구 관련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건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왜 이 결의안에 반대한 건가요?
기자) 결의안은 “모든 당사자가 존중하는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이며 항구적인 휴전을 요구하며, 모든 인질을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석방할 것을 요구한다”고 명시했는데요, 미국은 ‘무조건적인 휴전’을 문제삼았습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의 발언 들어 보시죠.
[녹취: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 대사] “We made clear throughout negotiations we could not support an unconditional cease-fire that failed to release the hostages, because, as this council has previously called for, a durable end to the war must come with the release of the hostages. These two urgent goals are inextricably linked. This resolution abandoned that necessity, and for that reason, the United States could not support it. Simply put, this resolution would have sent a dangerous message to Hamas: 'There's no need to come back to the negotiating table.'”
기자) 미국은 협상 내내 인질 석방이 이뤄지지 않는 무조건적 휴전을 지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겁니다. 우드 차석대사는 지속 가능한 종전은 인질 석방과 함께 이뤄져야 하며, 이 두 시급한 목표는 연결돼 있다면서, 하지만 결의안은 그 필요성을 포기했으며, 미국은 따라서 지지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결의안은 하마스에 “협상테이블에 돌아올 필요가 없다”는 위험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이사국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이번 결의안은 10개 비상임이사국이 제안했는데요, 일제히 실망감을 표시하며 반발했습니다.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유일한 중동 국가인 알제리는 곧 훨씬 더 강력한 결의안을 갖고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슬로베니아 차석대사도 가자 전쟁은 유엔헌장이 반대하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거부권이 행사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황준국 한국대사도 즉각적인 휴전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가자지구 생명을 구할 유일한 길이라며 결의안 부결에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진행자) 당사자들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대니 대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대사는 해당 결의안은 테러리스트들이 처벌받지 않고 행동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며, 평화로 가는 길이 아니라 더 많은 고통과 유혈사태로 가는 로드맵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도덕과 정의의 편에 서 인질과 그 가족을 버리지 않은 데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마제드 밤야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부대표는 결의안에 제안된 휴전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첫 단계가 될 것이며, 잔혹한 행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특사가 중동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개입하면서 현재 전선이 확장돼 있는 상태인데요. 아모스 호치스타인 중동 특사가 휴전 협상을 논의하기 위해 레바논과 이스라엘을 잇달아 방문했습니다. 호치스타인 특사는 19일 레바논에 먼저 도착해 나비흐 베리 국회의장 등 레바논 정치인들과 휴전안을 논의했고요. 20일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했는데요. 호치스타인 특사는 휴전 논의에 진전이 있었으며 일부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 상원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판매 반대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부결됐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판매를 차단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20일 미 상원에서 압도적 표차로 부결됐습니다. 이 결의안은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성향 정치인인 무소속 버니 샌더스 의원이 주도했는데요. 찬성 18표, 반대 79표, 기권 1표로 부결됐습니다. 현 118대 상원은 총 100석 중 민주당이 51석, 공화당이 49석인데요. 결의안에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도 반대표를 던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미국 정치 관련 보겠습니다. 차기 행정부 법무장관으로 지명된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게이츠 지명자가 전격 사퇴했습니다. 그는 21일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자신의 지명이 부당하게 방해가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게이츠 지명자는 20일 상원의원들을 만난 뒤 “불필요하게 오래 지속되는 워싱턴 난투극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밝혔습니다.
진행자) 게이츠 전 의원이 사퇴 의사를 밝히기에 앞서 게이츠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 하원 윤리위원회가 20일 성매매 의혹 등으로 조사를 받던 게이츠 지명자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할지 여부를 논의했는데요.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하원 윤리위는 공화당과 민주당 소속 의원 각각 5명으로 구성되는데요. 윤리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마이클 게스트 하원의원은 “위원회가 보고서 공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윤리위가 게이츠 전 의원에 대한 어떤 의혹을 조사했던 건가요?
기자) 게이츠 전 의원이 과거 성관계를 위해 여성들에게 돈을 지불했다는 의혹과 불법 마약을 복용한 혐의 등에 관해 조사했습니다. 하원 윤리위는 1년 이상 조사한 보고서를 이달 공개할 예정이었는데요. 윤리위의 조사 종결이 임박한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게이츠 전 의원을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한 겁니다. 게이츠 전 의원은 13일 법무장관 지명 소식이 나오자마자 몇 시간 만에 하원의원직을 사임했고요. 이로써 윤리위 조사는 사실상 종료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게이츠 전 의원은 법 집행 최고 직책인 미국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게이츠 전 의원에 대한 보고서 공개 여부를 두고 더 논란이 되는 겁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게이츠 전 의원이 의원직을 사임했어도 조사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게이츠 전 의원이 더는 윤리위 관할 대상이 아닌 만큼, 아직 완성하지 않은 보고서를 공개할 필요가 없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윤리위 조사는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게이츠 전 의원의 부정 행위와 관련해 알려진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네, ‘ABC’ 뉴스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윤리위는 게이츠 전 의원이 지난 2017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두 여성에게 1만 달러 이상을 지급한 내역을 확보했습니다. 윤리위에서 증인으로 조사를 받은 이 두 여성은 자신들이 받은 돈 가운데 일부는 성관계의 대가라고 증언했다고 언론은 전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인수위 측은 이런 보도를 반박했는데요. 알렉스 파이퍼 대변인은 “법무부는 게이츠의 금융거래 대부분을 살펴봤으나 범죄 정황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해당 보도는 “법무부를 개혁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훼손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게이츠 전 의원에 대해 하원 윤리위에서만 관련 조사를 했던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윤리위와 별도로 연방 법무부도 조사를 진행했었는데요. 법무부는 올해 초, 사건을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게이츠 전 의원의 인준안 처리 권한을 가진 상원 법사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기록을 인사청문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FBI 수사 기록에는 게이츠 전 의원의 17세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에 대한 기록도 포함돼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를 꾸리는 인선 작업은 계속 이어지고 있죠?
기자) 네, 트럼프 당선인이 20일 차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재 대사로 매슈 휘태커 전 법무장관 대행을 지명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부담이 충분하지 않다며 줄곧 비판해 왔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에서 휘태커 지명자가 “강력한 전사이자 충성스러운 애국자”라며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고 수호할 것”이며 “나토 동맹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에 맞서 굳건히 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휘태커 지명자는 트럼프 정권 1기에서 법무장관 대행으로 재임했었는데요. 다른 여러 지명자와 마찬가지로 지명자의 전문적 배경이 새 직책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끝으로 미국 관련 소식 하나 더 보겠습니다. 수많은 중남미 이주자 행렬이 미국으로 향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로 중남미 출신으로 이뤄진 약 1천 500명의 이주자 행렬, 이른바 캐러밴이 20일 멕시코 남부에서 미국 국경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AP 통신은 멕시코 최남단, 과테말라 국경 인근의 치아파스주 타파출라에서 캐러밴이 이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는데요. 당초 규모는 수천 명에 달했지만, 멕시코 입국 허가를 얻지 못한 사람들이 캐러밴에 합류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도 캐러밴이 이동을 시작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던 거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일이었던 지난 5일 약 3천 명에 달하는 이주자 행렬이 미국 남부 국경으로 출발했다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가 이었습니다. 당시도 타파출라에서 형성된 캐러밴이었습니다.
기자) 언제부터 이주자들이 이렇게 캐러밴을 형성해 미국으로 오기 시작했습니까?
기자) 이주민 캐러밴은 지난 2018년에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주자들이 혼자 또는 소규모로 멕시코를 이동하다 보면 종종 멕시코 당국에 의해 구금되거나 본국으로 추방되기도 하는데요. 수백 명씩 집단으로 이동할 경우 당국이 이들을 구금하는 것이 어렵다 보니 이렇게 대규모 캐러밴을 형성해 이동하는 겁니다.
행자) 캐러밴에 합류하는 데는 안전상의 이유도 있다고요?
기자) 네, 많은 무리가 동시에 이동하다 보니 강도나 강간, 납치 등의 위험이 비교적 적고요. 또 미국 입국을 돕는 브로커 등에게 비용을 지불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주로 캐러밴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멕시코의 악명높은 마약 카르텔의 위협은 여전히 존재하고요. 뜨거운 날씨와 긴 거리도 장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장 짧은 경로라고 할 수 있는 타파출라에서 텍사스 브라운스빌 건너편 마타모로스 검문소까지 거리는 1천770km가 넘습니다. 16일 동안 쉬지 않고 걸어야 하는 거리인데요. 많은 이주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주 위험하고 힘든 여정이라고 할 수 있죠.
진행자) 이런 고생을 하면서도 많은 이주자가 캐러밴에 합류하는 이유가 있겠죠?
기자) 네, 경제난과 여러 어려움을 피해 본국을 떠난 이주민들이 멕시코에 도착해도 일자리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미국으로 향하는 겁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이주자들이 더 서두르는 모양새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할 계획임을 밝혔는데요. 이주자들은 내년 1월 20일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식 이후 미국 입국이 더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긴박감을 느낀다고 AP 통신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캐러밴이 형성되는 걸 막기 위한 조처를 했었죠?
기자) 네, 올해 미국 정부는 남부 국경에 이주자들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온라인 망명 신청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미국 국경을 넘기 전에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출시한 스마트폰 앱 ‘CBP One’을 통해 망명 신청 절차를 진행하도록 했는데요. 당초 멕시코 북부와 중부에서만 가능하던 앱을 남부 타파출라까지 확장해 무작정 미 국경을 향해 이동하는 것을 막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해당 앱을 종료하고 합법적인 입국 경로를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