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중국인 연루 간첩 사건을 거론한 데 대해 미 공화당 상원의원이 중국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높게 평가하는 의원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공화당 소속의 릭 스콧 상원의원은 13일 “공산주의 중국 정부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 때마다 우리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스콧 의원] “I know that a communist China is a despicable government. And whether it's in South Korea or in the United States or anywhere around the world, they're trying to destroy our way of life. Whenever anybody is talking about the actions of the communist Chinese government, we have to take it seriously and do whatever we can to stop them… South Korea is a great ally. And, I want to do everything I can to continue to help them.”
스콧 의원은 이날 VOA 기자와 만나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최근 계엄령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대국민 담화에서 미국 항공모함 등을 겨냥한 중국인 연루 간첩 사건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한국은 훌륭한 동맹국”
특히 “나는 공산주의 중국이 비열한 정부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들은 한국이든 미국이든 세계 어느 곳이든 우리 삶의 방식을 파괴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훌륭한 동맹국”이라며 “한국을 계속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스콧 의원은 “한국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세부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한국은 중요한 동맹국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한반도 시각 1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라며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 6월 중국인 3명이 무인기를 띄워 부산에 정박 중이던 미국 항공모함을 촬영하다가 적발된 사건과 지난달 40대 중국인이 국가정보원을 촬영하다 붙잡힌 사건이 있었다며 “하지만 현행 법률로는 외국인의 간첩행위를 간첩죄로 처벌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윤 대통령이 중국인이 연루된 간첩 사건을 거론한 데 반발했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측의 언급에 깊은 놀라움과 불만을 느낀다”며 특히 “한국 측이 내정 문제를 중국 관련 요인과 연관 지어 이른바 ‘중국 간첩’이라는 누명을 꾸며내고, 정상적 경제 및 무역 협력을 먹칠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체로 미국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이번 담화에서 언급한 미 항공모함 등을 겨냥한 중국인 연루 간첩 사건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공화당 소속의 빌 해거티 상원의원은 13일 VOA 기자와 만나 윤 대통령이 거론한 중국인 연루 간첩 사건에 대해 “언급된 국가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며 “이에 대한 브리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해거티 의원] “I'm not familiar with the national security issues that you just cited. I have not had a briefing on that, so I'm going to refrain from commenting on those specifics. But I understand that he's taking a very challenging political stance there in South Korea. And I understand he's in a very challenging time right now.”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주일 대사를 지낸 해거티 의원은 다만 “윤 대통령이 한국에서 매우 도전적인 정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금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국민과 입법부, 큰 영감 줘”
이런 가운데 미 의회에서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해제시킨 ‘한국의 민주주의’를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13일 VOA 기자와 만나 “한국 국민과 그들이 선출한 입법부가 민주주의를 위해 일어서는 모습을 전 세계가 지켜봤다”면서 “이는 정말 큰 영감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워런 의원] “The world has watched as the South Korean people and their elected legislature has stood up for democracy. It's been a real inspiration. Obviously, everyone is troubled by a leader who tries to seize control. But what's happened in South Korea is a reminder-- democracy truly resides with the people.”
이어 “지도자가 권력 장악을 시도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하지만 한국에서 일어난 일은 민주주의가 진정으로 국민과 함께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계인 영 김 공화당 하원의원은 11일 “민주주의에 대한 한국의 의지를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에 올린 글에서 “미한일 관계를 약화시키는 것은 우리의 적들을 대담하게 만들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