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들은 역내 안보환경을 고려할 때 미한일 협력의 필요성이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각국의 정권교체기와 맞물려 새 정상들의 지지가 중요하다면서, 한동안 대대적인 구상들이 발표되지는 않더라도 실무협의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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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토 시호코 윌슨센터 인도태평양 국장은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 한국, 일본간 협력이 동북아 안보에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고토 국장은 “지금까지 삼국 협력의 성공에 상당한 기여를 한 조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총리, 윤석열 대통령이 모두 떠나게 됐다”며 “차기 지도자가 전임자가 만들어 놓은 책임을 어느 정도까지 맡고 싶어할지에 대한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토 국장] “So until now, the personal roles that Biden Kishida and Yoon have played, have led considerably to the success of trilateral efforts. All three are not going to be there anymore, and as politicians of democracies, there's going to be concern about to what extent each leader is going to want to take on the responsibility that was created by his predecessor. And there may not be as much personal commitment, but when we look at it from an institutional and a regional interest perspective, the need for trilateral cooperation is actually even stronger now, and from an institutional perspective, the three countries are recognize this.”
고토 국장은 “정상들의 개인적인 헌신이 예전만큼 높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제도적, 지역적 이익의 관점에서 볼 때, 3국 협력의 필요성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각국도 이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이 지역의 안보와 안정에 대한 공동의 관심이며, 3국 모두 억지력 유지를 원하며, 불확실성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정상 수준에서는 그다지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실무 수준과 각 현안과 관련해서는 협력을 계속 진전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정치와 분리해야”
고토 국장은 일본과 한국이 정치적 도전을 겪고 있다며 “삼국의 실제 의제와 정치적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 소장도 26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미한일 세 나라 정부가 모두 정치적 전환기를 거치고 있다며 “핵심 질문은 3자 협력을 확고히 제도화하려면 우선 트럼프 당선인을 비롯한 새로운 정상들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소장] “The key question, is, if you want to lock in and institutionalize trilateral cooperation, you need buy in from the new leaders, first and foremost, Trump, but also now new leaders representing Seoul and Tokyo. Each leader has a choice, and that is whether to view the trilateral cooperation through the lens of their own political need, or whether to view the trilateral cooperation through the lens of respective national interests. And the premise underlying institutionalized US, Japan, South Korea, trilateral cooperation is that they all share a common national interest in confronting China's rising influence.”
이어 “각 정상은 자신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3국 협력을 바라볼 것인지, 아니면 각국의 국익에 따라 바라볼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소장은 “미한일 3국 협력 제도화의 전제는 중국의 부상에 맞서는 것이 공통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것”이라며, 각국의 신임 지도자가 자신의 외교정책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권교체, 트럼프 2기 등 불확실성”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미한일 협력 지속에 대한 불확실성 중 하나로 한국의 정국 혼란을 꼽으면서 “의문점은 한국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The first one is based on the current turmoil in Korea and what it may lead to. And the question mark is, what is going to happen in Seoul, if the opposition, if the Democratic Party assumes power, that party has a history of exploiting anti-Japanese sentiment in Korea and also anti-us sentiment. It has a history of being somewhat skeptical about certain aspects of the US ROK alliance, and of being unusually deferential towards China, also of being rather sympathetic or accommodating towards Pyongyang, any one of those things could cause some disruptions, distortions in trilateral cooperation.”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과거에 한국의 반일 감정과 반미 감정을 이용했던 전력이 있다”며 “미한동맹의 특정 측면에 다소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고, 중국에 대해 유별나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북한에 대해 다소 동조적이거나 수용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것들 중 어느 하나라도 미한일 협력에 혼란이나 왜곡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는 26일 VOA와 통화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견해가 다른 여러 파벌이 있다며, 큰 틀에서는 미한 동맹과 미한일 협력을 지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여 석좌] “So there'll be some internal debates among the DP and how to proceed when it comes to foreign policy, including the trilateral. But like I said, I still think from a functional standpoint, whether Democratic Party or PPP, from a broader perspective, that they support the alliance, that they support the US Japan Korea trilateral.”
여 석좌는 “더불어민주당 내부적으로 논쟁이 있을 것”이라며 “기능적 관점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전반적으로 미한 동맹과 미한일 협력을 지지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여 석좌는 “트럼프 정부가 우선순위를 정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한국과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국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미한일 협력이 잠시 멈출 수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미한일 협력체 내의 특정 기능과 특정 실무그룹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를 꼽았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새롭고 대대적인 계획들이 있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학 동아시아학 교수는 향후 미한일 협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접근법을 꼽았습니다.
스나이더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동맹을 미국 외교정책의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스나이더 교수] “I don't think he thinks about alliances as an important part of American foreign policy. He thinks about them as sort of something that America does for other people, that they should get paid for. He has thinks about maybe personal relationships with individual leaders, but I don't think he has any real commitment to the kind of institutionalization of trilateral cooperation that we've seen. You know. Last period. And I, even though I know some people in Korea and Japan, hope that Trump will sort of need them for his anti China strategy, that's a reliable indicator of what policy is going to be he may just as well turn around and make a deal with Xi Jinping as than anything else.”
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개별 지도자들과의 개인적인 관계에 대해서는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목격해 온 3자 협력의 제도화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의지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럼프가 대중국 전략을 위해 한국과 일본을 필요로 한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트럼프는 (한일과 협력하는 대신) 시진핑과 직접 거래를 맺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일 협력에서 “미국이 가장 약한 고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일본에 조기에 신호 보내야”
스나이더 교수는 또 “일본에서 항상 우려하는 것은 한국 정부가 일본과 약속한 것이 엄청난 국내 정치의 압력에 휘둘릴 수 있고, 번복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한국이 일본과의 관계 진전의 동력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그 의도를 조기에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과 관련해 “한국이 이미 맺은 약속을 이행해 60주년을 중요한 순간으로 만들 수 있을 지 일본은 매우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현 정부들이 3자협력의 중요성과 논리를 강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결국에는 후임자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 통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3국의 새로운 지도자들이 3국 협력이 오랜 기간 동안 많은 노력을 통해 이뤄졌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협력이 계속돼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길 바란다”며 “그것이 세 나라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