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자신에 대한 후보 사퇴 요구를 일축하며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 연방대법원에서 나온 면책특권 부분 인정 판단에 따라 ‘성추문 입막음’ 재판의 유죄 평결 기각을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미국 성인의 약 60%가 체외 수정에 대한 접근성 보호를 지지하고 있다는 여론 조사 내용,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 사회의 시선이 집중된 기자회견에서 대선 완주 의지를 다시금 밝혔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너무나 많은 것이 달려있기 때문에 내가 이 일을 끝내야 한다”고 말하며 대통령 후보직에서 물러나지 않을 생각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며 자신이 대통령으로 출마하기에 가장 적임자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난달 있었던 TV 대선 토론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이후 인지력 논란이 일지 않았습니까? 이후 대선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11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인지력 논란을 잠재우는 데 주력했습니다. 기자회견은 약 1시간 정도 진행됐고요. 10여 명의 기자로부터 질문을 받아 답변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 인지력 우려와 관련한 질문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TV 대선 토론회 때와 비교하면 훨씬 힘 있는 목소리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자신의 건강에 문제가 없으며, 대통령 직무를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습니다.
진행자) 기자회견에서 어떤 질문과 대답이 오갔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올 2월까지 세 번의 신경학적 검사를 받았다며, “그들은 내가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의사가 신경학적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검사를 받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그렇게 제안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나이가 들면 “약간의 지혜가 생긴다”고 덧붙이며 또 한 번의 임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질문이 나왔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자신을 젊은 세대 민주당 지도자들과의 ‘가교 역할’을 할 후보가 되겠다고 약속했는데, 왜 생각을 바꿔 다시 대선에 출마하게 됐느냐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당시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2024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이 됐었죠?
기자) 맞습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달라진 것은 내가 (전임자로부터) 물려받은 경제와 외교 정책, 사회 분열 등 상황의 심각성”이라고 답변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나는 나의 유산을 위해 이를 하는 게 아니다. 내가 시작한 일을 완수하기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에 복귀한다면 미국의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민주당 내부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사퇴 요구가 잇따르고 있지 않습니까? 대체 후보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요?
기자) 네, 민주당 내부에서는 현재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사퇴할 경우 대체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자주 거론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할 경우 승산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그녀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부통령으로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선거 캠프가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가능성이 더 높다는 데이터를 제시하면 후보 사퇴를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들이 와서 당신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하지 않는 한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까지 “그렇게 말하는 여론조사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11일) 기자회견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반응이 좀 나뉩니다. 일관성 있게 대답을 잘했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사퇴론을 뒤집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니라는 반응도 있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윌리엄 갤스턴 수석연구원은 VOA에 “바이든 대통령에게 좋은 하루였다”고 평가했는데요. 하지만 “(사퇴론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아니면 근본적으로 흐름을 바꾸지는 않더라도 흐름의 방향을 바꿀 돌 하나가 될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난달 TV 대선 토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말을 더듬고 적절한 단어를 생각해 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이번 기자회견에서 그런 모습은 없었습니까?
기자) 일부 말실수를 하긴 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에 관해 언급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트럼프 부통령’이라고 잘못 말한 겁니다. 또 기자회견에 앞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행사에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소개하며 “신사 숙녀 여러분, 푸틴 대통령입니다”라고 말했는데요.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이름으로 잘못 말한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곧장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곤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이길 것이라며 “나는 푸틴을 이기는 데 너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기자회견에서도 해당 실수에 대한 언급이 있었나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실수를 인지하고 곧바로 정정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자신이 하는 일이 자신이 하는 말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특히 이번 나토 정상회의가 미국의 위상을 높였다고 말하며, “이보다 더 성공적인 회의를 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반응이 궁금한데요?
기자)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민주당 내에서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또 나왔습니다. 코네티컷주를 대표하는 짐 하임스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2024년 선거는 미국 민주주의의 미래를 정의할 것이며 우리는 트럼프가 약속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권위주의가 초래하는 위협에 맞서기 위해 가능한 가장 강한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더 이상 나는 그 사람이 조 바이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임스 의원의 성명이 발표된 후, 캘리포니아 출신 스콧 피터스 하원의원도 성명을 내고 “위험이 크고, 우리는 패배의 길에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완주를 재차 다짐하고 있지만, 하차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계속 나오고 있네요.
기자) 네, 11일까지 총 16명의 민주당 하원의원이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이들이 민주당 하원의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채 되지 않지만, 공개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미자동차노조(UAW) 지도부가 11일 만나 바이든 대통령을 둘러싼 우려에 관해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40만 명의 회원이 있는 전미자동차노조는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이번에는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재판 결과를 뒤집기 위한 요청서를 법원에 제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에 대한 유죄 평결을 기각해 달라고 담당 판사에게 요청했습니다. 11일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전날 법원에 제출한 요청서가 공개됐는데요. 해당 문서에 따르면 변호인단은 사건을 담당한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에게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 파기는 물론, 사건 자체를 기각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재판 기각을 요구하는 근거가 뭡니까?
기자) 이달 초 연방대법원이 전직 대통령의 면책 특권을 부분적으로 인정한 판단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 재임 중 공식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면책특권이 있고, 비공식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사건을 하급심 법원에 다시 판결하라고 돌려보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에서 이런 결정이 나오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른 재판도 무효로 하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대법원의 결정이 나오자마자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1일 머천 판사에게 서한을 보내 유죄 평결 파기와 함께 7월 11일로 예정돼 있던 선고 공판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변호인단은 대법원의 면책 특권 결정이 뉴욕 형사 사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주장하며 해당 내용을 담은 요청서를 10일까지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예고한 요청서가 11일 공개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요청서를 작성한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사들은 배심원들이 유죄 평결을 내리는 데 있어 대통령의 공식 행위에 대한 증거를 의존했다고 지적하면서 “공식 행위 증거의 사용은 연방 헌법상 구조적인 오류”였다며 “배심원의 유죄 평결은 무효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해당 재판은 허용되지 않았어야 할 증거로 인해 “오염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은 대통령 취임 전에 있었던 일이잖아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한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의 폭로를 막기 위해 입막음 돈을 지급했고, 이후 해당 비용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인데요. 사건에 대한 증거 대부분은 2015년과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 행동에 집중돼 있습니다. 하지만, 배심원단이 유죄 평결을 내릴 때 근거가 됐던 일부 증언과 증거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 일어난 일이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주장합니다.
진행자) 만약 머천 판사가 유죄 평결을 파기하거나 재판 자체를 기각하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유죄 평결을 파기하면 당연히 형량 선고는 없는 거고요. 재판을 기각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에서 성추문 입막음 의혹 관련 재판을 다시 받을 가능성은 없어집니다. 미국에서는 피고인에 대한 유죄 평결이 파기되면 그에 대한 검찰의 재기소는 허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맨해튼 검찰은 피고 측 요청에 대한 답변서를 오는 24일까지 제출해야 하는데요. 앞서 머천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을 수용해 형량 선고 날짜를 7월 11일에서 오는 9월 18일로 연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은 재판이 무효가 되거나 유죄 평결이 번복될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기자) 법률 전문가들은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이 대부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취임 전 행위와 관련이 있고 또 대통령 취임 이후의 증거도 사적인 행위와 더 관련이 있기 때문에 배심원 유죄 평결을 뒤집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체외 수정(IVF)’에 관한 미국인들의 생각을 알아본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AP 통신과 NORC 공공문제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60% 이상이 체외 수정에 대한 접근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P 통신과 NORC는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성인 약 1천100명을 대상으로 체외 수정과 낙태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습니다.
진행자) 체외 수정을 ‘시험관 수정’ 또는 ‘시험관 아기 시술’이라고도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체외 수정, 시험관 수정은 여성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수정 과정을 인체 밖에서 인위적으로 이뤄지게 해 임신을 유도하는 의료 시술입니다. 여성의 난자와 남성의 정자를 채취해 시험관 안에서 수정한 후, 2일에서 5일 정도 배양해 여성의 자궁 안에 이식하는 방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여론 조사 결과 미국 성인의 60% 이상이 이런 체외 수정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응답자의 62%가 강하게 또는 어느 정도 체외 수정 접근성 보호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반면 강하게 반대하거나 일정 부분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10%였습니다. 어느 쪽도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응답자는 26%였습니다.
진행자)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답변에 차이가 있었습니까?
기자) 공화당 응답자의 56%가 체외 수정 접근 보호를 지지한다고 답했는데요. 민주당 응답자는 77%가 지지를 표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공화당도 민주당도 아닌 무소속 응답자 가운데 지지율이 의외로 저조한 것이 눈에 띄는데요. 무소속은 41%만 체외 수정 접근성 보장을 지지했습니다.
진행자) 성별에 따라서도 달랐습니까?
기자) 네. 남성은 59%가, 여성은 63%가 체외 수정 접근성 보호를 지지했는데요. 이 같은 답변은 지난 2021년 여론 조사 때와는 제법 차이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2021년에도 같은 조사를 했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21년 조사 당시, 체외 수정 접근성 보호를 지지한다고 답한 여성 응답자는 46%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남성은 51%로 이번 조사와 비교해 8%P로 아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2021년에는 전체 응답자의 49%만 체외 수정 접근성 보호를 지지한다고 답해 이번 조사와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사는 그러니까 3년 전과 비교해 미국민의 의식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네. 그 사이 미국 연방대법원은 2022년에 여성의 보편적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했는데요. 이번 여론 조사는 대법원 결정 이후 ‘재생산권’을 둘러싼 수많은 법적 다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체외 수정과 관련해 앨라배마주 대법원이 내린 판단이 큰 파장을 불러오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 3월, 앨라배마주 대법원은 체외 수정을 위한 냉동 배아도 사람에 해당한다면서, 냉동 배아를 폐기하면 법적 책임이 따른다고 판단했는데요. 그러자 앨라배마의 난임 치료 센터들이 잇따라 시술을 중단해 큰 혼란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앨라배마 주지사가 의사들을 잠재적인 법적 책임으로부터 보호하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는데요. 오는 11월 대선에서 생식권 논란은 가장 중요한 쟁점의 하나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