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새 노동부 장관으로 중국계인 줄리 수 부장관을 지명하면서 바이든 내각의 첫 아시아계 장관 탄생을 예고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최근 유행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 백신의 60세 이상 사용 승인을 권고했습니다. 이어서, 국제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이 성공적으로 발사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내각 지명자를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1일, 노동부 장관 후임으로 줄리 수 현 부장관을 공식 지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줄리는 아메리칸드림”이라며 “모든 미국인이 그와 같은 아메리칸드림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칸드림은 보통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온갖 어려움을 이겨 내고 성공했을 때 쓰는 말 아닙니까? 수 지명자도 이민자 출신인가요?
기자) 네, 수 지명자의 부모님이 중국계 이민자입니다. 수 지명자는 자신의 어머니가 60년 전 여객선 표를 살 돈이 없어 화물선에 몸을 싣고 미국에 도착했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수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받으면 바이든 행정부 내각의 첫 아시아계 미국인 장관이 됩니다.
진행자) 수 지명자는 노동부 장관 지명을 받고 어떤 소감을 밝혔습니까?
기자) 수 지명자는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한 공식 지명 자리에서 “나는 미국의 변혁력을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는 소외된 자들을 위해 투쟁하며 살아왔다”며 “그림자 속에서 힘들게 일하는 모든 노동자를 보고, 그들과 함께하며 또 그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수 지명자가 어떤 이력을 갖고 있기에 노동장관 후보로 지명됐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인권 변호사인 수 지명자는 스탠퍼드대학교를 나온 뒤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했고요. 캘리포니아주 노동장관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바이든 행정부 첫해인 지난 2021년 7월에 노동부 부장관 후보로 지명돼 상원 인준을 받았습니다. 수 지명자는 작년 말 미국 철도 노사 간 협상의 중심에 있으면서 철도 노조의 파업을 막기 위해 노력했고요. 직원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임금 착취를 단속하는 일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현 노동부 장관은 공직에서 떠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티 월시 현 장관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 선수노조(NHLPA)를 이끌기 위해 이미 이달 초에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수 지명자는 상원의 지명을 받을 때까지 국장 대행을 맡게 됩니다.
진행자) 수 지명자가 장관 후임으로 지명된 배경이 있을까요?
기자) 월시 장관의 사임이 공식화된 이후 수 부장관을 후임으로 지명하라는 요구가 여기저기서 나왔습니다. 연방 의회 내 아시아계 의원들 모임인 ‘아시아태평양아메리칸코커스’를 비롯해 주요 노동조합과 아시아계 단체가 수 부장관을 노동장관으로 지명하라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촉구했는데요. 바이든 행정부 내각이 역사상 가장 다양성을 띠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아시아·태평양계 장관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어머니가 인도계 아닙니까? 아시아계 출신인데요?
기자) 네, 해리스 부통령뿐 아니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아시아계이긴 하지만, 정부 부서를 이끌지는 않습니다. 또 만약 수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받으면 바이든 내각에서 여성 장관이 한 명 더 늘어나게 되는데요. 백악관에 따르면 현재 바이든 내각 25명 가운데 여성이 13명으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수 부장관의 장관 지명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상원 다수당을 이끄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수 지명자는 장관직을 경이롭게 수행할 것이라고 평가했는데요. “대통령이 더 나은 후보자를 뽑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수 지명자에 대해 매우 기대하고 있으며, 그녀의 지명을 매우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아메리칸코커스 의장인 민주당의 주디 추 하원의원 역시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이 첫 아시아계 장관을 지명한 것에 감사를 전하며 매우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수 지명자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없습니까?
기자) 있습니다.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빌 캐시디 의원이 1일 성명을 내고 수 지명자에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수 지명자가 문제가 되는 기록이 있고 또 노동부를 이끌며 ‘반노동자’적인 규정을 제정했다고 지적했는데요. 따라서 “충분하고 철저한 인준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캐서디 의원은 지난 2021년 수 부장관 인준 때도 반대표를 던졌었는데요. 수 지명자 부장관 인준 당시에 50대 47표로 인준안이 통과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보건 당국이 새로운 백신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최근 미국에서 크게 유행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 백신의 60세 이상 사용 승인을 권고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에 이어 1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RSV 백신에 대해서도 승인 권고 결정을 내린 겁니다.
진행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올겨울 미국에서 꽤 심각했죠?
기자) 맞습니다. RSV는 작년 가을부터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퍼졌습니다. 특히 어린이들 사이에서 RSV가 급증했는데요. RSV에 독감, 또 아직 끝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3가지 호흡기 바이러스가 동시에 돈다고 해서 ‘트리플데믹(tripledemic)’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FDA 자문위가 승인을 권고한 건 노인 대상이죠?
기자) 맞습니다. RSV는 영유아나 노약자의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에서 매년 RSV로 사망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1만 명이 넘고요. 5세 미만 어린이 사망자는 약 300명에 달합니다. 그런데 특히 이번 겨울에는 유아들 사이에서 사례가 급증하면서 어린이 병동이 심각한 병상 부족 현상을 겪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백신을 맞으면 RSV 가 어느 정도 예방될까요?
기자) 화이자 백신은 60세 이상 노인에게 단일 주사로 RSV로 인한 질병 위험을 86%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GSK가 내놓은 데이터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노인의 증상성 질병 위험은 83%, 중증 질환의 위험은 94%나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FDA의 자문위가 권고했다는 게 완전한 승인이 떨어진 건 아니죠?
기자) 네, FDA는 조만간 회의를 열고 자문위의 권고 내용을 토대로 백신의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입니다. 앞서 화이자 백신은 자문위에서 7대 4로 승인 권고안이 통과됐고요. GSK 승인안은 12명 만장일치로 통과됐는데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의 권고가 구속력을 갖지는 않지만, 그간 FDA가 자문위의 권고를 수용한 점을 고려할 때, 이들 백신도 최종 승인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리고 FDA가 승인하면 그다음으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승인 절차를 밟게 됩니다.
진행자) 화이자 백신 권고안에 대해서는 반대표도 있었네요?
기자) 네, 일부 자문위원은 화이자의 임상시험 참가자 수가 충분하지 않아서 백신의 효능을 적절하게 평가하기 힘들다는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또 안전성 측면에서도 일부 자문위원은 화이자 백신이 신경세포를 손상해 근육 약화나 마비를 일으키는 희귀 신경질환인 길랭바레증후군(GBS)과 잠재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화이자의 임상 시험에 참여한 한 남성이 백신을 접종받은 후 길랭바레증후군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GSK의 임상시험에서는 어떤 부작용이 보고됐나요?
기자) 가장 많은 부작용 사례는 주사 부위 통증과 피로감, 근육통이었습니다. FDA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에서도 가장 흔한 부작용은 피로와 주사 부위 통증, 근육통이었습니다.
진행자) 지금 여러 회사가 FDA의 승인 받기 위해 RSV 백신 개발 경쟁을 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비영리 국제보건기구인 ‘PATH’의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11종의 RSV 백신이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데요. 코로나 백신 제조사로 유명한 ‘모더나’도 노인을 대상으로 한 RSV 백신 승인 신청서를 7월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만약 이번에 화이자와 GSK의 RSV 백신이 FDA와 CDC의 최종 승인을 받게 되면 세계에서 최초로 미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은 RSV백신이 탄생하게 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우주 비행사들을 태운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이 성공적인 발사 소식을 전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하는 4명의 우주인을 태운 스페이스X의 유인 캡슐이 2일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습니다. 팰컨 9 로켓에 실린 ‘엔데버(Endeavor)’라는 이름의 크루 드래건 캡슐은 약 25시간에 달하는 궤도비행을 거쳐 한반도 시각으로 3일 오후 3시15분경에 지구 상공 420km에 떠 있는 우주정거장에 도착합니다.
진행자) 엔데버호가 원래는 지난달 말에 출발할 예정이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지난달 27일에 발사할 예정이었는데요. 엔진 점화액의 흐름이 막혀 막판에 발사가 연기됐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막힌 필터를 교체하고 시스템 정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는데요. 거의 72시간 만에 발사를 재시도해 성공한 겁니다.
진행자) 엔데버호의 임무는 뭡니까?
기자) 스페이스X의 여섯 번째 우주정거장 유인수송 임무, 이른바 ‘크루6’ 수행입니다. 스페이스X는 전기 자동차 ‘테슬라’와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 씨가 이끄는 민간 우주개발 회사입니다. 스페이스X는 지난 2020년, 민간 우주선을 이용해 국제우주정거장 체류할 우주인들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유인 캡슐에 몸을 실은 우주인들은 누구입니까?
기자) 나사 소속의 우주비행사 2명과 러시아, 아랍에미리트(UAE)의 우주비행사 각각 1명씩 해서 총 4명이 탑승했습니다. 사령관은 미국인 스티븐 보웬 씨인데요. 미 해군 잠수함 장교 출신으로, 3번의 우주왕복선 비행과 7번의 우주 유영 그리고 지구 궤도에서 40일 이상 체류한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또 다른 미국인 우주인은 민간 조종사 출신인 워런 ‘우디’ 호버그 씨로 우주 비행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외국 국적의 우주 비행사들도 눈길을 끌더군요?
기자) 네, 러시아 우주비행사 안드레이 페댜에프 씨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러시아 사이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국 우주선을 타고 우주정거장으로 향해 관심을 받았는데요. 나사와 러시아 우주국이 지난 7월 체결한 좌석 교환 협상을 통해 미국 우주선을 타고 비행하는 두 번째 러시아 우주인이 됐고요. 마지막으로 UAE 우주비행사 술탄 알네야디 씨는 우주비행을 하는 UAE의 두 번째 우주인이자 미국에서 우주로 향한 첫 번째 우주비행사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습니다.
진행자) 이들 우주 비행사들은 우주에서 얼마나 머물 예정인가요?
기자) 이들은 6개월간 우주정거장에 체류하며 여러 연구와 실험 활동을 하게 됩니다. 현재 우주정거장에는 미국과 러시아 우주비행사 각 3명과 일본인 우주비행사 등 모두 7명이 체류 중인데요. 이번에 우주정거장에 도착하는 크루6 우주비행사들은 앞서 지난 10월, 크루5 미션을 통해 투입된 우주비행사들과 임무를 교대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나머지 3명의 우주인은 언제 지구로 귀환합니까?
기자) 이들도 원래는 3월 귀환이었지만 연기됐습니다. 최근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 중인 러시아의 우주선 소유즈에서 냉각수가 유출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대체 우주선이 발사돼 지난주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했는데요. 러시아와 미국의 우주비행사 3명은 오는 9월에 이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귀환하게 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