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하원 지도부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면서 민주당 원내 지도부에 세대교체가 예상됩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미국에서 허가받지 않고 운영되는 ‘중국 해외 경찰서’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연방 농무부가 저소득층의 보다 나은 식생활을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도부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펠로시 의장이 지도부 선거 불출마를 공식 밝혔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17일일 하원에서 연설하면서, “이제는 우리가 담대하게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며 민주당을 이끌 새로운 세대의 시간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지역구인 샌프란시스코를 위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펠로시 의장이 꽤 오랜 기간 민주당을 이끌었죠?
기자) 네, 펠로시 의장은 지난 2003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주요 정당의 대표에 당선돼 하원 민주당을 이끌었는데요. 그러니까 20년간 하원 민주당의 지도자로 활약한 겁니다.
진행자) 펠로시 의원의 이날 연설 내용을 좀 더 들어볼까요?
기자) 네, 펠로시 의장은 자신이 처음 하원의원이 된 지난 1987년에는 민주당에서 여성 하원의원이 12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90명이 넘는다며 시대의 흐름과 함께 민주당의 다양성이 강화됐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중간선거를 앞두고 괴한의 공격을 받은 남편 폴 펠로시 씨를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펠로시 의장은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와 ‘생존자로서의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며, 남편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펠로시 의장은 보이지 않는 장벽을 무너뜨린, 이른바 ‘유리천장’을 깬 인물로 평가받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정주부로 지내다가 47세 나이에 하원의원에 도전한 펠로시 의장은 이후 미국 의회에서 역사를 써 내려갔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여성으로서 두 차례나 하원의장에 선출된 기록도 갖고 있는데요. 조지 W. 부시 정부 때인 2007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하원의장에 올랐고요. 이후 오바마 정부 때인 2010년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이듬해 1월 하원의장직을 내려놓았지만, 하원 민주당 대표에 선출돼 하원 민주당을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8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시 다수당이 되면서 하원의장에 도전해 또 한 번 당선됐습니다.
진행자) 하원의장에 있으면서 지지와 비난을 동시에 받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 펠로시 의장은 민주당에서는 찬사와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그의 진보적인 정치적 견해를 싫어하는 공화당원들로부터는 큰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또 민주당 내에서도 젊은층 사이에선 펠로시 의장이 기득권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2018년 중간선거 후 두 번째 하원의장에 출마했을 때 이런 비판 여론과 더불어 고령이라는 이유로 당내 일각의 반대에 부딪혔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할 만한 적임자로 펠로시 의장만한 사람이 없다는 의견이 퇴진 의견을 압도했습니다. 실제로 펠로시 의장은 지난 2020년 2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당시 자신의 악수를 외면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자 연설문을 찢어버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번 중간선거 이후에 펠로시 의장이 민주당 지도부에 계속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 퇴진 발표를 하기 바로 전날,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한 것이 공식화됐기 때문입니다. 중간선거 이후 하원 민주당 지도부에서 퇴진하겠다고 밝힌 사람은 또 있는데요. 하원 민주당의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스테니 호이어 대표와 짐 클레이번 원내총무도 용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호이어 대표는 펠로시 의장과 마찬가지로 지도부에서 완전히 물러나겠다고 밝혔고요. 클레이번 의원은 원내총무직에 도전하지 않겠지만 지도부에는 남아있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공화당에 내주면서 민주당 하원 1인자에서 3인자까지 모두 물러나는 셈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3명의 의원은 모두 80대로 고령인데요. 모두 퇴진 의사를 밝히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세대교체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차기 지도부로 거론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기자) 뉴욕주 출신인 하킴 제프리스 의원과 매사추세츠주의 캐서린 클라크 의원, 캘리포니아주를 지역구로 하는 피트 아길라 의원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펠로시 의장이 직접 자신의 후임자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호이어 대표와 클라이번 원내총무는 이들 세 사람을 언급하며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새 지도부 물망에 오른 의원들의 연령대는 어떤가요?
기자) 제프리스 의원과 클라크 의원은 50대이고요. 아길라 의원은 40대입니다. 특히 제프리스 의원이 민주당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돼 내년 1월 하원의장 선거에 나선다면, 미국 최초의 흑인 하원의장에 도전하게 됩니다.
진행자) 제프리스 의원이 직접 출마 의사를 밝혔습니까?
기자) 제프리스 의원이 어제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자신의 출마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펠로시 의장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는데요. “펠로시 의장은 전설적인 의원이자 악명 높은 협상가, 그리고 이 시대를 위한 훌륭한 조력자”라며, “국가가 직면한 가장 격동의 시기에 하원의장으로서 흔들림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하원 지도부 선거는 언제 있습니까?
기자) 오는 30일 치러집니다. 공화당은 당내 지도부 경선을 통해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를 이미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했는데요. 중간선거에서 근소한 차이이긴 하지만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만큼 매카시 의원이 하원의장이 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진행자) 펠로시 의장의 퇴진 발표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날 펠로시 의장의 연설이 진행된 하원 본회의장에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도 함께했는데요. 슈머 상원의원은 “미국 역사상 펠로시 의장만큼 영향력과 추진력이 있고 성공적인 하원의장은 없었다”고 치켜세웠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펠로시 의장이 이끄는 한, 한 번도 법안 통과 여부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며 펠로시 의장 덕분에 수많은 미국인의 삶이 나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펠로시 의장이 하원 민주당 지도자 역할에서 물러나더라도 우리의 신성한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일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중국경찰서’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17일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이 미 동부의 대도시 뉴욕에서 허가받지 않은 경찰서를 운영하고 있으며, FBI가 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 경찰서를 세웠다는 의혹에 대해 FBI 국장이 직접 언급한 겁니다.
진행자) 레이 국장의 발언 내용 좀 더 들어볼까요?
기자) 레이 국장은 중국경찰서에 관한 질문에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들 경찰서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레이 국장은 “구체적인 수사 업무에 관해 논의하는 데 있어서는 신중해야 한다”며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하지만, “이를테면, 적절한 조율 없이 뉴욕에 경찰서를 세울 것이라는 중국 경찰의 생각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조율되지 않는 법 집행은 주권을 침해하고 사법 기준과 법 집행 협력 절차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 중국경찰서 의혹이 어떻게 나온 겁니까?
기자) 인권감시단체인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지난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처음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이 단체는 보고서에서 중국이 뉴욕의 한 곳과 캐나다 토론토를 포함해 전 세계 최소 54곳에 ‘해외 경찰서’를 설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들 경찰서가 해외에서 중국 관련 불법 활동을 단속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며, “국경을 넘어 정치적 표현을 제한하고 단속하려는 중국의 최근 증가하는 탄압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중국 해외 경찰서가 국외 반체제 인사들을 감시하고 탄압하는 목적이라는 건가요?
기자) 보고서는 그렇게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관리들은 해당 경찰서는 보통 대사관이나 영사관이 처리할 수 있는 운전면허증 갱신과 같은, 일상적인 사안에 대해 해외에 있는 중국인들을 돕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FBI는 중국경찰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레이 국장은 FBI가 현재 미국 내 중국 경찰작전의 ‘법적 범위’를 검토하고 있으며, 법무부, 국무부와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레이 국장은 또 중국경찰서의 허가받지 않은 법 집행 행위가 미국에서만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 파트너들과 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중국경찰서 활동과 관련해 미국에서 법적 대응에 나선 경우가 있나요?
기자) 레이 국장은 조율되지 않은 법 집행에 관여하고, 미국 내 반체제 중국 인사에 대한 중국 정부의 괴롭힘과 미행, 감시, 협박과 관련해 중국인들이 연방 법원에 기소된 사례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알려진 사례도 있습니까?
기자) 네, 미 법무부는 지난달 뉴욕에 사는 중국인을 강제 소환하려는 계획에 연루된 7명을 기소했습니다. 법무부는 이른바 ‘여우사냥’으로 알려진 중국의 해외 도피 사범 송환작전을 겨냥한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무부는 지난 3월, 소수민족에 대한 ‘강압적 행위’로 기소된 중국 공산당 관리들에 대해 비자 제한 조처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저소득층 식생활 지원과 관련한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 연방 농무부가 17일 저소득 계층의 식생활 지원 개선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농무부 산하 식품서비스국(FNS)이 발표한 것으로, 기존 영양 지원 프로그램인 'WIC' 프로그램을 개선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진행자) 이 WIC 프로그램이 어떤 것인지 먼저 살펴볼까요?
기자) 네. WIC는 저소득 임산부와 모유 수유 여성, 그리고 유아의 건강 관리 및 영양을 위해서 미 농무부가 실시하는 지원책인데요. 지난 1974년부터 실시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것인 만큼, 혜택을 받기 위한 자격 요건이 있는데요. 소득이 미 연방 빈곤선의 185%를 넘지 않아야 합니다.
진행자) WIC 프로그램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지원해 줍니까?
기자) 네. WIC 프로그램 혜택을 받게 되면 식료품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카드를 발급받습니다. 그러면 일정 금액이 그 카드로 입금되고 이걸 통해 원하는 식품을 살 수 있는데요. 분유와 우유, 계란, 치즈, 채소와 과일 등 기본적인 영양을 공급하기 위한 식품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고 있나요?
기자) 네. WIC 프로그램 지원을 받는 임산부와 모유 수유 여성, 영유아, 어린이가 매년 620만 명 이상입니다. 미 연방 정부는 이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서 매년 약 50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 나온 개선책에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진행자) 네. 핵심은 기존 WIC 프로그램 혜택의 확대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기간, 연방 의회가 일시적으로 과일과 채소를 구매할 수 있는 액수를 올린 바 있습니다. 1살부터 5살 사이 어린이에게는 월 25달러를, 그리고 모유 수유하는 산모에게는 한 달에 49달러로 사용 가능 금액을 늘렸는데요. 농무부 식품서비스국은 이번에 개선책을 발표하면서 일시적이었던 금액 확대 조처를 계속 유지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살 수 있는 식품 종류도 늘렸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살 수 있는 곡물 종류가 늘었습니다. 각 문화권마다 소비하는 곡물이 다른 현실을 반영한 건데요. 남미에서 기르는 곡물인 '퀴노아', 옥수수 전분의 일종인 '블루 콘밀', 그리고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사람들이 주로 먹는 '테프' 등이 새로 포함됐습니다. 거기에 참치캔과 같은 통조림 생선이나 콩으로 만든 요거트 등 비유제품 등이 들어갔고요. 또 산모들이 쓸 수 있는 분유의 양도 더 유연하게 조정했습니다.
진행자) 농무부는 이번 개선책을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톰 빌색 농무부 장관은 "농무부는 WIC를 통해 산모와 아이들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제안된 변화는 최신 영양 과학을 반영한 식품 제공을 보장함으로써 WIC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농무부가 제안한 이번 개선책은 오는 2월까지 공중 의견을 수렴한 뒤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