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월 대중 수출 역대 최저…“신종 코로나 여파”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중조우의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북-중 국경이 닫히면서 북한의 대중국 수출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의 대중 수입도 18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북한의 대중 수출액이 61만6천 달러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2001년 1월의 대중 수출액 121만6천 달러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북한의 대중 수출액이 100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건 양국의 무역액이 국제사회에 공개되기 시작한 이후 처음입니다.

북한은 대북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매월 1억 달러를 넘나드는 대중 수출액을 보이다가, 이후 최대 수출품인 석탄 등의 판로가 막히면서 1천만 달러 대로 떨어진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100만 달러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내려간 겁니다.

북한은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지난 1월 국경 봉쇄 조치를 단행했는데, 사상 최저의 대중 수출액은 이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중국 해관총서는 1월과 2월을 합친 무역통계를 통해, 북한과의 무역이 크게 떨어졌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통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가 미치기 이전인 1월의 무역액도 포함돼, 실제 이번 사태로 북한의 무역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는지는 가늠하기 어려웠습니다.

북한의 대중 수입액도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의 수입액은 1천803만1천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9천796만 달러나 2017년 3월의 3억2천800만 달러에 비해 최대 약 2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북한의 대중 월 수입액이 2천만 달러 아래로 내려간 건 1천722만 달러를 기록한 2002년 2월 이후 처음입니다.

또 2천만 달러 이하의 월 수입액을 나타낸 시점은 이번을 제외하고 총 5번 있었는데, 모두 무역 비수기인 1월과 2월, 그리고 약 20년 전인 1998년부터 2002년 사이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북한의 대중 수출입이 20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는 대목입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번 무역액 감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면서도, 북한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북한 경제가 이미 위태로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국장] “But given that North Korea has always been running…”

북한 경제가 항상 낮은 수준에서 운영돼 온 만큼 지금과 같은 상황이 수 개월 간 더 이어진다면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을 재개하지 않고는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스탠거론 국장은 북한 정권이 무역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자국민에 대한 격리 조치를 시행 중인 점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몇 개월 간 지금과 같은 감소된 무역 규모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