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산림 면적이 지난 30년 사이 약 90만ha줄었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가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 10년 사이 평양시 면적만큼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식량농업기구(FAO)는 21일 발표한 ‘세계 산림자원 평가 2020’ 보고서에서 북한의 올해 산림 면적은 603만ha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2010년의 624만 2천 ha에서 21만 ha가 줄어든 것으로, 10년 사이 거의 평양 면적(2천 629제곱 킬로미터, 26만ha)의 산림이 사라진 겁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산림 면적은 10년 주기로 수 십만 ha씩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FAO가 집계를 시작한 1990년에는 691만 2천ha였지만 2000년에는 645만 5천ha, 2010년에는 624만 2천 ha, 올해는 603만 ha로 30년 사이 거의 90만 ha가 사라졌습니다.
이 가운데 천연갱신림은 30년 전 578만ha에서 504만ha로 줄었고, 인공림도 113만ha에서 98만ha로 15만ha가 사라졌습니다.
앞서 한국의 국립산림과학원도 지난해 토론회에서 위성영상을 10년 단위로 분석한 결과 북한의 산림 황폐화가 심각하다고 밝혔습니다.
과학원은 북한의 산림 황폐화 면적이 1999년의 163만ha에서 2018년에는 262만ha에 달했다며, 황폐율이 28%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산림녹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병해충 피해와 산불, 관련 정책 미비 등 이유로 주민들이 나무를 계속 연료 대용으로 쓰면서 산림 황폐화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고려대기환경연구소 정용승 소장은 과거 VOA에, 북한의 산림 훼손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었습니다.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 소장] “나무를 잘라서 밥을 하고 난방을 하고 여러 가지 공장 활동을 하는 등 인위적인 활동을 하기 때문에 삼림은 굉장히 많이 없어지고 황폐화가 됐습니다. 야산은 특히 그렇습니다. 야산은 뻘게요..”.
이 때문에 북한에서는 홍수와 산사태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사회·경제적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해 행사에서 북한의 빠른 산림 회복을 위해서는 천연갱신림 보다 인공조림이 더 효과적이며, 남북 산림협력을 통해 인공조림 기술 교류와 양묘장 현대화 사업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과학원은 남북 산림협력 효과를 분석한 결과 미화 1천 330억 달러의 공익기능 가치를 창출하고 8천 300만 달러 상당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산림협력이 남북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그러나 이런 협력 제의에 호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FAO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의 산림 면적은 628만 7천ha로 30년 전 655만ha에서 27만ha 정도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전체 면적이 한국보다 넓지만, 산림은 남한이 26만ha 정도 더 넓은 겁니다.
FAO는 올해 기준 지구촌의 총 산림 면적은 40억 6천만ha로 전 세계 면적의 31%에 달하며, 러시아와 브라질, 캐나다, 미국, 중국 등 5개국이 전 세계 산림 면적의 54%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지구촌의 산림은 30년 만에 리비아 면적에 해당하는 1억 7천 800만ha가 사라졌다며, 환경안전과 산림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