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지난달 대중 실질 수입액이 단 20달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방역조치가 한창 강화된 이후 사실상 수입 중단 같은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해관총서의 북중 무역자료에는 지난달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품목이 단 2개로 표시돼 있습니다.
이들 2개 품목은 전기 2만8천 KWH(킬로와트시)와 가치가 낮은 물품 약 1kg으로, 각각 수입액은 3천381달러와 20달러입니다.
북한 경제전문가들은 북한과 중국이 합작으로 운영 중인 수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각자 끌어갈 때 이를 수입으로 기록하고, 상대국이 가져간 전기를 수출로 기록한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토대로 전기를 정상적인 수출입 품목으로 보지 않는다면, 지난달 북한의 실질 대중 수입액은 단 20달러인 셈입니다.
수입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대중 수출 역시 전기를 제외한 실질 액수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중국으로 총 6개의 품목을 수출해 175만4천134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중 중국으로 넘어간 전기가 차지하는 액수가 175만1천740달러로, 전체의 99.8%에 이르고, 나머지 5개 품목의 수출액은 2천394달러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전기를 제외한 지난달 북한과 중국의 실질 무역 총액은 단 2천414 달러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시작된 지난해 1월 국경봉쇄라는 강경한 방역 조치를 취했으며, 7월 이후부턴 이를 한층 더 강화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미 최근 몇 년간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크게 감소한 북한의 대중 무역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몰아친 지난해 3월 더욱 급감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어 봉쇄가 강화된 이후 시점이 반영된 지난해 10월 자료부턴 양국간 무역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실제로 북한의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중 수출액은 약 738만 달러지만, 여기에서 전기 수출액 684만 달러를 제외하면 약 5개월 동안 실질 수출액은 54만 달러에 불과합니다.
북한이 무역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점으로 미뤄볼 때 북한의 대외 무역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점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2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자료를 통해 북한과 중국 사이의 세관이 운영을 전면 중단한 사실이 확인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When the numbers are so tiny like this, it clearly tells us that the customs houses…”
이처럼 양국간 교역액이 미미하다는 건 무역기록을 공개하고 있는 중국 측 세관을 통해 북한과의 물품이 이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중 국경지역 세관은 물론, 공항과 항만 등에 위치한 세관들도 북한과의 무역을 전혀 처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매우 놀라운 사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한이 언제 국경을 다시 개방하고 정상적인 무역활동을 재개할 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한국 무역협회는 최근 발표한 ‘북한무역 월간 브리프’라는 제목의 자료에서 지난 2월 북중 국경지역인 단둥 세관의 통관검색기가 교체되는 등 북중 교류 재개의 준비 조짐이 보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신의주 보온소독창고가 최근 승인돼 가동 가능성이 높고, 3월 중순 이후부터 일부 품목에 한해 북한과 중국의 국경이 개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도 식량이 부족한 봄철이 되면서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밀가루 등 각종 식량과 소비재 품목을 수입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며 북한의 국경 문을 다시 열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 think it's a double problem for the government now industry is suffering because of lack of spare parts and lack of any investment…”
아울러 북한의 산업들도 지난 시간 수입 중단으로 인해 각종 자재와 부품 등을 들여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현 상황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북한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