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진보센터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한동맹이 북한과 역내 안보태세 등 주요 도전과제에 관한 양국의 의견 불일치를 해소하고 합의점을 찾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대북 외교에 관해선 핵 협상 과정 등을 담은 공동 로드맵 작성을 통해 조율된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차기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는 내년에는 미국과 한국이 대북 사안과 역내 문제에 관한 ‘근본적인 의견 불일치’를 해결하고, 양국의 공동 이익을 증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구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워싱턴 내 진보성향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CAP)는 최근 두 나라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작성된 ‘미-한 동맹의 분열 해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미국진보센터의 이번 보고서는 특히 미-한 양국의 진보적인 외교정책 지도자들은 많은 관점을 공유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다른 견해를 보이기도 한다면서, 동맹이 집중해야 할 가장 큰 도전과제 결정과 북한 위협에 대처하는 방법을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의 주 저자이자 국무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마이클 퓨크스 선임연구원은 30일 VOA에 미-한 양국과 진보세력이 논의를 증진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양측의 차이를 좁힐 수 있는 주요 사안을 보고서에서 명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를 기반으로 양국이 미-한 동맹을 강화하고 의견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관련 조치에 관한 구체적인 권고 제시가 보고서의 주요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퓨크스 선임연구원] “And that's part of why we identified some specific recommendations where we believe that the two countries could agree on steps to be taken that could both enhance the alliance and perhaps also get past some of the areas where there are differences of opinion.”
보고서에는 미-한 동맹이 차기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는 내년에 북한과 중국, 연합방위태세 등 역내 문제뿐 아니라 전 세계적 사안에서 공동 이익을 증진할 방안에 관한 권고가 담겼다는 겁니다.
퓨크스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북한이 야기하는 문제와 관련해 미-한 양국이 공동의 목표 달성을 진척시키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몇가지 조치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퓨크스 선임연구원] “The first recommendation is to create a joint U.S.-South Korea roadmap for diplomacy with North Korea.…And we believe that for diplomacy to be successful,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have to be on the same page about how would they want to see diplomacy achieve and what kind of a process the two sides want to engage in when it comes to diplomacy with North Korea.”
퓨크스 선임연구원은 그 첫번째 제언으로 대북 외교에 관해 미국과 한국 양국의 ‘연합 접근법(allied approach)’을 위한 로드맵 즉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로드맵에는 핵 협상 과정과 논의될 양보와 요구의 종류, 장∙단기적 목표 순서에 관한 두 나라의 의견이 일치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대북외교 진전을 위한 주요 단계의 윤곽을 제시하는 것은 미-한 동맹 간의 긴장 완화와 기대 관리에 도움을 주고 북한에 대한 ‘통합된 태도’를 보여준다는 겁니다.
이어 차기 미국 행정부가 유엔을 통한 뉴욕 채널 이상의 ‘정기적인 교류 채널’ 구축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이런 조치는 양보가 아닌 더 지속적인 외교적 관여에 관한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미-북 양측의 공식적인 의사소통 제고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미-한 동맹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진보센터의 이번 보고서는 미국과 한국이 군사훈련과 주한 미군 병력 주둔 수준, 무기 체계 배치 등 군사 준비태세에 관한 모든 논의가 동맹 목표라는 보다 광범위한 맥락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또 주한 미군 주둔과 양국 군 간의 협력이 미-한 동맹의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주한미군 병력과 군사훈련 일정은 공동의 이익증진 방안으로 봐야 한다면서,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면서 외교 진전에 도움이 된다면 군 태세 변화는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방위비분담금 협상과 전시작전권(OPCON) 전환 등 관련 사안이 보다 광범위한 동맹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하며 양측 모두 두 사안을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미-한 동맹은 대북 위협 대처뿐 아니라 역내와 전 세계적 도전과제를 다룰 수 있는 잠재력 측면에서 양국에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