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신종 코로나 사태 불구 상시전투태세 유지”

로버트 에이브러스 주한미군사령관.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상시 전투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는 인천공항 검역 현장을 찾아 한국의 검역 활동이 세계적 표본이 될 만 하다고 높게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는 상황에도 한국 방어를 위한 ‘파잇 투나잇’(fight tonight) 즉 상시전투태세 유지가 주한미군의 임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1일 미군 라디오방송인 `AFN'에 출연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서도 임무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철저한 방역을 원한다면 장병들의 모든 이동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최우선적으로 장병들의 안전을 고려해야겠지만 주한미군에겐 임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또 “주한미군은 1월 25일 이후부터 24시간 내내 가동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시팀을 운영하고 있다”며 “증상이 있다면 즉시 의료진에 연락하고 진단받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주한미군은 125명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했고 병사 1명과 장병 가족, 한국인 근로자 8명 등 모두 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95명이 자가 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한국질병관리본부와의 협력에 대해서도 “질병관리본부는 매우 투명하고 협조적”이라며 “놀라운 협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육군이 한국을 오가는 모든 장병과 가족에 대해 이동을 제한한 것에 대해선, 상황을 명확히 하고 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동 제한은 모두에게 놀라운 일이었다”며 “이동 제한 명령으로 미군 장병과 가족 2천200여명이 영향을 받았고 이들에 대한 경제적 어려움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주한미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속출한 대구와 경북 지역에 경기도 평택의 제65 의무여단 소속 의료 인력과 미국 육군의학연구소 인력도 투입했습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11일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해 출국장 및 입국장의 신종 코로나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사진제공: Harry Harris/ Twitter

한편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11일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미국행 승객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출국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역 현장을 둘러 봤습니다.

검은 마스크를 쓴 해리스 대사는 한국의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로부터 검역 절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열화상 카메라를 확인했으며 직접 3차에 걸친 체온 측정을 체험하기도 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미국으로 출발하는 여객을 위해 여러 가지 보호 조치를 하는 것에 대해 굉장한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한국어로 “힘내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와 인천공항이 협업해서 치밀한 단계적 조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이런 방식이 세계적 표본이 될 만하다”며 한국의 검역 수준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방역 신뢰도를 높이고 미국 등 다른 나라가 한국발 입국 제한 조치를 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승객이 항공기에 탑승하기 전 검역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선 서울 구로구의 한 콜센터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확진자들이 늘어나 비상이 걸렸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콜센터와 관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11일 10시 현재 최소 93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입니다.

[녹취: 박원순 서울시장]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 발생은 광범위한 지역감염으로 이어지는 3차 파도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는 이 상황을 매우 엄중하고 중대하게 인식하고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은 수도권에서 발생한 가장 큰 집단감염입니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남미에서까지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이 지역 국가들도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는 대열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 기준 한국으로부터의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격리 등 입국절차를 강화한 곳은 총 116개 국가와 지역으로, 10일보다 7곳이 늘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