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원산 체류 보도 이어져…전문가들 “확신 일러”

'38노스(38 North)'가 공개한 지난 23일 북한 원산역 주변 플래닛랩스(Planet Labs) 위성사진. 38노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전용열차로 보이는 열차가 21일부터 23일 사이 원산역에 정차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가운데, 김 위원장이 원산 일대에 머물고 있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위성사진 관련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열차와 레저용 보트들이 원산에서 발견된 건데, 김 위원장의 원산 체류 증거론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건강 이상설에 휩싸인 김정은 위원장이 원산에 머물고 있다는 추정이 나온 건 한국 정부의 발표가 발단이 됐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이번 문제가 불거진 직후 김 위원장이 지방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후 이 지방이 원산이라는 한국 언론들의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또 문정인 한국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도 26일 미국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 13일 이후 원산에서 머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21일과 23일 김정은의 전용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원산의 한 기차역에서 포착됐다고 밝히면서, 김 위원장의 원산 체류설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38노스’는 29일 추가 보도를 통해 한반도 시간으로 29일에도 해당 열차가 같은 곳에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이 열차는 23일 이후 해당 역을 떠났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29일 이전과 동일한 지점에서 발견됐습니다.

다만 열차의 엔진차량은 더 이상 열차에 붙어 있지 않았다면서, 이 역을 떠났는지 혹은 지붕 아래에 있는 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38노스’는 덧붙였습니다.

열차 외에도 김 위원장의 원산 체류설을 뒷받침하는 보도는 또 있습니다.

‘NK뉴스’의 자매지인 ‘NK프로’는 원산 일대 고급 보트 등의 움직임이 활발한 점을 근거로 김 위원장이 원산 일대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NK프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부터 약 55미터 길이의 레저용 보트가 김 위원장의 별장으로 추정되는 시설 인근 정박시설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이후 27일까지 같은 자리를 지키는 장면이 관찰됐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50m 길이의 또 다른 레저용 보트가 원산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대도 주변에서 발견된 사실에도 주목했습니다.

‘NK프로’는 과거 김 위원장이 원산에 있을 때 이들 보트 등의 움직임이 관찰되는 등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이 지역에 김 위원장이 있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다만 이런 위성사진들이 김 위원장의 실제 위치를 나타내는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열차나 보트가 과거 원산에서 발견됐지만, 정작 김 위원장은 평양 등 다른 지역에서 활동할 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레저용 보트의 경우, 이달 초부터 해당 장소에 계속 정박해왔지만, 김 위원장은 11일 평양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 참석했고, 다음날인 12일엔 서부지구의 항공부대를 시찰했습니다.

또 지난 2월 김 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진행했을 때도, 이 보트는 현 위치에 정박하고 있었습니다.

아울러 원산의 김 위원장의 별장이라고 지목된 곳도 아직은 추정에 불과하고, 위성사진에 포착된 레저용 보트나 열차가 김 위원장 전용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 또한 공개적으로 확인된 사실이 아닙니다.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닉 한센 미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3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위성사진을 통해 김 위원장의 위치를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The reporting of the train in Wonsan…"

원산에 있는 열차가 김정은의 전용열차일 수 있겠지만, 이런 사실이 김 위원장이 해당 지역에 머물고 있다는 증거가 되진 못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과거 열차는 있었지만 김 위원장이 원산에 없었던 적도 있었다고, 한센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전용 여객기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며, 이 경우 인근 공항의 전용 격납고에 여객기를 보관하기 때문에 위성사진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북한이 위성을 통해 관찰 당한다는 점을 알고 있는 만큼, 위성사진이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고스 연구원] "That's basically what North Korea wants to show you…”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건강이나 지도자와 관련된 정보는 핵심이고, 이에 따라 외부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많지 않다고, 고스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미한정책 국장은 30일 VOA에 위성사진 분석이 어느 정도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면서도, 궁금증을 해소하기엔 부족한 면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Ultimately what we are waiting for…”

스나이더 국장은 현 시점 궁극적으로 우리가 해야 할 건 북한 관영매체의 발표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