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연합훈련이 다음달 둘째주 실시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한국 합동참모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처음 발생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감염 차단을 위해 비상이 걸렸고 연합훈련에 변수로 작용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합동참모본부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한 명 발생했다고 16일 밝혔습니다.
군 작전 지휘부인 합참 내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 국방부 영내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도 지난해 11월 직할부대인 국군복지단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3개월 만입니다.
확진자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에 있는 합동참모본부 소속 군무원입니다.
이 군무원은 군에서 거리두기가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된 첫 날인 15일 관련 증상이 나타나 서울 시내 병원에서 진단검사를 받아 확진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음달 둘째주 실시로 가닥을 잡은 미-한 연합훈련을 앞두고 훈련 주관기관인 합참에서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군 당국은 밀접 접촉자 추적 등 감염 차단에 비상을 걸었습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의 16일 정례브리핑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부승찬 대변인] “합참에서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필요한 방역 조치를 실시하는 한편 영내에 임시검사소를 설치해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검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합참과 국방부는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10여 명에 대해 2주간 자가 격리하도록 했고 임시검사소에선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인원 등 100명 안팎을 대상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특히 역학조사 결과 확진자가 지난 8일 코감기 증상 발현 후 지난 15일 확진되기 전까지 4일 정도 합참 청사에 정상 출근한 것으로 드러나 군 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합참 청사 근무 인원에 대한 전수조사 여부는 1차 검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확진자는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부서 소속이 아니고, 훈련에 참여할 부서에서는 의심 증상 발현자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승찬 대변인은 합참 인원의 확진이 연합훈련에 영향을 주는지 묻는 질문에 “미-한은 신종 코로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반기 연합지휘소 훈련 시행 방안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습니다.
미-한 군 당국은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CPX)을 3월 둘째주 실시하기로 가닥을 잡고 구체적인 일정과 내용 등을 협의 중입니다.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되는 훈련 기간은 총 9일 정도로 예상되며, 예년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연합지휘소 훈련은 경기 성남시에 있는 벙커 ‘CP탱고’에서 미-한 군 지휘부가 집결한 가운데 열립니다.
국방부 당국자는 “많은 인원이 실내에 밀집해서 연습을 진행하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 확산 위험이 크고, 이것이 일정을 최종 결정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선 훈련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신종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부승찬 대변인은 “현재 전체적인 군 백신 접종 계획에 대해 보건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추가 확진자가 나올 경우 훈련 일정을 변경하거나 훈련에 참여할 합참 청사 근무 현역 군인 규모를 줄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연합훈련에서도 신종 코로나 환자가 나와 훈련이 이틀 뒤로 연기된 바 있습니다.
당시 미-한 군 당국은 8월16일부터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수도권 내 확진자 급증과 훈련 참가를 위해 대전 자운대에 파견됐던 전방부대 소속 20대 육군 간부 확진으로 훈련 개시일을 이틀 뒤인 8월18일로 연기했습니다.
또 합참 내 신종 코로나 확진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검증에도 영향을 줄 여지가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훈련 때도 신종 코로나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훈련 인원을 분산하고 야간훈련을 생략하다 보니 훈련에 차질이 불가피했고, 이에 따라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국군 주도 미래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 FOC 검증 평가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훈련에 FOC 검증을 포함할지 여부를 놓고 미국 측은 신종 코로나 상황 등으로 규모가 축소된 지휘소 훈련으론 충분한 검증이 어렵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 측은 FOC 검증을 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