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전 국무장관 “북 핵 해법, 미국 중심 다자주의 모색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 핵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중심이 된 다자주의적 접근법을 구상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 2기 때 주한미군 감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 전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녹취: 라이스 전 장관] “I think the administration has done about as well as you can on North Korea. I certainly tried, everybody’s tried with the North Koreans. I think that the first overture to Kim Jong Un turned out to have been a good one from the President.”

라이스 전 장관은 4일 ‘아스펜 안보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있어 최대한 잘 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우) 아스펜 안보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첫 ‘대화 제의’(overture)를 한 것도 좋았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북 핵 문제 해결은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기대했던 북한 비핵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따라서 미국은 이제 더 다자적인 해법을 구상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라이스 전 장관은 말했습니다.

[녹취: 라이스 전 장관] “The US can still be at the center of it. I have no objection to our being at the center of it. But you really do need a coordinated policy between first and foremost S Korea which has the most at stake…”

라이스 전 장관은 다자적 접근법과 관련해 미국이 여전히 중심 역할을 하면서 우선적으로 북 핵 문제에 이해관계가 가장 큰 한국과, 그리고 일본, 중국, 러시아와도 정책을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조차도 북한의 핵 무장은 원치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라이스 전 장관은 다자주의적 접근법을 통해 관련 당사국들이 하나로 단결할 수 있다며,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6자회담을 열었었다고 말했습니다. 관련국들이 긴밀히 협력하고 북한이 서로를 이간질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한편,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아스펜 안보포럼’ 별도 행사에서 트럼프 행정부 2기에 주한미군이 감축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4일 아스펜 안보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배치한 미군과 관련해 주둔국들이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볼튼 전 보좌관] “If he doesn’t get satisfaction from South Korea, from Japan from others on this question of the sharing of the cost of our deployment, I think it’s possible he could pull out of NATO entirely. And I think it is possible he could reduce U.S. forces in Northeast Asia.”

볼튼 전 보좌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등으로부터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만족할 만한 답을 얻지 못한다면,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로부터는 미군을 완전히 철수하고 동북아시아에서는 미군을 감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 앞서 재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옥토버 서프라이즈’, 즉 사람들이 깜짝 놀랄 일을 벌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또 다시 만나 한국전쟁 종전을 선언하고 핵 문제 해법을 찾았다며 사람들을 호도하는 것이, 이란 등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하는 것 보다 더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