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지난해 연기했던 연합공중훈련 실시

지난 2017년 12월 미-한 연합공중훈련에 참가한 미 공군 F-16 전투기들이 오산 미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연기됐던 미국과 한국 공군의 연합 공중훈련이 실시됐습니다. 북한의 잇단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당국 관계자는 2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한 두 나라 공군이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닷새 동안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훈련은 대대급 규모로 이뤄졌고 미 공군의 F-16 전투기와 한국 공군의 F-15K, KF-16 전투기 등이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군 당국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미-한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례적이고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훈련은 당초 지난해 말 열릴 예정이던 두 나라 연합 공중훈련을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이 그해 11월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에서 연기하기로 결정한 이후 5개월 만에 이뤄진 겁니다.

미국은 앞서 그해 10월에 북한과 가진 스톡홀름 실무 협상에서 별 다른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북한에 비핵화 협상을 이어갈 것을 촉구하고 있었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훈련 연기 결정을 하면서 "외교적 노력과 평화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선의의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을 향해 "북한은 연습과 훈련, 그리고 시험을 행하는 결정에 있어 이에 상응하는 성의를 보여주기 바란다"며 "북한이 조건이나 주저함 없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고 태도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올해 들어 5차례나 발사체 발사를 강행했습니다.

지난달 2일과 9일 ‘초대형 방사포’를, 지난달 21일 ‘전술지대지미사일’을, 지난달 29일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를 발사했습니다. 이달 14일에는 단거리 순항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이번 훈련이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런 맥락에서 이번 훈련 재개가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담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한동대학교 박원곤 교수입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공군 연합훈련 같은 경우엔 훈련 자체를 안 하면 대비태세에 아주 치명적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것을 실질적으로 운용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그나마 북한과의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작년같은 경우 취소했지만 지금 올해 들어서도 북한이 계속해서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하는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이런 훈련을 안 한다는 것은 대비태세에 그만큼 치명적인 영향이 있기 때문에 다시 재개했다 그렇게 판단됩니다.”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미-한 연합훈련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연합 공중훈련 실시의 필요성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통상 제일 중요한 연합훈련들이 2월 말에서 3월 초에 실시돼야 하는데 코로나 사태 때문에 취소가 돼서 아예 연합훈련을 안하는 것은 대비태세에 문제가 있다, 이렇게 판단을 한 것 같고 그런 차원에서 코로나 확산 우려가 별로 없는 공중전력의 연합작전 능력을 다시 한번 다듬어 보는 그런 차원에서 이뤄진 게 아닌가 이렇게 이해가 되는데요.”

하지만 이번 미-한 연합 공중훈련의 규모는 과거보다 줄어든 형태로 실시된 겁니다.

미-한 두 나라의 하반기 연합 공중훈련은 지난 2017년까지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라는 이름으로 대규모로 실시됐지만,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를 계기로 같은 해 12월 대대급 훈련으로 축소 조정돼 실시됐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매년 4월 말~5월 초 실시됐던 100여대 수준의 대규모 연합 항공훈련 `맥스선더’도 지난해 수 십대 수준으로 훈련 규모가 축소됐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