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볼튼이 미-북 관계 후퇴시켜"…폼페오 “볼튼 회고록 사실 아냐”

2018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튼 당시 백악관 국가보좌관이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G7정상회의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회고록 출간을 앞둔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튼 보좌관이 미-북 관계를 후퇴시켰다고 지적했고, 폼페오 장관은 회고록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미치광이(Wacko)’로 지칭하면서, 그가 나라 망신을 시켰다고 비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북한을 위해 ‘리비아 모델’을 살펴 보고 있다고 말했을 때 다 망했다. 나와 매우 잘 지내고 있던 김정은이 그의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고, 그럴 만도 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김정은) 볼튼을 옆에 두고 싶어하지 않았다”며 “ 볼튼의 멍청한 모든 주장이 북한과 우리를 형편없이 후퇴시켰으며, 지금까지도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냐고 물어봤다. 그는 답이 없었고 그저 사과했다. 그게 초기였다. 그때 해임했어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볼튼 전 보좌관이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를 맹비난하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볼튼 전 보좌관의 책 발간 자체도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끔찍한 평점을 받고 있는 볼튼의 책은 거짓말과 지어낸 이야기의 모음”이라며 “모든 게 나를 나쁘게 보이게 하려는 것”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또 “내가 했다는 어리석은 말들의 다수는 (내가) 한 적이 없고 순전한 허구”라면서 “그저 그를 해임한 데 대해 되갚아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도 볼튼 전 보좌관의 책 내용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습니다.

[폼페오 장관] "I’ve not read the book, but from the excerpts I’ve seen published, John Bolton is spreading a number of lies, fully-spun half-truths, and outright falsehoods. It is both sad and dangerous that John Bolton’s final public role is that of a traitor who damaged America by violating his sacred trust with its people.”

폼페오 장관은 18일 저녁, ‘나도 그 방에 있었다’ (I was in the room too)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볼튼 전 보좌관이 다수의 거짓말과 진실을 완전히 왜곡한 명백한 거짓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볼튼 전 보좌관의 마지막 공직자로서의 역할이 미국인들의 신성한 신뢰를 저버림으로써 미국에 해를 준 반역자라는 것이 슬프고 위험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23일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을 출간할 예정입니다.

백악관은 이 책에 대해 국가 기밀 누설법을 위반했다며 출판 금지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일부 책 내용이 미 언론들을 통해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이 책에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인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은 ‘거짓말쟁이’라는 쪽지를 써 자신에게 건넸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폼페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외교 성공률을 ‘제로’로 언급했다고 덧붙였습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차 정상회담에 미국 측에서는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배석했다.

볼튼 전 보좌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그저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행사 정도로 생각했다며, 싱가포르 회담 개최 결정은 어리석은 실수였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 이익과 국가적 이익을 구분하지 못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18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판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열린 김정은과의 회동도 사진 찍기에 방점을 뒀다며, 그 같은 회동이 미국의 협상 위치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이 거의 없거나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북 정상회담 당시 두 정상이 단독회담을 한 것은 북한의 요청 때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적대국 지도자들은 트럼프가 재선 승리에 큰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을 쉽게 이용하려 들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2018년 4월부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내다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격 해임됐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