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한인권단체·탈북민들 "영 김 당선, 북한 인권 개선에 기대"

미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한국계 미국인 영 김 후보.

탈북민들과 북한 인권 운동가들이 영 김 후보의 미국 연방 하원의원 당선을 크게 반겼습니다. 김 당선인이 과거 북한 인권 개선운동을 적극 지원했기 때문인데요. 김 당선인도 앞서 의회에 입성하면 북한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되도록 인권 개선 지원 활동을 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입니다.

한국계 미국인 영 김 후보의 미 연방 하원의원(CA-39) 당선이 13일 최종 확정되자 탈북민들과 북한인권단체들은 크게 반겼습니다.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NKFC) 대표는 16일 VOA에, 영 김 후보의 연방의회 입성 소식에 “매우 흥분된다”며, 과거 김 당선인의 노력으로 미 의회에서 북한 인권과 관련해 많은 일이 일어났다고 회고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I'm so excited. she's gonna be terrific. She was, it's because of her that so much happened in the Congress. When she was the district director for congressman Ed Royce, she was a passionate advocate for North Korea human rights,”

김 당선인은 과거 에드 로이스 전 하원 외교위원장의 보좌관으로 활동하며 북한인권법 등 여러 북한 관련 법안의 채택을 지원했고, 북한 자유이주민·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 출범 역시 김 당선인이 중요한 실무 역할을 했다는 겁니다.

에드 로이스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인권 행사에서 연설했다.

영 김 당선인은 지난 1993년부터 21년 동안 로이스 전 하원 외교위원장의 선임보좌관으로 활동하며 미 의회가 북한의 심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관련 법안을 채택하는 데 깊이 관여했습니다.
특히 미 의회의 2004년 북한인권법 채택과 2013년 북한 어린이 복지법안 채택에 실무 지원을 했고, 탈북 고아와 여성들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제3국을 직접 방문할 정도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복지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또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등 탈북민들의 워싱턴 방문과 청문회 출석을 주선했고, 로이스 전 위원장을 설득해 미 의회에서 탈북민을 다룬 영화 ‘크로싱’ 상영회 등 북한 인권 관련 행사들이 꾸준히 열리도록 실질적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미국을 오가며 탈북 난민들의 미국 정착을 지원해 온 한국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목사는 VOA에, “영 김 당선인은 정치적 의도가 아닌 기독교인으로서 진정성을 갖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도운 고마운 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기원 목사] “영 김 당선인은 에드 로이스 보좌관 시절에 한국 오시면 꼭 저희와 만나고, 특별히 북한 인권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죠. 워싱턴에서 행사할 때마다 앞장서서 도와주시고 관심 가져 주시고. 우리가 도움을 요청한 게 아닌데 본인이 먼저 찾아오시고 관심 가져주신 게 더 감사했었고 중요한 것 같습니다.”

유년 시절을 북한 15호 요덕관리소에서 보낸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김 당선인은 북한 인권에 애정이 있고 폭압정권에는 분노하는 뚜렷한 철학이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강철환 대표] “저희가 한창 (미 의회를) 다닐 때는 많은 의원님들과 활동하고 같이 일도 했는데, 세대가 바뀌다 보니까 원래 하시던 분들은 그만두고, 새롭게 (의회에) 진입한 분들은 북한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영 김 의원님은 탈북자 그룹과도 상당한, 긴밀한 공조를 해왔고 북한 인권에 관심도 많기 때문에 앞으로 탈북자 그룹이 미국 정부나 의회와 새 대북정책, 북한 주민에 대한 다양한 역할을 할 때 다리 역할을 넘어서 함께 하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지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영 김 연방 하원의원 당선인이 15일 의회에서 열린 새 당선인 오리엔테이션에서 같은 한국계 미국인 당선인 미셸 박 스틸, 매를린 스트릭랜드와 촬영한 사진(영 김 당선인 페이스북)

영 김 당선인도 지난 3일 선거 직전 가진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 영 김 당선인] “제가 로이스 의원님과 일을 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해서 많은 일을 했기 때문에 연방 하원의원으로서도 그 일을 계속하고요. 북한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되고, 북한에서 핵무기가 모두 폐기되어서 한반도가 새로운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협력을 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한국 인천 출신으로 올해 58세인 김 당선인은 13세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왔으며, 로이스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뒤 이번에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습니다.

내년 1월 출범하는 제117대 미 연방하원 435명의 의원들 가운데는 김 당선인을 비롯해 4명의 한국계 의원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